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의 부당함을 다루는 만큼 따듯한 모습도 함께 실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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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의 부당함을 다루는 만큼 따듯한 모습도 함께 실어주세요
  • 이재은 기자
  • 승인 2015.01.13 19: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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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만난 기자] 1-‘인천in’ 문경숙 객원기자

글 쓰는 일이 세상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기자는 꼭 거창한 이슈를 쫓아다녀야 할까? 삶과 사회를 드러내는 일이 언제나 비판적일 필요는 없다.

[기자가 만난 기자]는 인간에 대한 애정에서 출발했다. 선배 기자가 후배 기자를 만나는 게 아니다. ‘질문하는 주체’였던 누군가를 ‘질문 받는 주체’로 변신시켜 기자활동 계기와 관심사, 보람과 힘든 점을 묻는다.

앞으로 ‘인천in’ 객원기자와 시민기자는 물론 인천의 마을신문 기자, 청소년 기자, 블로그 기자 등을 두루 만나 그들이 펼쳐낸 스토리를 전할 예정이다. 그 따듯한 공감을 독자와 함께 나눈다.

그 첫 번째로 인천시 인터넷신문, sbs 리포터, 남동마당 취재기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등으로 활동하고 지금은 ‘시청자미디어제작단’ 단장으로 활약하고 있는 문경숙(52) 객원기자를 만났다.



# ‘인천in’을 언제 알게 됐나요.

2001년도부터 시민기자를 했어요. 기사거리를 찾아다니다가 ‘인천시민운동사’ 출판기념회에 가게 됐죠. 거기서 송정로 전 대표님을 알게 됐어요. 시민이 주인이 되는 신문을 만든다면서 타 인터넷신문의 기사 송고 방식, 원고료, 시민기자에 대한 포상 등을 물어오더라고요. 그렇게 인연이 돼 ‘인천in’ 창간할 때 주변에 주주, 후원독자를 권유하기도 하면서 자연스럽게 시민기자 활동을 하게 됐죠.

# 관심분야는 뭔가요. 글, 사진, 동영상 중 어느 쪽에 특별히 애정이 있으세요.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와 관련된 것이라면 다 관심이 있어요.

요즘은 동영상이 대세잖아요. 2013년에 남구에서 ‘미디어 활동가 양성교육’을 들었어요. 학나래도서관에서 아이패드로 영상 편집을 배웠죠. 남구 인터넷방송국 리포터로도 활동하고 지난해 말 ‘우수활동가’ 표창을 받기도 했어요. 지금도 하고 있고요.

송도에 있는 인천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 방송 전반에 관한 교육도 받았어요. 1기 ‘미디어제작단’이 꾸려져 일주일에 방송뉴스 1편, 라디오 1편을 제작하는데 얼마 전에 만장일치로 제가 단장을 맡게 됐어요. 펑크 내면 안 되잖아요. 열심히 활동하고 있어요.

# 본업이 있으신가요.

남동구 약산초등학교에서 돌봄전담사(돌봄교실 교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올해로 15년째네요.

1년 단위로 계약하는 비정규직을 거쳐서 지난 2012년에 무기계약직이 됐어요. 제가 돌봄교사 1세대거든요. 정년까지 근무해서 기록을 남기고 싶어요.

# 기자로서 언제 보람을 느끼시나요.

전혀 생각하지 못한 곳에서 같이 일하자고 초대하면 기분 좋아요. 누군가 제가 쓴 글이 마음에 와 닿는다고 말해줄 때도 보람 있죠.

뉴스나 신문을 보면 비슷한 기사가 많은데 그건 죽은 기사라고 생각해요. 전 제가 직접 보거나 경험하지 않은 글은 올리지 않아요. 현장에서 느끼는 바가 다 다르잖아요.

# 힘든 점은요.

힘든 점은 없어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고, 사람들 만나는 게 좋아요. 색다른 일을 했을 때 찾아오는 희열감이 있어요.

# 기자로 활동할 때와 하지 않을 때 달라진 점이 있나요.

기자로 활동하지 않을 때는 사회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남의 얘기, 나와 상관없는 것이었어요. 그런데 모든 게 나와 관련된 일이 되더라고요. 사람이든 사물이든 다양한 시각이 열려요. 마을신문 등에서 활동경험을 들려달라고 종종 초청하는데요, 한 장소에 가더라도 다양한 시각으로 보라는 얘기를 많이 해요. 보는 만큼 글이 나오거든요. 때로는 한 장소에서 몇 개의 기사를 뽑기도 하죠. 살아가는 모든 게 기사예요. 어떻게 풀어내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이에요.

# 특별히 좋았거나 인상적이었던 ‘인천in’ 기사가 있나요.

글쎄요, 특별히 기억나는 건 없네요.

# 아쉬운 점은요.

강성 쪽으로 치우쳐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조금 일방적이랄까요. 그런 건 거부감이 좀 있죠. 영종하늘도시 분신 동영상은 너무 충격이었어요. 피해자 보호문제도 있지 않나요? 블러 처리도 안 하고 올렸더라고요.

시민기자 회의가 없어져서 아쉬워요. 한 달에 한 번씩 모여 어떤 글을 올릴지 얘기하곤 했거든요. 요즘에는 시민기자의 글도 많지 않고 ‘올리든지 말든지’ 하는 것 같아요.

기사 업데이트가 잘 안 되는 것 같아요. 매일 홈페이지에 접속해서 꼼꼼히 훑어보는데 중/하단 기사는 변화가 별로 없어요. 동영상뉴스도 안 바뀐 지 한참 됐고요. 아직도 수봉다방이던데요.

# 마지막으로 ‘인천in’에 바라는 점을 말씀해 주세요.

언론사마다 추구하는 목표가 있겠지만 그 이전에 사람 냄새 나는, 따듯한 이야기가 오가는 기사가 많았으면 좋겠어요. 사회의 부당함을 다루는 만큼, 따듯한 사회의 모습도 함께 다뤄야 하지 않을까요. 판단은 독자가 하는 거죠.

‘인천in’ 스스로 판단하고 이 사회가 이렇다는 걸 확정하고 가는 것 같아요. 잘하는 걸 봐주지 않으면 정말 못되게 가잖아요. 믿어주지 않고, 인정해주지 않으면 삐뚤어지는 것처럼요. 사회도 사람과 비슷한 것 같아요. 신문이 따뜻해졌으면 좋겠어요. 어떤 걸 읽다가 화가 나더라도 다른 걸로 위로 받을 수 있게요.

시민기자, 객원기자의 활동을 독려하고, 우리의 글을 많이 소개해줬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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