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도시 인천에 ‘해안선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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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도시 인천에 ‘해안선은 없다’(?)
  • 이재은 기자
  • 승인 2014.12.09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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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허’전에 이어 ‘해안선’ 기록, 내년에는 ‘섬’

‘해안선’하면 낭만적인 바닷가를 떠올리기 마련이지만, 사실 바다와 육지의 경계(혹은 그 공간)는 자연에도 인간에게도 속하지 않는 기묘한 영역이다. 자연 조건보다는 인간의 경제활동으로 더 많은 변화가 일어난다.

인천의 해안선은 총 388.4km. 이중 자연 상태에서 변형된 인공 해안선이 276.2km를 차지한다. 1990년의 34.8km에 비해 무려 8배 정도 늘었고, 지금도 계속 변하고 있는 중이다.

지난 1년간 인천 해안선의 변화를 관찰, 탐구하고 기록한 사진가들이 있다.

사진공간 배다리가 기획한 아카이브 프로젝트 참여작가 42명의 ‘해안선은 없다’ 단체전이 오는 10일(수)부터 2015년 1월 11일(일)까지 (송도)컴팩스마트시티에서 열린다.
 


“인천의 해안선은 도시발전과 함께 지형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다. 과거에는 바다와 갯벌이 있고 어업활동이 있었던 곳이 신도시와 공장, 연안부두, 아파트단지 등으로 변모했다. 해안선은 더 이상 자연이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게 되었다. 우리의 상상 속 해안선은 현실에는 없다. 프로젝트 참여 사진가들은 해안선의 개념적 사고를 거부하고 직접 해안선을 찾아가 경험으로 얻어진 해안선의 변모 모습을 기록했다. 지난 1년 동안 열두 번의 현지탐사와 촬영, 워크숍을 통해 얻어진 사진아카이브는 총 2,275장이다. 그 중 184장을 전시하고 1,383장을 동영상으로 편집했다.” 기획자 이영욱 교수의 말이다.

‘해안선 프로젝트’는 개인적인 창작사진에 편중돼 구태의연한 감성에 호소하는 기존의 창작워크숍과 차별화한 아카이브 작업을 목표로 했다.

인천의 재개발을 담은 지난해 ‘폐허 속의 오브제’에 이어 올해는 해안선을 기록했다. 창작워크숍을 통해 교육과 촬영을 겸했고, 한 달여의 전시에 이어 책자도 만들어진다. 아마추어 사진가 위주지만 소수의 프로작가, 사진과 학생 등도 함께 했다.

한 달에 한 차례씩 정서진, 북항, 내항, 북성포구, 부두(화수,만석), 월미도, 연안부두, 송도, LNG기지, 남동공단, 소래, 영종, 강화 등 인천의 해안을 두루 돌았으며 현장 담당자의 안내를 받거나 전문가를 초빙해 역사지리 및 문화적인 도움을 얻었다.

이희환 박사(월미도), 배성수 인천시립박물관 전시부장(소래), 장회숙 문화해설사(북성포구), 조우성 인천일보 주필(연안부두) 등이 초대강사로 참여했고, 이상엽 사진가(송도)는 ‘원데이슈팅’을 진행하며 촬영에 색다름을 더했다.
 


사진공간 배다리 이상봉 관장은 “인천문화재단에서 ‘문화예술지원금’으로 700만원을 받았지만 홍보, 책자, 인화 등을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해서 ‘자가 프린트’를 했다. 참여 작가 중에 사진전용 칼라프린트를 갖고 있는 분이 있어서 각각 안산과 인천에서 이틀 밤을 꼬박 샜다. 덕분에 인화 비용을 절반 이하로 줄일 수 있었다”고 전했다.

작가들은 이 관장이 밤을 새워 작업하는 걸 알고 빵과 과일, 곰탕 등을 사들고 한밤에 갤러리를 방문하며 감사와 응원을 보내기도 했다고.

작품의 양이 많은 만큼 컴팩스마트시티 1층 로비와 2층 전시실을 두루 활용한다. 전지 크기만 한 것과 5*7 사이즈까지 다양한 크기의 사진을 엘리베이터 옆, 기둥, 계단 등에 붙였다. 동영상은 1층과 2층에서 모두 볼 수 있는데 1층의 경우 대리석 기둥, 라운지 등에서 감상할 수 있다. 참여 작가 텍스트는 조명이 있는 바닥에 붙여 독특한 재미를 꾀했다.

‘해안선은 없다’ 아카이브 자료는 전시가 끝난 뒤 이영욱 교수가 소장으로 있는 인천아카이브연구소에 보관될 예정이다.

사진공간배다리 학예실장이자 전시기획을 한 이영욱 교수는 인천의 정체성과 고유한 개성을 담는 아카이브 작업으로 내년에는 ‘섬 프로젝트’를 진행할 거라고 밝혔다. "미리 인천 섬에 대한 정보와 구술 기록을 받아보는 겁니다. 그것을 참고로 갯벌과 바위를 찍으면 그 자체로 서사가 담긴 기록이 되죠. 우리는 그저 사진을 찍을 뿐이에요.”

‘해안선은 없다’ 오픈식은 12월 21일(일) 오후 4시에 아카이브 책 발간식과 함께 진행된다.

 

(송도)컴팩스마트시티
연수구 인천타워대로 238(송도동 24-7)/032-850-6000, 6015
인천지하철1호선 센트럴파크역 4번 출구
관람료 무료(오전9시-오후6시)/매주 월요일 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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