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형 혁신학교 준비를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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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형 혁신학교 준비를 바라보며
  • 김국태 선생님(인천교육연구소, 부평초)
  • 승인 2014.11.05 14: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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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기획-인천교육 미래찾기](73)
 
혁신학교 준비교 15개교로 시작된다.
 
지난 10월 15일에 혁신학교 준비교 15개교 (초등 10개교, 중등 5개교)가 선정되었다. 혁신학교 준비교는 2105년 혁신학교를 지정하기 위한 준비 단계로, 학교 변화에 대한 역량 있는 학교와 교사를 발굴하고, 혁신학교의 내실 있는 운영을 위한 계획 및 준비 기간을 부여하기 위하여 지정한 것이다. 이번 혁신학교 준비교는 혁신과제별 실행계획에 대한 실천의지, 학교 구성원의 교육과정 재구성 및 교실 수업개선을 통한 혁신학교 추진 역량 정도, 학교장의 혁신학교에 대한 비전과 철학 등이 나타난 운영 계획서와 지역별, 학교 교육 환경 등을 고려해 선정했다고 한다.
 
준비교로 선정된 학교는 학교 운영 성과 심사 후 이 중 10개교는 2015년 혁신학교로 지정될 예정이다. 그리고 교사들의 업무경감, 민주적인 학교운영 체제, 교사들의 전문적인 학습 공동체구축, 창의적 교육과정 운영으로 혁신학교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한 학교 자체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이에 시교육청은 준비교 운영을 위한 재정적인 지원은 없지만 워크숍, 컨설팅, 직무 연수 제공 등의 행정적인 지원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번 혁신학교 준비교 운영은 학교 변화에 대한 역량 있는 학교와 교사 발굴, 교육공동체가 더불어 배우고 함께 성장하는 행복한 학교 문화 조성, 다양하고 특색있는 교육과정 운영을 통한 공교육 정상화 모델을 구축하는데 큰 역할을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혁신학교는 시대의 요청이다.
 
혁신학교 준비교 선정뿐만 아니라 혁신학교에 관한 연수가 연일 계속 되고 있다. 필자도 각 교육청을 다니면서 경기도 혁신학교 운영 사례에 대한 연수를 자주 접한다. 교사들의 관심과 함께 학부모들의 뜨거운 관심도 일고 있다. 인천시교육청이 지난 10월 29-30일에 주관한 혁신학교 학부모 교육에 1000여명이 참석해 혁신학교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을 알 수 있었다. 인천in 신문보도(11월 2일자)에 따르면, 이 자리에 강사로 참여한 혁신학교 교장인 강범식 선생님(경기 호평중), 김현철 선생님(경기 노곡초)은 공통적으로 ‘자발성’을 키워드로 제시했다. ‘경쟁에서 협력으로, 일방통행에서 상호소통으로 바뀌는 수업문화, 학교문화’은 철저하게 아래로부터 수평적 힘으로 이뤄져야 하며 교장과 교육청이 일방적으로 이끌어 가는 혁신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특히 교사들의 자발성을 위해 학부모들의 연대를 재차 강조했다.
 
인천의 혁신학교를 준비하는 모습을 바라보면, 혁신학교는 진보교육감의 이념이 아니라 변화하는 시대의 요청이라는 느낌이 든다. 몇 십년 동안 변화하지 않는 학교에 변화에 기운이 느껴져 다행이다. 그리고 혁신학교가 선생님과 아이들과의 관계부터 바뀌는 것이라는 기본 철학과 구체적인 상을 공감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 더욱 의미가 있다. 지금까지의 상명하달식의 학교 개혁의 방식과 달리 자발성에 기초한 주체들의 참여에 의한 방식이라 더더욱 기대가 크다. 그래서 인천시교육청이 ‘인천형 혁신학교’라는 공교육의 혁신 모델학교을 만들어 가는 과정을 서두르지 않고 교사들과 부모들의 의견을 충분히 들으면서 계획을 차근차근 실행한다면 혁신학교는 서서히 자리를 잡아갈 것으로 보인다.
 
혁신학교는 연구학교나 시범학교가 아니다.
 
그러나 한 가지 우려되는 점이 있다. 혁신학교 준비교로 선정된 학교들이 지금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가? 라는 질문을 내적으로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 조금은 걱정이 된다. 자발적으로 준비교로 지원하고, 나름의 내적 고민을 성숙해 가는 과정을 거치면서 과연 그 학교의 구성원들은 지금 어떤 상태일까? 라는 질문에 아마도 속시원한 답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현재의 인천형 혁신학교가 하나로 정의내리기 쉽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더더욱 준비교의 선생님들은 답답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그저 워크숍이나 직무 연수, 컨설팅이나 계획하고 있지 않을까라는 우려도 있다. 그보다도 더 걱정인 것은 혁신학교를 또 다른 연구학교나 시범학교처럼 운영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준비교의 진행상황을 알 수는 없지만 혁신학교 준비교간의 협의체가 아직까지 없는 상태여서 그 우려가 크게 다가온다.
 
사실, 혁신학교는 지정된 소수 학교의 성공을 위해 출발하지 않아야 한다. 연차적으로 성공 모델을 만들어 전체 학교의 혁신을 꾀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것도 정량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변화에 초점을 맞추지도 않는다. 혁신학교는 학교문화의 변화를 궁극적인 목표로 삼고 있다. 그렇다면 혁신학교 준비교들은 개별적인 단위학교의 사정과 여건을 고려하면서 동시에 준비교들간의 협의체를 통한 소통과 공감의 노력이 함께 병행되어야 한다. 학교문화는 소수 학교의 노력만으로 쉽게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모두의 관심과 노력, 참여와 실천으로 매우 천천히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리고 개별학교에서 변화를 꿈꾸고 이를 실행하고자 한다면 새롭게 해야 할 각각의 요소들이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교실 수업을 바꾸는 데에도 학부모와 지역사회의 참여가 필요하고, 교사의 자발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학교에 새로운 리더쉽이 필요하듯이 말이다. 준비교간의 긴밀한 소통과 교감은 무엇보다도 중요한 인천형 혁신학교 준비의 구심점이 되어야 한다.
 
혁신학교 준비교들간의 협의체가 조속히 마련되어야 한다.
 
준비교간의 개별적인 노력으로는 단기적인 혁신성과에 연연할 수 밖에 없다. 혁신학교 준비교는 나름의 학교 운영 성과 심사를 거쳐서 최종 10개교가 선정될 예정이기 때문에 그러하다. 일단 5개교는 내년의 선정에서 제외될 것이다. 나름의 경쟁 시스템안에서 혁신학교 준비가 전개된다. 이런 우려를 빨리 벗어나기 위해서는 조속히 혁신학교 준비교들간의 협의체를 구성하여 단기적인 성과에 매달리는 연구학교나 시범학교 수준의 모습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을 치열한 논의와 합의에 의하여 만들어야 한다.
 
혁신학교로 가는 길은 결코 쉽지 않다. 그 길은 복잡할뿐더러 수많은 도전들이 그 앞에 놓여 있다. 교사 개인들의 비전과 학교 비전을 공유하고, 이를 내면화하는 노력들, 개별 주체들의 역량을 이끌어낼 혁신적인 리더쉽의 구축, 혁신학교의 힘든 과정을 반성하고 성찰하는 시스템의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준비교 개별 단위학교만의 노력보다는 준비교들간의 협의체를 통하여 함께 준비하는 연대의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참여와 소통이라는 민주적인 연대의 방식으로 교육의 문제를 풀어가자는 것이 혁신학교 운동의 기본 전제라는 사실을 새삼 상기해야 할 것이다.
 
P.S
기우이기는 하지만 혹시나 해서 덧붙인다. 혹시 혁신학교 준비교들간의 협의체를 만들어 혁신학교 공통의 매뉴얼을 만들지는 마세요. (살짝 이것도 걱정은 된다.) 혁신학교는 획일적인 모델을 지양하지 않는다. 개별 학교의 환경적인 조건과 주체들의 역량에 따라 학교를 디자인 할 수 있다. 혁신학교를 통해서 어떤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고자 하는 의도가 없어야 한다. 준비교들간의 협의체는 학교를 바꾸고자 하는 마음, 바꿀 수 있다는 진심어린 마음, 곧 진정성 있는 혁신학교 출발점을 확인하는 자리가 우선 되어야 한다. 그리고 다양한 소통과 교감을 통해 함께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철학과 사상이 빈곤하면 혁신학교는 바람에 흔들릴 수 밖에 없다. 준비교들이 학교 운영 성과 심사에 집중하기 보다는 협의체를 통하여 함께 손잡고 나아가는 모습을 기대해본다. 더 나아가 준비교들간의 협의체가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오히려 시교육청의 혁신학교 정책에 과감한 변화를 요구하는 모습이 사실 더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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