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청장님, 제발 우리 이야기를 들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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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구청장님, 제발 우리 이야기를 들어주세요.”
  • 이재은 기자
  • 승인 2014.12.15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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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80여명, ‘공감 행정’ 구현 위한 대화 촉구

동구청의 청소년시설 폐쇄와 사회복지시설 직영화 추진으로 현재 동구는 극심한 혼란을 겪고 있다. 동구 주민들은 이러한 문제를 대화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동구청은 면담과 토론회 참여를 모두 거부하고 있다.

동구청의 독단과 불통을 지적하고 ‘참여와 소통을 통한 공감 행정’을 위한 대화 촉구 기자회견이 15일(월) 오전 11시 동구청 현관 앞에서 진행됐다.

동구청의 사회복지시설 불법적 위탁계약 파기 반대 주민비상대책위원회(이하 주민비대위)가 마련한 긴급 기자회견에는 매서운 날씨에도 사회복지종사자, 학부모, 주민 등 80여명이 참여해 힘을 모았다.

긴급 기자회견이었던 만큼 여러 명의 발언자가 현장에서 함께 했다. 원순철 인천나눔의집 상임대표, 주정연 화수청소년문화의집 주정연 관장, 김준이 전국사회복지유니온 위원장, 박종면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인천본부장 등이 비판과 지지의견을 전달했다.

주정연 관장은 우수기관으로 뽑히고 직원 표창도 받은 화수청소년문화의집이 폐지된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일축했다.

구는 2011년 12월 송현초와 공유재산 사용 허가를 맺었다. 2000년 개관한 화수청소년문화의집은 송현초 건물 가운데 581㎡(약 175평)를 쓰고 있는데 계약을 연장하지 않으면 내년 1월 1일부터 건물을 사용할 수 없게 된다. 구는 '학교의 공간 사용이 우선'이라며 연장 신청을 하지 않았다.

동구 유일의 청소년문화의집이 하루아침에 없어질 위기에 처한 것이다. 송현초가 동구청 측에 공간을 다 돌려주지 않아도 되니까 재협의하자고 밝히면 되는데 동구청의 입장을 확인 중이라며 정확한 대답을 하지 않고 있다.

김준이 위원장은 언제부터 좋은 일자리가 ‘비정규직, 기간제 일자리’가 아닌 것과 동일시됐느냐며 “내 사정을 다 알고 내 이야기를 잘 들어주던 복지사가 왜 떠나야 하느냐”며 주민들도 걱정을 많이 한다고 전했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라고? 왜 그래야 하는데? 떠날 게 아니라 나쁜 절간을 바꿔야 한다. 사회복지유니온이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박종면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인천본부장은 동구청장이 큰 권력을 가진 것처럼 안하무인격으로 행동하며 주민시설을 탄압한다며 94.6%가 반대한 구내식당 폐쇄결정 철회를 요구했다.



서흥초와 화도진중에 다니는 자녀가 있다고 밝힌 학부모 장수경 씨는 기다리라는 말로 무책임하게 일관하는 모습이 ‘세월호 참사’를 다루는 정부의 태도와 닮았다며 지금 동구의 아이들 사이에서 “투표권 없는 학생시설만 족친다”는 말이 오간다고 전했다. “딸을 연수동에 있는 중학교에 보내니 화수중학교 아이들은 무시해도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4년 후에는 다시는 정치를 안 할 것처럼 귀 막고 눈 막지 마시라!”고 외쳤다.

문덕수 인천연대 중/동구지부 지부장은 이대로 주민과의 대화를 거부하고 주민들을 유령처럼 대하면 이흥수 구청장을 공천한 새누리당에 책임을 묻고 홍일표 인천시당 위원장과의 면담을 추진하겠다고 언급했다. 연말까지 대화를 거부하면 주민 평가 토론회를 개최하고, 내년 7월 주민소환 추진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뒤 주민비대위는 그동안 받은 1만4천440명의 주민서명을 전달하고, 동구청장과 면담하기 2층으로 올라갔으나 이흥수 구청장은 이를 거부하고 점심식사를 한다며 나갔다.

주민비대위는 자신의 뜻과 다르다고 해서 대화 요구까지 피하는 행정 수장의 태도에 안타까워하며 면담이 성사될 때까지 구청장실 앞에서 농성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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