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대중음악인 릴레이 인터뷰 - 2. 월드뮤직그룹 ‘세움’
월드뮤직그룹 ‘세움’의 구성원들, 왼쪽부터 김성배(베이스), 유영욱(전통타악), 김진옥(타악), 장필기(타악), 유세움(타악, 리더), 김성완(색소폰), 하승국(트럼펫), 김가희(가야금)
지난해 인천의 예술인들은 다양한 영역에서 자신들의 존재감을 알리기 위한 작업에 충실했다. 아마 이는 올해에도 이어질 일이 아닐까 싶은데, 그중 음악인들이 가장 효과적으로 그 존재감을 각인시키는 방법이라면 아무래도 본인 혹은 본인이 속한 팀의 이름으로 음반을 발매하는 일이 아닌가 싶다.
사실 서울을 근거지로 활동하는 유수의 팀들도 실제 스스로의 작품들을 음반화하는 일은 쉽지 않아 모든 음악인들이 이 난제와 마주하는 실정이다. 서울 외곽의 팀들에게는 그 기회는 더 적을 일. 더군다나 그것이 대중의 소구력을 어느 정도는 갖고 있는 일반적인 대중음악 혹은 록 음악이 아닌, 소위 ‘비주류’ 중에서도 한참 아웃사이더에 속해 있는 국악인이 이러한 활동상을 보여주기는 더욱 어렵다.
월드뮤직그룹 ‘세움’이 주목받아야 할 이유는 그들이 ‘인천 출신’이어서만은 아니다.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 지난 해 데뷔 앨범을 발매했고, 서울과 인천 양 지역에서 두루 활발한 활동을 펼쳐오고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이들은 중구 동인천역 앞에 사무실을 마련하고 지역을 위한 공익사업과 재능기부 등에도 활발한 모습을 보이며 지역의 소외된 이들을 향해 자신들의 능력을 공유하고 있기도 하다. 또한 국제 문화교류 워크숍 등에도 참석하며 국악의 세계화를 알리는 작업에도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기도 하다. [인천in]은 이 세움을 구성하고 있는 8명의 멤버들 중 리더 유세움과 팀의 전통타악 주자 유영욱을 만나 인터뷰를 가졌다.
인천서 그간 록 밴드들이나 대중가요 하는 친구들은 많이 나왔지만, ‘국악 그룹’의 음반은 이번이 처음이 아닌가 싶은데요?
유세움 : 저도 처음으로 알고 있습니다. 근래의 음악계가 앨범을 제작하다 엎어지는 등 변수나 위험부담이 많아서 섣부른 작업이 힘들어요. 우리 팀도 실제 그런 위기를 겪기도 했거든요. 그리고 우리 음악인들은 공연이나 음반 이외엔 딱히 만들어 낼 결과가 없기도 하죠. 그래서 처음 제작한 음반에 공을 많이 들였어요. 일종의 의무감도 있었고, 해외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발판 마련을 위한 의도도 있어요. 우리 세대가 다음 세대를 위해서라도 이런 작업을 많이 해서 결과를 많이 냈으면 하는 바람도 있습니다.
음반 취입은 어떻게 이루어졌나요?
유세움 : 우리가 2011년에 처음 팀을 만들었을 때는,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았어요. 때문에 팀 결성 이전에 나타났던 여타의 퓨전국악과 크게 다른 게 없었고, 그래서 답답함 같은 게 있기도 했어요. 그러다 2013년 5월 지금의 팀 구성을 하게 되면서 재즈 뮤지션들과 공연도 자주 하다 보니 앨범 작업이 있어야 탄력 받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또 그래야 장기적으로 이를 지속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앨범 발매를 위한 계획을 세우고 그 하에 진행을 시작했어요. 창작물이 공연으로만 있는 것보다는 물리적인 매체로서 있어야 더 결과가 가시적일 수밖에 없고, 뮤지션의 앨범은 팀의 명함 같은 것이기도 하잖아요. 타인이 “당신들은 무슨 음악을 하냐” 라고 물었을 때, 대답이 될 수 있는 게 음반이라 생각해요.
유영욱 : 저같은 경우 2013년 5월 세움에 합류하기 전까지는 전통적인 사물놀이만 배우고 연주해서 그전까지 재즈 등과의 협업은 경험이 없었어요. 때문에 팀 합류하고 몇 달간은 좀 생소하고, 어렵기도 했죠. 공연과 음반작업이 동시에 이루어지면서 저 개인적으로도 어떤 활동을 해야 하나 방향을 잡을 수 있었다고 봅니다.
그전까지의 국악 크로스오버 음악과 달리 세움의 음반은 국악을 중심에 놓고 있어요. 의식을 했던 것 같은데요?
유세움 : 멤버들 간에 그런 이야기가 있었어요. 국악과 서양악의 결합이 물리적인 부분이 많으니, 소위 ‘화학적 결합’이 필요하고, 우리 내부에서는 그게 옳은 방법이고 추구해야 하는 것이라는 결론에 이르렀어요. 때문에 동해안 별신굿이나 민요, 그리고 대취타 등의 궁중음악들을 많이 연구하게 됐죠. 굉장히 세밀히 작업을 했어요. 1년 반 정도 기간이 걸렸는데, 그동안의 크로스오버 음반들과는 질감이 다소 틀리다고 저희 스스로도 자부심을 갖습니다. 지금도 저희는 이게 완성이 아닌 ‘중간과정’이라 생각하고 있어요.
유영욱 : 저도 그 작업을 중요시 여겼습니다. 나무로 치면 뿌리와 기둥은 국악에 있고, 서양악은 가지로 놓은 거죠. 음반에 대한 반응은 좀 분분해요. 다소 어렵다는 분들도 있고, 우주에 떠다니는 느낌이란 분도 계셨어요. 개인적으로는 알기 쉽지 않은 것이 오히려 매력을 가질 수 있다고 봐요. 한 번 더 생각하고 듣게 될 음악이라 생각합니다.
음악을 하는 팀 치고는 여러 공익사업들도 하네요. 어떤 취지인지요?
유세움 : 저희가 팀 외에 ‘주식회사 문화공작소 세움’을 운영해요. 월드뮤직 그룹 세움은 팀으로서 그 자체에 의미를 두는 거고요, ‘문화공작소 세움’은 예술을 하는 사람들을 양성하고 그들의 결과물을 제작하는 사업을 하고 있어요. 회사라기보다, 다양한 창작예술의 제작을 가능케 하는 베이스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올 한해도 저희 세움 외에 다른 팀들도 양성해서 지속적으로 활동하게끔 하도록 계획을 잡고 있어요. 그래서 올해엔 저희의 음악 활동 외에, 음악극이나 다른 제작 활동도 보실 수 있을 것 같네요.
음악 하는 사람들이 보통은 서울에서 터를 잡는데 인천에 터를 잡고 있는 부분이 상당히 정감이 가더군요.
유세움 : 제가 인천 토박이이기도 하고, 인천의 풍물패 ‘더늠’에서 약 15년간 활동하기도 했어요. 저도 과거엔 서울의 여러 국악 관련 단체의 멤버로 활약한 적도 있었지만 다시 고향인 인천으로 오고자 했고, 연습실을 구해서 여기서 음악도 하고 사회활동도 하고 있죠. 물론 저희 팀이나 단체가 인천에서만 활동하는 건 아니고, 서울이나 기타 여러 지방에서도 공연 등 활동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예술인으로서 인천이 가진 매력이 있나요?
유세움 : 인천이 ‘문화의 불모지’로 많이 폄하되는데, 사실 그만큼 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아요. 저희가 서울 등 ‘파이’가 큰 도시에 있었으면 지금보다 주목받진 못했을 거라 봅니다. 좋은 음악 예술 자체 내에서 뒷받침 하면 어느 도시보다 할 수 있는 게 많은 곳이 인천이라 봐요, 저희 팀이 인천서 공연을 많이 했고 이를 통해 다른 지역에서도 알려질 수 있는 발판의 역할을 인천이 해 주었다 봐요. 안주하지 않고 정진할 수 있다면 인천만큼 편하게 예술 활동을 할 수 있는 곳도 드물 거라 생각합니다.
유영욱 : 통상적으로 하루만 하는 공연을 3일을 하면서 질적인 부분도 신경을 쓴다던지 하는 식으로 일부러 많이 하려고 해요. 그러고 보니 저희가 단순 이벤트성 공연을 거의 안 했어요. 더 많은 공연을 제대로 펼치기 위해서였거든요. 그런 마음으로 대중들과 소통하면 인천에서의 예술 활동도 충분히 비전이 있다고 봐요.
인천서는 주로 어디서 공연하고 어떤 분들과 교류를 하나요?
유 : 신포동의 클럽 [버텀 라인]에서는 평균 한두 달에 한번 정도는 하는 것 같고, 예술회관서 올해 네 번, 송도 트라이볼에서 두 번 공연했어요. 부평아트센터나 부평문화사랑방 시립박물관 등 극장이 있는 곳은 다 경험이 있습니다. 사람들 중에서는 [버텀 라인]의 허정선 대표와 안정모 인천밴드협회장과 교류하고 그분들께 도움도 많이 받았어요. 언제나 감사하는 부분입니다. 예전에 활동했던 풍물패 ‘더늠’과는 지금도 왕래하고 있고, 시립박물관 관계자분들이나 학생문화회관 이창영 감독님과도 친분이 있고, 장한성 플레이캠퍼스 대표 등과도 지속적으로 교류합니다.
인천, 특히 신포동 일대가 예전과 비교해 공연 문화, 음반 문화가 많이 죽어 있죠. 아쉬운 마음이 있을 것 같은데요.
유세움 : 인천은 록이 태동한 도시이고, 제 친구도 밴드 활동을 한 적이 있었죠. 또한 예전엔 대한서림 앞이 ‘만남의 장소’이기도 했고, 저는 예전 ‘심지음악감상실’이나 지하상가에 있던 음반 가게들 다니면서 당시엔 일본 애니메이션과 희귀음반, 빽판 등을 많이 구할 수도 있었어요.. 그러나 지금은 그런 것들을 거의 찾아볼 수 없게 되어 아쉽죠. 지금까지 남아 있었다면, 궁금해서라도 사람들이 갔을 거고 지역 자체가 명소가 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인천의 문화예술이 발전할 수 있는 근본적인 방법이 뭐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유세움 : 안타까운 점이 있는데, 우리는 우리를 애써 ‘인천의 예술단체’라고 홍보하지는 못해요. 이유는 예술가들이, 인천에 있다면 뭔가 ‘마이너리티’라고 생각을 해요. 사실 그렇지 않거든요. 그건 시 관계자 분들도 알아야 할 부분이에요. 지역 예술가들 사실 많은데 그들 입에서는 없다는 이야기부터 나와요. 그렇게 치부하지 말고 예술가들이 자료 건네주면 살펴도 보고, 행사 나와서 관심도 가져주고 할 필요가 있을 거예요. 예술단체들도 양질의 예술작품을 내놓아야 할 것이고요.
유영욱 :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시 아니면 조직위 관계자인 것 같았는데, 전화가 와서 개막식 퍼포먼스 팀으로 섭외하고픈데 재능기부를 부탁했어요. 우리는 재능 없어서 못한다고 거부하긴 했는데, 시 공무원들이 지역 예술인들을 소위 ‘쌈마이’로 보는 면도 있는 것 같아요. 그건 시의 예술이 퇴보하는 지름길일 수밖에 없어요. 바뀌어야 한다고 봐요. 그나마 인천문화재단은 그런 시선은 없어서 다행인 것 같기도 하고요. 또한 저희야 자력으로 활동할 기반은 있지만, 시나 의회에서 문화계 부분에 대한 예산을 줄이는 것도 안타까운 부분입니다. 최소한 ‘있는 것’은 유지되어야죠. 돈이 없다는 소리는 자주 하시는데 “대체 어디에 그렇게 쓰시기에...” 하는 마음이 많이 드는 것도 사실이예요.
[인천in]의 독자들께 한 말씀 부탁해요.
유세움 : 저희 음반이 나오기도 했으니 한번쯤 들어봐 주셨으면 해요. 인천 안에서도 우리 아는 분들이 좀 더 늘은 감은 있지만, 저희는 확실히 인천 대표하는 음악 팀이 되고 싶기도 하거든요. 그만큼의 퀄리티를 보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요. 또한 지역의 젊은 예술가들이 많아요. 그분들도 한번쯤 관심 가져 주셨으면 합니다. 앞으로도 저희는 다른 건 몰라도 공연이나 작품 등으로는 실망시켜드리지 않겠습니다.
유영욱 : 앞으로 인천서 자주 활동할 테니 많이 찾아주시고 관심 가져주셨으면 하고요, 더불어 공짜공연보다 유료 공연이 좀 더 질이 좋다고 인식해 주셨으면 합니다. 우리는 무료 공연을 거의 안 해요. 근데 그걸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더군요. 우리는 백 원이라도 공연비는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지역의 공연무대에 대한 인식 자체도 바뀔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국내의 대표적인 음반 쇼핑몰 '뮤직랜드'에서 판매되고 있는 '세움'의 음반 링크. 다른 CD숍 혹은 멜론, 벅스 등 주요 음원 사이트에서 CD 판매 및 다운로드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http://www.imusic.co.kr/cd/detail.php?code=A0712254
사실 서울을 근거지로 활동하는 유수의 팀들도 실제 스스로의 작품들을 음반화하는 일은 쉽지 않아 모든 음악인들이 이 난제와 마주하는 실정이다. 서울 외곽의 팀들에게는 그 기회는 더 적을 일. 더군다나 그것이 대중의 소구력을 어느 정도는 갖고 있는 일반적인 대중음악 혹은 록 음악이 아닌, 소위 ‘비주류’ 중에서도 한참 아웃사이더에 속해 있는 국악인이 이러한 활동상을 보여주기는 더욱 어렵다.
월드뮤직그룹 ‘세움’이 주목받아야 할 이유는 그들이 ‘인천 출신’이어서만은 아니다.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 지난 해 데뷔 앨범을 발매했고, 서울과 인천 양 지역에서 두루 활발한 활동을 펼쳐오고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이들은 중구 동인천역 앞에 사무실을 마련하고 지역을 위한 공익사업과 재능기부 등에도 활발한 모습을 보이며 지역의 소외된 이들을 향해 자신들의 능력을 공유하고 있기도 하다. 또한 국제 문화교류 워크숍 등에도 참석하며 국악의 세계화를 알리는 작업에도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기도 하다. [인천in]은 이 세움을 구성하고 있는 8명의 멤버들 중 리더 유세움과 팀의 전통타악 주자 유영욱을 만나 인터뷰를 가졌다.
인천서 그간 록 밴드들이나 대중가요 하는 친구들은 많이 나왔지만, ‘국악 그룹’의 음반은 이번이 처음이 아닌가 싶은데요?
유세움 : 저도 처음으로 알고 있습니다. 근래의 음악계가 앨범을 제작하다 엎어지는 등 변수나 위험부담이 많아서 섣부른 작업이 힘들어요. 우리 팀도 실제 그런 위기를 겪기도 했거든요. 그리고 우리 음악인들은 공연이나 음반 이외엔 딱히 만들어 낼 결과가 없기도 하죠. 그래서 처음 제작한 음반에 공을 많이 들였어요. 일종의 의무감도 있었고, 해외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발판 마련을 위한 의도도 있어요. 우리 세대가 다음 세대를 위해서라도 이런 작업을 많이 해서 결과를 많이 냈으면 하는 바람도 있습니다.
음반 취입은 어떻게 이루어졌나요?
유세움 : 우리가 2011년에 처음 팀을 만들었을 때는,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았어요. 때문에 팀 결성 이전에 나타났던 여타의 퓨전국악과 크게 다른 게 없었고, 그래서 답답함 같은 게 있기도 했어요. 그러다 2013년 5월 지금의 팀 구성을 하게 되면서 재즈 뮤지션들과 공연도 자주 하다 보니 앨범 작업이 있어야 탄력 받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또 그래야 장기적으로 이를 지속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앨범 발매를 위한 계획을 세우고 그 하에 진행을 시작했어요. 창작물이 공연으로만 있는 것보다는 물리적인 매체로서 있어야 더 결과가 가시적일 수밖에 없고, 뮤지션의 앨범은 팀의 명함 같은 것이기도 하잖아요. 타인이 “당신들은 무슨 음악을 하냐” 라고 물었을 때, 대답이 될 수 있는 게 음반이라 생각해요.
유영욱 : 저같은 경우 2013년 5월 세움에 합류하기 전까지는 전통적인 사물놀이만 배우고 연주해서 그전까지 재즈 등과의 협업은 경험이 없었어요. 때문에 팀 합류하고 몇 달간은 좀 생소하고, 어렵기도 했죠. 공연과 음반작업이 동시에 이루어지면서 저 개인적으로도 어떤 활동을 해야 하나 방향을 잡을 수 있었다고 봅니다.
그전까지의 국악 크로스오버 음악과 달리 세움의 음반은 국악을 중심에 놓고 있어요. 의식을 했던 것 같은데요?
유세움 : 멤버들 간에 그런 이야기가 있었어요. 국악과 서양악의 결합이 물리적인 부분이 많으니, 소위 ‘화학적 결합’이 필요하고, 우리 내부에서는 그게 옳은 방법이고 추구해야 하는 것이라는 결론에 이르렀어요. 때문에 동해안 별신굿이나 민요, 그리고 대취타 등의 궁중음악들을 많이 연구하게 됐죠. 굉장히 세밀히 작업을 했어요. 1년 반 정도 기간이 걸렸는데, 그동안의 크로스오버 음반들과는 질감이 다소 틀리다고 저희 스스로도 자부심을 갖습니다. 지금도 저희는 이게 완성이 아닌 ‘중간과정’이라 생각하고 있어요.
유영욱 : 저도 그 작업을 중요시 여겼습니다. 나무로 치면 뿌리와 기둥은 국악에 있고, 서양악은 가지로 놓은 거죠. 음반에 대한 반응은 좀 분분해요. 다소 어렵다는 분들도 있고, 우주에 떠다니는 느낌이란 분도 계셨어요. 개인적으로는 알기 쉽지 않은 것이 오히려 매력을 가질 수 있다고 봐요. 한 번 더 생각하고 듣게 될 음악이라 생각합니다.
음악을 하는 팀 치고는 여러 공익사업들도 하네요. 어떤 취지인지요?
유세움 : 저희가 팀 외에 ‘주식회사 문화공작소 세움’을 운영해요. 월드뮤직 그룹 세움은 팀으로서 그 자체에 의미를 두는 거고요, ‘문화공작소 세움’은 예술을 하는 사람들을 양성하고 그들의 결과물을 제작하는 사업을 하고 있어요. 회사라기보다, 다양한 창작예술의 제작을 가능케 하는 베이스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올 한해도 저희 세움 외에 다른 팀들도 양성해서 지속적으로 활동하게끔 하도록 계획을 잡고 있어요. 그래서 올해엔 저희의 음악 활동 외에, 음악극이나 다른 제작 활동도 보실 수 있을 것 같네요.
음악 하는 사람들이 보통은 서울에서 터를 잡는데 인천에 터를 잡고 있는 부분이 상당히 정감이 가더군요.
유세움 : 제가 인천 토박이이기도 하고, 인천의 풍물패 ‘더늠’에서 약 15년간 활동하기도 했어요. 저도 과거엔 서울의 여러 국악 관련 단체의 멤버로 활약한 적도 있었지만 다시 고향인 인천으로 오고자 했고, 연습실을 구해서 여기서 음악도 하고 사회활동도 하고 있죠. 물론 저희 팀이나 단체가 인천에서만 활동하는 건 아니고, 서울이나 기타 여러 지방에서도 공연 등 활동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예술인으로서 인천이 가진 매력이 있나요?
유세움 : 인천이 ‘문화의 불모지’로 많이 폄하되는데, 사실 그만큼 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아요. 저희가 서울 등 ‘파이’가 큰 도시에 있었으면 지금보다 주목받진 못했을 거라 봅니다. 좋은 음악 예술 자체 내에서 뒷받침 하면 어느 도시보다 할 수 있는 게 많은 곳이 인천이라 봐요, 저희 팀이 인천서 공연을 많이 했고 이를 통해 다른 지역에서도 알려질 수 있는 발판의 역할을 인천이 해 주었다 봐요. 안주하지 않고 정진할 수 있다면 인천만큼 편하게 예술 활동을 할 수 있는 곳도 드물 거라 생각합니다.
유영욱 : 통상적으로 하루만 하는 공연을 3일을 하면서 질적인 부분도 신경을 쓴다던지 하는 식으로 일부러 많이 하려고 해요. 그러고 보니 저희가 단순 이벤트성 공연을 거의 안 했어요. 더 많은 공연을 제대로 펼치기 위해서였거든요. 그런 마음으로 대중들과 소통하면 인천에서의 예술 활동도 충분히 비전이 있다고 봐요.
인천서는 주로 어디서 공연하고 어떤 분들과 교류를 하나요?
유 : 신포동의 클럽 [버텀 라인]에서는 평균 한두 달에 한번 정도는 하는 것 같고, 예술회관서 올해 네 번, 송도 트라이볼에서 두 번 공연했어요. 부평아트센터나 부평문화사랑방 시립박물관 등 극장이 있는 곳은 다 경험이 있습니다. 사람들 중에서는 [버텀 라인]의 허정선 대표와 안정모 인천밴드협회장과 교류하고 그분들께 도움도 많이 받았어요. 언제나 감사하는 부분입니다. 예전에 활동했던 풍물패 ‘더늠’과는 지금도 왕래하고 있고, 시립박물관 관계자분들이나 학생문화회관 이창영 감독님과도 친분이 있고, 장한성 플레이캠퍼스 대표 등과도 지속적으로 교류합니다.
인천, 특히 신포동 일대가 예전과 비교해 공연 문화, 음반 문화가 많이 죽어 있죠. 아쉬운 마음이 있을 것 같은데요.
유세움 : 인천은 록이 태동한 도시이고, 제 친구도 밴드 활동을 한 적이 있었죠. 또한 예전엔 대한서림 앞이 ‘만남의 장소’이기도 했고, 저는 예전 ‘심지음악감상실’이나 지하상가에 있던 음반 가게들 다니면서 당시엔 일본 애니메이션과 희귀음반, 빽판 등을 많이 구할 수도 있었어요.. 그러나 지금은 그런 것들을 거의 찾아볼 수 없게 되어 아쉽죠. 지금까지 남아 있었다면, 궁금해서라도 사람들이 갔을 거고 지역 자체가 명소가 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인천의 문화예술이 발전할 수 있는 근본적인 방법이 뭐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유세움 : 안타까운 점이 있는데, 우리는 우리를 애써 ‘인천의 예술단체’라고 홍보하지는 못해요. 이유는 예술가들이, 인천에 있다면 뭔가 ‘마이너리티’라고 생각을 해요. 사실 그렇지 않거든요. 그건 시 관계자 분들도 알아야 할 부분이에요. 지역 예술가들 사실 많은데 그들 입에서는 없다는 이야기부터 나와요. 그렇게 치부하지 말고 예술가들이 자료 건네주면 살펴도 보고, 행사 나와서 관심도 가져주고 할 필요가 있을 거예요. 예술단체들도 양질의 예술작품을 내놓아야 할 것이고요.
유영욱 :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시 아니면 조직위 관계자인 것 같았는데, 전화가 와서 개막식 퍼포먼스 팀으로 섭외하고픈데 재능기부를 부탁했어요. 우리는 재능 없어서 못한다고 거부하긴 했는데, 시 공무원들이 지역 예술인들을 소위 ‘쌈마이’로 보는 면도 있는 것 같아요. 그건 시의 예술이 퇴보하는 지름길일 수밖에 없어요. 바뀌어야 한다고 봐요. 그나마 인천문화재단은 그런 시선은 없어서 다행인 것 같기도 하고요. 또한 저희야 자력으로 활동할 기반은 있지만, 시나 의회에서 문화계 부분에 대한 예산을 줄이는 것도 안타까운 부분입니다. 최소한 ‘있는 것’은 유지되어야죠. 돈이 없다는 소리는 자주 하시는데 “대체 어디에 그렇게 쓰시기에...” 하는 마음이 많이 드는 것도 사실이예요.
[인천in]의 독자들께 한 말씀 부탁해요.
유세움 : 저희 음반이 나오기도 했으니 한번쯤 들어봐 주셨으면 해요. 인천 안에서도 우리 아는 분들이 좀 더 늘은 감은 있지만, 저희는 확실히 인천 대표하는 음악 팀이 되고 싶기도 하거든요. 그만큼의 퀄리티를 보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요. 또한 지역의 젊은 예술가들이 많아요. 그분들도 한번쯤 관심 가져 주셨으면 합니다. 앞으로도 저희는 다른 건 몰라도 공연이나 작품 등으로는 실망시켜드리지 않겠습니다.
유영욱 : 앞으로 인천서 자주 활동할 테니 많이 찾아주시고 관심 가져주셨으면 하고요, 더불어 공짜공연보다 유료 공연이 좀 더 질이 좋다고 인식해 주셨으면 합니다. 우리는 무료 공연을 거의 안 해요. 근데 그걸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더군요. 우리는 백 원이라도 공연비는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지역의 공연무대에 대한 인식 자체도 바뀔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국내의 대표적인 음반 쇼핑몰 '뮤직랜드'에서 판매되고 있는 '세움'의 음반 링크. 다른 CD숍 혹은 멜론, 벅스 등 주요 음원 사이트에서 CD 판매 및 다운로드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http://www.imusic.co.kr/cd/detail.php?code=A071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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