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in인천] 짝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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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in인천] 짝사랑
  • 이재은 기자
  • 승인 2014.12.31 18: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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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덕윤의 ‘두 도시’-세 번째

▲ 2014. 11. 12. /북항고가에서 청라지구 가는 길



내가 사는 도시 이야기를 해드릴게요.

바람은 다음 날까지도 미친 듯이 불었습니다. 청라지구를 향해 차를 몰고 가는데 나비 떼가 한꺼번에 날아올랐죠. 아스팔트 바닥에 하얗게 깔린 비닐이 바람에 떠올랐다가 가라앉았습니다. 당신만의 숫자 : 당신의 얼굴 나이, 웃을 때 보이는 치아 개수, 나를 만나기 100미터 전의 당신의 걸음 속도. 당신의 번호가 생각나지 않아요. 당신 이름의 자음과 모음 수도 지금은 잊었습니다. 당신 때문에 가는 게 아닌데도 그 동네에 가면 당신 냄새가 나요. 당신과 손잡았던 거대한 빌딩 앞. 부질없는 싸움을 포기한 건 당신이에요. 나는 아무 잘못 없습니다.

사랑, 오늘은 덥겠다는 생각을 해요.

 

사진 장덕윤(아마추어 사진가) 글 이재은
 

* 매주 금요일 <사진in인천>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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