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과 오프라인이 만나는 ‘소셜파티’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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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과 오프라인이 만나는 ‘소셜파티’ 연다
  • 이재은 기자
  • 승인 2015.01.21 22: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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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IN이만난사람] 주안영상미디어센터 장석현 소장

장석현 소장은 지난해 12월 9일부터 주안영상미어센터에서 근무했다. 이전에는 남구청 미디어영상팀 피디로 일했고, 남구 스물한 개 동 마을극장 감독을 맡기도 했다. 그 이전에는 꽤 오랫동안 뮤직비디오 감독으로 일했고, 다홍치마라는 영화사에서 기획을, 연세대 미디어아트연구소에서 영상제작을, 또 다수의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풍부한 현장 경험으로 주안영상미디어센터를 이끌어갈 장석현(49) 소장을 만나 남구에서 추진하는 마을방송과 2015년 센터 신규사업, ‘플랫폼’으로 전환을 꾀하고 있는 센터의 방향 등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



“남구 21개동 마을극장 총감독을 했어요. 뮤직비디오, 사진으로 영상 등을 제작해서 ‘주안미디어문화축제’에서 소개했죠. 스토리텔링 및 작업에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프로그램이에요. 경로당이 꼭 필요하다는 민원을 어필하는 뮤직비디오를 제작하거나 재개발로 사라지는 곳을 사진으로 찍어 주민 내레이션을 담아 영상으로 만들었죠. 관교동은 ‘뉴스를 전해드립니다’라는 형식으로 앵커가 무용단과 부녀방범대를 소개하기도 하고요. 영상은 다양한 방식으로 시도할 수 있어요.

이후 한번 하고 끝나는 이벤트가 아닌 조직화된 미디어공동체를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남구청에 들어가 마을방송시스템 만드는 일을 했습니다. 마을방송 시범사업을 진행하면서 3군데를 선정했죠.(우각로, 학익동, 인하부고 지역사회연구반) 지금은 이 일을 미디어센터에서 하고 있고, 학익동은 올해 결과물이 나올 것 같아요. 주민참여도가 높거든요.“

장 소장은 학익동 마을방송 기획회의에서 vj가 주민들의 집을 방문해서 ‘우리집 대표음식’, ‘우리집 애완견’을 소개하자는 의견을 냈다. ‘문을 연다’는 것 자체가 소중하다. ‘내가’ 먼저 문을 열면 ‘너도’ 따라서 열게 돼 있다.

수다가 스토리텔링이 되는
미디어체험으로 살기 좋은 공동체 만들기


마을극장을 경험했던 분들이 지금은 학익2동에서 마을방송을 준비하고 있다. 미디어교육과 촬영교육을 받은 회원이 4명, 기타 8명, 총 12명이 모였다. 기술이 있는 사람도 있고 홍보 등 자발적으로 활동하는 사람도 있다. 어떤 형태로든 참여하는 게 중요하다. 최종 목적은 방송 구축이지만 목표는 매스컴 방송이 아니다. 주민 대부분이 촬영, 편집에 참여할 이유도 없다. 개인적인 수다가 스토리가 되고, 생활에서 찍은 사진 한 장이 스토리텔링이 된다면 이미 훌륭한 창작이 시작된 것이다. 공동체의 주민과 주변과의 공유, 향유가 중요하다.

“마을방송을 왜 하느냐고 물으면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들기 위해서라고 대답할 수 있겠죠. 그렇다면 살기 좋은 마을은 어떤 마을일까요? 내가 살기 좋아야 할까요? 공동체가 살기 좋아야 할까요? 우리는 공동체를 주장하죠. 공동체를 회복해야 한다는 말도 자주 하고요. 하지만 도시화 이후 마을의 범위를 한정짓기가 힘들어졌어요. ‘마을’이라는 단어가 주는 공간성과 ‘공동체’라는 추상성이 혼재돼 있으니까요.

이전에도 지역사회에서 공동체 회복 운동을 펼쳤지만 제대로 자리 잡지 못했죠. 지금 이슈가 된 건 고도성장의 피로감이 높아지고 경제성장에 따르는 미디어기술이 확보됐기 때문이에요. 피로감에 미디어기술에 더해진 거죠. 카페나 블로그, sns 같은 뉴미디어기술이 없었으면 마을방송이 존재하지 못했을 거예요. 뉴미디어에 대한 관심과 실용방법론 연구가 다양한 분야에서 논의되고 있어요. 변화를 대변하는 정책과 사용자 중심의 인터페이스(플랫폼, 미디어공동체), 그리고 콘텐츠와 인적/물적 인프라를 통합적으로 구축해야 해요.”

남구와 연수구로 송출되는 남인천케이블에서 앞으로 2주에 1회, 1시간씩 ‘퍼블릭액세스’ 형태의 마을방송을 소개할 예정이다. 남구청 미디어영상팀과 주안영상미디어센터의 협력으로 남구 시민리포터, 마을방송, 미디어영상팀이 자체 제작한 프로그램이 소개된다.

“퍼블릭액세스는 시청자 권리 확보 목적으로 방통위에서 하는 사업이에요. 퀄리티는 낮아도 시청자가 직접 참여해서 찍고 송출하니 의미가 있죠.”

시민들의 놀이터,
향유 플랫폼으로 거듭나다


주안영상미디어센터는 올해부터 시민의 놀이터로 거듭난다. 미디어센터를 사용자 중심의 향유 플랫폼으로 전환, 시민들이 편안하게 방문, 사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변신시킨다.

“‘센터’는 가운데, 중심이라는 개념이지만 ‘플랫폼’은 스스로 생태계를 조성하고 재생산하는 역할을 해요. 같은 공간이지만 서비스를 어떻게 제공하느냐에 따라 플랫폼이 되느냐 아니냐가 결정될 수 있습니다.

센터의 기능만 한다면 교육을 받거나 장비 대여의 목적이 있는 사람만 오겠죠. 하지만 플랫폼이라고 하면 교육을 받으러 왔다가 다른 친구를 만나서 그들과 새로운 아이템을 함께 하는 걸로 연결돼요. 교육+상담+워크숍을 엮는 ‘소셜 파티’도 계획하고 있어요. 서울역에 갔는데 던킨도너츠가 있어서 도너츠를 먹다가 그곳에 철도여행 포스터가 붙어있는 걸 보게 되고, 그 정보로 여행을 가게 된다면 서울역은 단순히 열차를 타고 내리는 장소가 아닌 거죠. 하나의 목적이 아닌 여러 가지가 존재할 수 있도록 연결하는 게 핵심입니다.

마을 방송을 제작하는 분들도 다른 마을 사람들은 어떻게 했는지 잘 못 봐요. 상영회에서도 대부분 자기 마을 것만 보고 가죠. 얼굴과 얼굴을 마주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해요. 음식점 빌려서 하면 돈이 많이 드니까 센터를 오픈하자는 거예요. 간단한 음식을 놓고 전문가+주민/주민+주민/전문가+전문가가 만나는 소박한 파티부터 시작하는 거죠.”

주민이 재미있게 참여하고 만들 수 있는 마을방송제작 시스템을 구축하고, 교육과 소셜파티 등을 통해 새로운 만남과 창작기회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전문가 실무 워크숍/소셜 파티
/토요상담소/지식 공유 세미나 연다


주안영상미디어센터는 올해로 8년째가 됐다. 그동안 마을방송 구축사업, 청소년/실버/다문화 미디어교육, 미디어체험 견학교육, 주안미디어문화축제 등의 프로그램들을 진행해 왔다. 올해는 새롭게 전문가 실무 워크숍, 소셜 파티, 토요상담소, 지식 공유 세미나를 시작한다.

“강사를 초빙해서 주안영상미디어센터를 거점으로 하는 'TEDx인천‘을 창설하려고 합니다. 송도 연대 캠퍼스, 인천대, 인하대에서도 했었지만 단발성으로 끝났죠. 문화쪽 인물과 미래기술쪽 인물을 중심으로 젊고 진취적인 사고를 가진 학생들과 같이 기획하려고 해요. 젊은 층과 같이 기획해야 트랜드도 알 수 있고 또 그들이 진보 지식에 민감하기도 하니까요.

토요상담소는 매일 첫째 주 토요일에 제가 진행합니다. 미디어나 뉴기술 관련, 영상제작 및 기획, 컨설팅, 단순하게는 촬영 기자재를 어디서 빌리는지까지 궁금한 걸 물어볼 수 있는 시간이에요. PD가 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는 사람도 많지 않나요? 대학에서도 영화, 영상, 실용음악과 학생들에게 상담을 해줬는데 이미 들어간 다음에 하면 늦는 경우가 있어요. 2월부터 무료로 진행됩니다.“

1월에 시작하는 전문가와 함께하는 실무 워크숍(편집)도 장 소장이 직접 강사로 나선다.

장 소장은 ‘미디어 창조도시 남구’라는 표현을 처음 들었을 때 ‘과연 남구에서 가능할까’하는 의구심을 품었다고 했다. 하지만 ‘2013주안미디어문화축제’ 마을극장 총감독과 마을방송 실무자로 일하면서 가능성을 확인했다. 인천의 미디어문화, 문화예술 발전에 이바지하지 할 수 있도록 예술 분야를 통섭하고 주민과 함께 하는 장석현 소장의 행보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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