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문화재단 10년, “정치적으로 독립해야” 한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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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문화재단 10년, “정치적으로 독립해야” 한 목소리
  • 이재은 기자
  • 승인 2014.12.22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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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제21, 문화정책 마지막 포럼에서 열띤 토론 펼쳐

허은광 인천문화재단 본부장은 ‘성공적으로 걸어왔다’고 했다. 김동빈 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사람으로 치면 중년에 해당하지만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인천의제21이 준비한 문화정책 연속포럼 마지막 ‘인천문화재단 10년과 인천의 문화예술’이 허은광 인천문화재단(이하 재단) 사업본부장과 김동빈 인천시 문화체육관광국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19일 부평아트센터에서 열렸다.

‘토크쇼 형식’을 표방한 이날 포럼은 최원영 인하대 겸임교수가 사회를 맡았다. 사회자는 “정답을 도출하는 자리가 아닌, 우리가 영양분을 제공한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고 말문을 연 뒤 “재단에 대한 다양한 생각을 꺼내주면 시나 재단에서 필요한 것을 섭취할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윤식 인천문화재단 대표이사도 참석했지만 이후 일정 때문에 일찍 자리를 떴다. “재단 10년을 뒤돌아보는 진지한 토론이 되길 바라며 여기서 논의된 의견은 재단 운영에 밑받침으로 삼도록 하겠다”고 간단한 인사말을 전했다.

박상문 인천의제21 상임회장, 류재형 인천의제21 문화분과위원장, 신현수 인천사람과문화 이사장, 이종복 황금가지 대표, 김진국 인천일보 논설위원, 김성규 한미회계법인 대표, 김주성 인천무용협회장 등이 토론자로 나선 이날 포럼은 이전에 열린 ‘생활문화예술’, ‘전문예술인과 예술단체의 역할과 지속가능성’, ‘섬에 대한 예술적 접근-문갑도’ 등에 비해 많은 인원이 참석해 재단 발전에 대한 높은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김성규 회계사는 재단이 성장하고 있다고 하지만 외부에서 사업비를 받아 운영하는 외적 성장에 더 치중해있다고 했다. 특히 조직의 성장 동력은 지난 10년간 축적된 게 별로 없다고 일축했다.

박상문 상임회장은 허은광 본부장이 모두발언에 ‘조직’을 언급하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정치적 판단에 의해 조직이 구성되는 것은 지역 문화를 파괴하는 행위다. 이념과 정치로부터 독립된 재단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열심히 해도 승진할 수 없는 구조, 경영에 힘쓰지 않는 대표, 다른 지역과 비슷한 사업 등을 짚고, 시와 재단의 관계에 대해서는 최근 몇 년 간 시가 재단을 너무 방관, 방치한 것 같다고 언급했다.

신현수 이사장은 직원들은 열심히 하는데 밖에 있는 사람들은 재단 직원을 ‘건방지다’ ‘갑질한다’라고 말하는 이유로 역시 ‘조직 문제’를 꼽았다.

“본부장에게 책임을 묻는 구조, 본부장도 공모로 뽑는 구조로 바꿔야 한다. 대표이사도 인천의 문화인들에게 맡겨서 충분히 토론한 후에 검증된 분을 뽑았으면 좋겠다. 정치적으로 독립되지 않으면 10년 후 20년 후에도 발전이 없다”고 주장했다.

김진국 논설위원은 재단이 우현 고유섭상 제정 등 인천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역할을 한 건 사실이지만 정파성을 띠는 점, 재단 직원이 예술현장과 지역을 잘 모르는 점, 미술은행 관련 특정 작품을 과한 가격에 책정하는 것 같다는 비판, 근대문학관 이름 짓는 데 고민이 약했던 것 아닌가 하는 등의 의견을 제시했다.

재단의 모토가 ‘유쾌한 소통’인 만큼 독단과 불통은 지양하고 지역과의 문화적 공유로 유쾌한 소통을 성취하는 내년을 맞이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밖에 이정복 황금가지 대표는 일본의 문학관처럼 근대문학관에서 음식을 파는 등 유연한 운영을 제안했고, 김주성 무용협회장은 재단이 지금보다 더 유용한 정보를 많이 갖고 있었으면 좋겠다고 피력했다. 류재형 의제21 문화분과장은 예술가와 시민의 멘토링 프로그램으로 재단의 위상을 높이자고 주장했다.

플로어 의견으로 인천의 문화관련 예산이 1%도 안 되는데 노력이 부족했던 것 아닌가, 인천의 공연장 활용 문제, 볼만한 공연이 적다는 점 등이 언급됐다.

문화예술 예산이 적다는 지적에 대해 김동빈 국장은 “퍼센티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인프라를 위해 건물을 지어야 하는 해는 예산이 쑥 올라가고, 아니면 내려간다. 금액이 적은 편이긴 하지만 70%나 깎으라는 ‘위의 지시’를 어기고 예산을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좌장을 맡은 최원영 교수는 재단이 아닌 타 단체에서 이런 자리를 마련한 데 뜻깊은 의미가 있다고 전하면서 덕분에 객관적인 이야기를 많이 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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