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상품도, 노예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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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상품도, 노예도 아니다"
  • 이병기
  • 승인 2010.06.17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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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이주운동연대, '인종차별 합동단속 규탄 집회'


취재: 이병기 기자

"그들은 우리의 권리만 빼앗는 것이 아니라 존엄과 자존심, 심지어 생명까지도 가격을 매기고 있습니다. 우리는 상품도, 노예도 아닙니다. 부당한 대우에 대해 무릎을 꿇지도 않을 것이며 굴종하지도 않겠습니다. 우리의 권리를 찾을 때까지 단속과 허가제도 개선을 위해 끝까지 싸워나가겠습니다." - 미셸 서울경기인천지역 이주노동자 노동조합 조합원

인천지역이주운동연대는 16일 "정부가 G-20 정상회담을 빌미로 이주노동자를 범죄자로 낙인찍고 있다"며 인천출입국관리사무소 앞에서 '인종차별적 합동단속 규탄집회'를 열었다. 

이주운동연대는 성명서에서 "지난 5월4일 법무부와 경찰청이 밝힌 합동단속 방침을 보고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었다"며 "강력한 합동단속의 이유가 G-20 정상회담의 안정적 개최를 위해 외국인범죄에 대한 선제적 대응을 한다는 명목이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G-20 정상회담과 외국인범죄, 미등록이주자를 연관시키는 정부의 논리를 근거 없는 비약이라며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법무부가 합동단속의 목적을 '내국인 일자리 잠식'이라고 규정한 것과 관련해 이주운동연대는 "이주자에 대한 그릇된 신화를 확대하고 재생산하는 정부의 편협한 시각의 종합판이다"라며 "정부와 법무부가 몇 년간 목 놓아 외쳐대는 다문화정책과 이주자 사회통합정책은 그들의 논리 앞에 무기력한 허상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미셸(왼)씨가 합동단속 규탄 발언에 참여하고 있다.한편, 법무부는 올 8월 말까지 미등록이주노동자들을 위한 출국지원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미등록이주자가 출입국관리사무소에 자진신고 후 출국할 경우 출국금지기간을 유예하고 고용허가제 한국어능력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하고 있다.

그러나 이주운동연대는 "출국지원프로그램은 미등록이주자들의 각박한 현실에 허망함을 던져주는 '희망고문'과 다름 없다"며 "한국어능력시험 응시 자격을 부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한국으로 입국을 보장하는 수단으로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미등록이주자에 대한 범칙금 부과 역시 심각한 부작용을 낳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은 "인천출입국관리사무소는 단속된 이주자에게 벌금부과에 대한 상세한 안내를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벌금납부만을 종용하며 구금을 장기화하고 있다"며 "실제로 미등록체류를 하다 강제출국을 당한 이주노동자의 경우 입국금지기간을 넘겼음에도 해당 국가에 주재한 한국대사관으로부터 입국비자를 발급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벌금을 내고 출국하는 이주자에게는 한국에서 3년 동안의 입국금지 조치를, 벌금을 내지 않고 출국하는 이주자에게는 5년의 입국금지조치를 내리고 있다. 본인 의사에 따라 벌금납부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벌금납부만을 종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주운동연대는 "이번 합동 단속은 미등록이주자를 기만하는 행위"라며 "이주자 전체를 범죄자로 낙인찍는 반인권적, 인종차별적 정책으로 규정하고 강력하게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인천지역이주운동연대는 한국이주노동자인권센터, 천주교인천교구외국인노동자상담소 등 지역의 15개 단체에서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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