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호 기자 “세월호 참사, 독재적 소통이 근본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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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호 기자 “세월호 참사, 독재적 소통이 근본 원인”
  • 배영수 기자
  • 승인 2014.11.12 03:37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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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in 주최 [다이빙벨] 상영회에서 "주류언론 바꿔야 한다" 강조
영화공간 주안 [다이빙벨] 인천in 독자 상영회에 참석해 관객과 대화 중인 이상호 기자

조화순 목사, 박우섭 청장 등 주요 인사들 참여.. 상영회 '전석 매진'

영화 [다이빙 벨]을 통해 감독으로도 이름을 올리게 된 이상호 기자가 세월호 구조 실패의 근본적 요인을 해경의 잘못된 투입과 컨트롤 타워의 부재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하며, '세월호 참사를 포기하는 순간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고 진단했다. 

이 기자는 11일 [인천in]이 주최해 영화공간주안에서 열린 [다이빙벨] 상영회에 참석해 인천시민들과 만났다. [다이빙벨] 상영 직후 1시간 동안 진행된 '감독과의 대화'에는 조화순 목사, 박우섭 남구청장, 송영길 전 인천시장의 부인인 남영신 여사를 비롯한 인천시민들이 만석을 이룬 가운데 곽한왕 [인천in] 이사의 사회로 진행됐다. 

이상호 기자는 "세월호 참사의 총체적 구조 실패의 원인이 무엇이라고 보느냐"는 관객의 질문에 대해 “한 분이라도 더 사실을 알리기 위해 관객과의 대화 시간을 30번도 더 가졌는데, 마음속에 담아두고 있던 말을 이 자리에서 처음 꺼낸다”며, “세월호 구조의 총체적 실패는 침몰 당시 해군이 아닌 해경이 구조에 나선 것부터 잘못되었으며 이는 구조 작업의 콘트롤타워일 수밖에 없는 박 대통령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데 원인이 있다”고 말했다.

이 기자는 거듭 “세월호 구조작업은 기본적으로 선수 선발이 잘못된 것”이라며 “해경은 창설 이래로 침몰하는 대형 여객선 안에 있는 사람을 구하는 구조 훈련을 안 받아본 사람들”이라며 “세월호는 5미터가 아니라 30미터 이상을 잠수해 들어가서 구조해야 하는 작업인데 해경이 아니라 해군이 할 수 있는 임무”라고 지적했다. 

이 기자는 “박 대통령은 처음부터 해군이 할 수 있는 일에 해군을 넣지 않고 해경을 투입했고 이는 능력이 없는 사람에게 일을 시킨 것으로 실제 해경은 사고 첫 날 발도 못 담궜으며, 이후 확인된 내부 자료 역시 구조하는 척만 하라고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해군은 두 번이나 구조에 나섰는데 그때 지휘 체계에 혼선이 생기면서 갈등이 되고 문제가 됐다”며 “그나마 해군은 나름의 ‘월권’을 하고 구조를 위해 나선 것인데 그게 정부에 의해 좌절된 것으로밖에 볼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 기자는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박 대통령이 사고 이후 7시간을 어떻게 보냈는지 거짓 없이 명확히 밝혀야 하지만, 현재 통과된 '세월호 특별법'으로는 어럽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 기자는 “해경과 해군에 대한 명령을 모두 할 수 있는 권한은 대통령만이 할 수 있는 만큼, 박 대통령이 7시간 동안 뭘 했는지 국민들께 보고해야 하며 이는 매우 중요한 포인트”라고 밝혔다. 이어 “현 정부 때문에 국정조사도 못하고 있고, 조사위는 수사권도 없어 현 정부에서 이걸 가려내긴 어려운 상황”이라며 “그 누구도 대통령에게 해군을 투입하라 이야기를 못하고 결국 대형 참사가 났는데 이는 독재적 불통의 한계가 드러난 것”이라며 “이제 국민들이 나서야 한다. 세월호에 대한 진상 규명을 국민들이 포기하는 순간 대한민국은 희망 없는 나라가 되는 만큼 시민들이 관심을 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월호 유가족의 아픔과 국민들이 깨어나야 한다고 강조한 조화순 목사 

이 기자는 영화가 사고 이후 최대한 빠른 시간에 나와야 했다는 상황도 언급했다. “영화는 의혹을 제기하기 위해 만든 것이 아니며 최대한 빨리 만들어야 했는데 그게 [다이빙벨]밖에 없었다. 정부가 세월호 구조 실패에 대해 변명한 구조적인 틀의 거짓말이 [다이빙벨]에는 다 드러나 있다”며 왜곡된 언론에 의해 세월호의 진실을 찾기 위해 [다이빙벨]을 우선 만들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이 기자는 “[다이빙벨]은 언론을 고발하는 영화다. 언론의 거짓말을 공론화하는 순간 그들과 싸우는 장을 열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그간 정부는 언론과 결탁해 세월호 사고로 자식을 잃은 부모 등 유가족들을 자식 팔아 보상금 챙기려는 패륜인들로 몰아가고 있는데, 사람들에게 세월호 참사의 구조적 거짓과 감춰진 진실을 드러내기 위해 [다이빙벨]을 만들었다며, 시민들이 거짓을 유포해온 언론을 절독하는데서 세월호의 진실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객과의 질의응답 시간에도 다양한 이야기가 진행됐다. 첫번째 질문자로 나선 공익제보자 이상돈 씨는 "이상호 기자도 일종의 공익제보자인데, 현재 어떤 어려움에 처해 있는가"를 물었다. 이에 대해 이 기자는 "언론은 공익제보를 먹고 산다. MBC 기자로서 많은 공익제보자를 만나고 그들의 제보를 통해 연예계 비리라든가 삼성X파일 등을 보도해왔다. 그 덕분에 기자생활을 해오면서 88번의 재판을 받게 됐지만, 공익제보자의 용기를 통해 그나마 우리사회가 달라지는 것"이라며 "언론들의 공익제보를 요구하지만 막상 공익제보자를 위해 재단을 만들자고 제안하니 외면하는 것이 바로 우리사회의 주류 언론"이라고 비판했다.

이 기자는 또 오늘 발표된 정부의 세월호 수색 중단 결정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마지막 한 명까지 모든 실종자를 찾겠다고 공언했던 정부가 결국 또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정말 구조작업 중단을 선언하려면 실종자 가족의 입장에서 유가족들을 '다이빙벨'에 태우고 세월호의 1층부터 5층 선실까지 보여주면서 확인한 후 더 이상 수색할 수 없다는 결론에 유가족이 동의하도록 했어야 한다. 그러나 이런 부분에 대해서 우리 언론은 결코 나서지 않는다. "고  안타까워했다. 그런 측면에서도 언론을 바꾸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 이 기자는 "[고발뉴스]에 대해서도 많은 국민들이 후원을 해주고 계시다. 인천에서는 시민들이 [인천in] 같은 대안언론들을 적극적으로 봐주고 키워주는 작은 일부터 나서줘야 하나씩 바뀐다"고 강조했다. 

80세가 넘은 나이에도 광화문 세월호 농성장을 찾고 있는 조화순 목사는 시민들의 각성을 촉구했다. “세월호 사건 이후 유가족들이 42일 동안 단식할 때, 건강상 이유로 직접 참여는 못했지만 옆에서 계속 지켜봤는데 정말로 가슴 미어져 견딜 수가 없었다”며 “나도 이렇게 아픈데 당사자인 부모들은 얼마나 가슴이 아플까를 생각했다”고 밝혔다. 조 목사는 이어 “우리가 영화만 보고 이 시간에 동정으로 끝내서는 안 되며 현재의 상황을 국민들이 뒤집어엎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정치가 권력을 가진 사람만 한다고 생각한다면 큰 잘못으로 이는 바꿔야 하고 결국 국민이 세상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사회의 언론에 거짓언론이 된 것에 대해서도 국민들의 책임이라고 강조한 조 목사는 “백성이 깨닫지 못하면 나라는 망하게 되어 있다. 우리 시민들이 정치의식이 없다. 시민들이 깨달아 잘못된 나라를 바라잡아야 한다”고 강조해 관객들의 열렬한 동의를 끌어냈다. 

이날 시사회에 참석한 모든 관객들은 세월호 참사를 잊지 말자 굳게 결의했다.

한편 남구에 거주한다는 한 주민은 “사고 당시의 장면들도 많이 봤었는데 막상 영화는 그러한 영상들이 잘려져 있다는 느낌이라 기대했던 만큼 아픔이 많이 전달되지 않은 것 같다”고 밝혔다. 이에 이 기자는 “세월호 사고에 당사자들은 물론 영화를 보는 사람들이 너무 마음이 힘드실까봐 최소한만 담았다”며 “솔직히 내가 보기도 힘든 영상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단원고 아이들이 재주가 많은데 죽은 아이가 핸드폰에 남긴 영상을 보면 자신이 죽어 가는데, 기다리라 말하는 어른들에 대한 원망, 자신은 아직 하고 싶은 게 많다는 등등을 내용으로 담아 랩을 하는 것도 있었다”며 “그 아이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의 표현방식이 나타나는데 마음이 너무 아팠고 보시는 분들 힘드실 거란 생각에 차마 넣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시사회에는 인천시민들이 직접 제작한 세월호 노란리본 2천개를 이상호 기자에게 전하는 순서도 마련됐다. 이 일에 적극 나서고 있는 남영신 여사는 “현재 인천시민들이 부평지하상가에서 정기적으로 세월호 사고에 대한 진상규명 요청에 대해 서명을 받고 있다.”면서 “여야가 최근 수사권 보장이 없는 특별법 합의를 하는 순간, 이제 우리가 국민들에게 진실 알려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을 안 사람들부터 자신의 동네를 중심으로 전파자 역할을 해야 하며 세월호 아이들은 사망했지만 국민들이 움직이면 지금처럼 독재와 압박정치로 국민을 괴롭히는 현 정부의 행태를 견제할 수 있다”고 밝혔다. 남 여사는 현재 세월호 사고에 대한 진상규명과 희생자 추모 등의 의미로 인천지역을 중심으로 노란 리본 제작 및 배포 활동을 하고 있는 중이다.

한편 이날 [다이빙벨] 상영회는 예약이 모두 차 현장에서 입장을 원하는 시민들이 일부 돌아가기도 하는 등 ‘전석 매진’된 가운데 성황리에 진행됐다. 상영회를 주관한 [인천in]의 이희환 대표는 “세월호는 안산의 문제인 동시에 인천에서 출발한 배였고 인천서 빚어진 여러 문제가 얽힌, 소위 ‘우리 지역의 문제’이기도 해 그간 우리 지역에서도 시민단체들이 많이 활동했다”며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탐사한 영화 [다이빙벨]의 개봉됐다는 소식을 듣고 감독을 모시고 독자들과 함께 봐야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추진했는데 [인천in] 독자들과 시민들이 열띤 반응을 보여줬다. 감사드린다.”며 “추후 영화사측과 협의해 인천에서 다시 한번 시민들과 함께 하는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인천시민들과 함께 파이팅을 외치는 이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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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사랑 2014-11-17 17:29:47
정부의 총체적 무능을 바라보며 '우리는 왜 저렇게 무능하면서도 독선적이고 일방통행적인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지도자들을 뽑고 있는가? 하는 회의가 일었습니다. 우리는 앞으로도 많은 지도자를 뽑는 기회가 있을 텐데 똑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면 세월호는 여기에서 끝난 것이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 되어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지켜주지 못한 어린 생명들과 또 다른 힘없는 생명들의 영전에 속죄하며 진실을 밝히고 앞으로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좋은 나라를 만들어야겠습니다.

김태욱 2014-11-12 12:26:59
인천에서 다시 상영하는 날을 기다려 봅니다.
이 정부의 무능이 점점 백일하에 드러나고 있는 상황에서
세월호 참사는 이를 극명하게 드러난 사건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세월호 사건에 도움을 준 게 전혀 없어 항상 송구한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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