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in인천] 데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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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in인천] 데이트
  • 이재은 기자
  • 승인 2015.01.08 20: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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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덕윤의 ‘두 도시’-마지막

▲ 2014. 11. 18./부평구 산곡동

 

내가 사는 도시 이야기를 해드릴게요.

늘 빈자리는 아니었습니다. 누군가가 앉아 있었죠. 언제나 말하곤 했습니다. 지금 내 모습은 진정한 내가 아니라고요. 좋은 때가 오고 있을 거예요. 다들 그런 희망으로 살잖아요. 앞에 앉은 이에게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늘 그런 삶을 살게 될지도 몰라요. 좋은 생각이 나를 만들 수는 없으니까요. 빈자리가 있으면 당신을 앉히고, 즐겁게 수다를 떨고, 맛있는 것을 먹고, 다시 빈자리로 남겨 두겠습니다. 있지도 않은 이야기를 만들어 내고, 있지도 않은 사람을 불러내고, 추억을 곱씹으면서 살지는 않을래요. 나는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일에 익숙합니다. 그대 안의 블루. 그날 내가 마신 칵테일 이름이에요. 그리운 당신의 이름은? 이 도시에 살지 않는 당신과의 가볍고 투명한 데이트.

 

사진 장덕윤(아마추어 사진가) 글 이재은


* 매주 금요일 <사진in인천> 연재합니다.
* 다음 주부터 홍춘기의 ‘떨림’이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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