내 구호를 따르라, “북.측.선.수.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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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구호를 따르라, “북.측.선.수.힘.내.세.요.”
  • 이재은 기자
  • 승인 2014.09.16 21: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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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AG을 외치는 남북공동응원단 박경수 응원단장을 만나다
인천AG의 성공개최와 더불어 인천AG을 평화의 AG으로 만들자는 취지에서 꾸려진 ‘남북공동응원단(이하 남북응원단)’. 얼어붙은 남북관계를 회복하고 화해의 계기를 만들고자 인천의 60여개 단체 포함 전국 100여개 단체가 함께 해 탄생했다. 남북응원단 사무국장이자 응원단장을 맡고 있는 박경수 씨(40)를 시청후문에 있는 사무실에서 만났다.
 


“지난 15일 북한남자축구 경기 응원은 예상외로 집중을 많이 받았다. 우리처럼 응원을 준비한 단체가 없더라. 북한 선수들이 응원단에게 손을 흔드는가 하면, 북한감독도 남북응원단에게 감사표시를 전해 기분이 좋았다. 북측은 물론 우리 언론에서도 호의적으로 보고 있는 것 같다.”

남북응원단의 공식적인 단체 응원은 총 4회 펼쳐진다. 지난 15일 북한과 중국의 예선전으로 출발, 20일, 21일(유도) 그리고 29일(여자축구 준결승) 경기를 응원한다. 20일은 북한여자축구 경기가 있고, 그 날은 약 2천5백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20일 오후 3시30분에 남동럭비경기장 외부에서 출정식 및 선포식을 열 계획이다. 30분 정도 예상하고 있고 이후 경기시작 전까지 응원 연습을 한다."

남북응원단은 목표로 한 5천여명을 넘어섰다. 여전히 관심 갖는 분들이 많아 현장에서도 접수를 받고 기념셔츠를 배포한다. 회원에게 일일이 연락하기는 힘들고 시민, 종교, 봉사 단체에서 많이 가입한 만큼 단체별로 응원조장을 뽑았다. 50여명의 조장이 남북응원단 측에 참가자 인원과 상황 등을 통보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가장 어려운 점은 표 구하는 일이다. 처음에는 조직위에서 15일 경기 표도 없다고 했다. 어제 가보니 텅텅 비어있더라. 표를 많이 구할 수 있었다면 더 많은 응원단이 함께 했을 것이다. 조직위에 의지하지 않고 다양한 방법으로 표를 구입하고 있는 중이다.”
 

박경수 사무국장은 2005년 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에서 ‘북측 선수권 초청’ 일을, 2008년 세계도시축전에서 ‘평양 시 초청 사업’을 진행했다. 이후 우리겨레하나되기 운동본부에서 일했고 현재는 남북공동응원단 사무국장 및 응원단장을 맡고 있다.

그 외 금강산관광사업 추진하고, 개성관광사업을 돕는 데 몸담고 있기도 했다. 일을 하면서 몇 차례 북한에 갈 기회가 생겼고 그렇게 ‘알아가다 보니’ 더욱 북한, 혹은 남북관계에 촉을 세우고 호기심을 갖게 됐다. 대학에서 정치를 전공하지는 않았지만 이후 제대로(?) 공부해야겠다는 마음이 생겨 동국대 대학원에서 국제정치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인천AG의 성공 개최를 기원한다고 하는데 박 사무국장이 생각하는 성공의 의미는 뭘까.

“2010년에 개최된 광저우AG은 규모면에서 대단히 방대했다. 인천이 그런 것에 눈 돌리기보다 인천AG만의 의미를 만들 수 있는 걸 찾았으면 좋겠다. ‘평화의 숨결, 아시아의 미래’라는 캐치프레이즈를 살릴 수 있는 것을 발견했으면 한다.”

박 사무국장은 이어 “북한 측에 ‘응원단을 참가시키려면 시켜라’라는 태도를 보인 건 잘못”이라며 “북한응원단은 ‘초청 형식’으로 행해졌어야 했는데 정부와 인천시장이 무성의했다고 생각한다. 북한을 적극적으로 설득하지 않은 점이 아쉽다”고 전했다.

15일 경기장에서 느껴진 남북응원단의 열기는 대단했다. 이틀 후면 인천아시아경기대회가 개막한다. 구호에 불과한 ‘성공’과 ‘평화’를 넘어서 남북이 하나 되고, 전 세계 아시아인이 즐기고 감동하는 축제와 화합의 장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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