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공간에 대한 비판적 개입 추구, 인천도시공공성네트워크 발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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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공간에 대한 비판적 개입 추구, 인천도시공공성네트워크 발족
  • 이희환 기자
  • 승인 2015.03.06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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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7일 "괭이부리말 주거환경개선사업의 겉과 속" 주제 포럼 열어

자본과 행정권력에 의해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 인천의 도시공간을 주된 시민운동 영역으로 삼아 활동할 시민단체인 인천도시공공성네트워크가 3월 7일 제1회 '네트워크 포럼'과 함께 발족식을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다. 

인천도시공공성네트워크는 지난해 중구에서 불거진 개항 각국거리조성사업 논란과 졸속 추진된 크리스마스트리축제 문제를 게시로 지역의 문화인들과 시민들이 산발적 대응을 전개하다, 보다 지속적이고 조직적, 논리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모임의 필요성이 제기된 후 올 1월 초부터 준비모임을 가져왔다. 

중구의 개항 각국거리 조성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임의단체인 '짝퉁거리시민모임'을 구성해 포럼을 열었던 시민들과 위법적인 크리스마스 문화축제 지원에 대응하기 위해 '중구를 사랑하는 사람들'로 활동하기도 했던 시민들은, 인천지역 도시 문화 현안 전반에 대한 보다 큰 틀에서의 지속적인 논의와 연대의 틀 구성이 필요하다고 보고 모두 네 차례 준비모임을 가져왔다. 

인천의 도시공간 문제에 대해 비판적 문제의식을 느끼는 시민들과 전문가, 시민단체라면 누구하도 함께 네트워크 형태로 결합해 집중과 선택을 통해 활동하자고 뜻을 모은 이들은, 모임의 명칭을 '도시공공성네트워크'로 결정하고 정기적인 내부회의와 공개포럼을 격월로 개최하기로 뜻을 모으고 3월 7일 첫 포럼과 함께 발족하게 됐다. 

3월 7일 오후 동구 만석동 괭이부리마을의 '기차길옆공부방'에서 개최되는 제1차 네트워크 포럼의 주제는 "괭이부리마을 주거환경개선사업의 겉과 속"이다. 인천시와 동구에서 주거환경개선사업의 성공사례로 널리 선전하고 있는 괭이부리마을 주거환경개선사업이 실상은 어떻게 마을공동체을 파괴하고 주민들의 사람을 변화시켰는지 내부에서 들여다 보자는 취지로 기획됐는데, 열린 토론의 형태로 진행할 예정이다. 

포럼에 앞서 발족식을 개최되는데 34명의 발기인을 시작으로 앞으로 보다 많은 인천의 전문가들과 시민들이 회원으로 참여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인천도시공공연대 카페 http://cafe.naver.com/incheonurbannet


<인천도시공공성네트워크 발족취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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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300만 명을 넘어선 대도시 인천은 그야말로 욕망의 전시장 같은 도시다. 자본과 권력 아래 대다수의 인천시민들은 이리저리 내몰려 왔다. 특히 도시마다 커다란 현안이 되어 왔던 재개발 문제는 자본과 권력이 이 도시를 얼마나 무정한 도시로 변모시켜 왔는지 잘 보여준다. 개발이 되면 땅값이 오르고 세수가 더 걷혀 부유한 시민들이 몰려들 것이라는 정치ㆍ경제적 욕망은 정작 이 도시에서 오랫동안 살아왔던 정주민들을 도시 외곽으로 밀어냈다. ‘동북아 관문도시’, ‘명품도시’, ‘경제수도’ 등의 정치적 구호 속에서 우리의 도시는 어느덧 욕망의 투전판이 되었다.
 
산업화시대의 ‘낡은 개발주의’와 일맥상통하면서도 갖은 포장을 통해 여전히 관철되고 있는 ‘신개발주의’는 세계적 금융위기 이후 그 한계가 여실히 드러났다. 그럼에도 이 도시의 돈과 권력을 가진 이들은 때론 ‘도시발전’이라는 명분으로, 때론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도구로, 또 때론 ‘관광진흥’이란 수단으로 우리의 삶터에 유ㆍ무형의 공간적 전복을 거듭해 왔다. 그 결과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는 나아졌는가? 오래된 서민들의 마을 괭이부리말 아이들은 지금 어디로 갔나? 인천의 대표적 역사문화마을인 배다리의 미래는 어찌될 것인가? 근대 인천의 역사 전시장으로 후손들에게 살뜰히 물려줘야 할 중구는 조잡한 짝퉁도시로 변모하고 있지는 않은가?
 
안타깝고 불행하게도 이제까지 우리가 살아온 도시 인천은 권력과 자본의 욕망에 의해 압축적 성장과 공간적 팽창만을 거듭해온 대표적인 도시가 되었다. 그러나 이제 더 이상 인천이 화려한 조감도로 포장된 껍데기 도시로 변모하는 것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 이러한 생각들은 이미 인천의 곳곳에서 불거져 나온 바 있다. 배다리에서는 마을을 두 동강 내는 도로 개설과 전면 철거 개발 방식에 저항하는 운동이 일어났고, 계양산에서는 재벌기업의 골프장 건설을 반대하는 시민운동이 수년째 전개되었다. 괭이부리말에선 주민들 중 일부가 마을신문을 발간해 오래된 마을이 사라지는 상황들을 속속들이 알렸다. 또 중구 개항장에서는 교묘한 ‘관광개발’의 허상을 풍자하고 비판하는 문화적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
 
오늘은 이렇게 곳곳에서 인천의 오늘과 미래를 우려하는 시민들이 더 이상 우리의 도시 ‘인천’을 돈과 권력의 욕망에 맡기고 이대로 방치할 수 없다는 다짐으로 한 자리에 모였다. 우리의 도시는 우리가 보듬고 지켜야 한다는 마음으로 시민적 연대의 그물망을 형성해보고자 만난 것이다. 우리들이 살고 있고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도시 ‘인천’은 어느 한 개인이나 집단이 독점할 수 없으며, 인천의 시민이면 누구나 공공의 자산과 가치를 공유해야 한다는 상식에 기반하여 우리는 보다 너른 지역운동으로서 새로운 도시문화운동을 벌여 나가고자 함께 모였다.
 
이 자리에 모인 우리들은 먼저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 인천에 대해 토론하는 공론의 장을 시민들과 함께 지속적으로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 이를 통해 ‘도시의 공공성’이란 가치를 기반으로 인천의 도시철학을 모색해 나갈 것이며, 현재의 도시 문제를 비판적으로 점검하면서 도시 인천의 공공적 미래상을 대안으로 제시할 것이다. 인천 시민들의 열린 네트워크 ‘인천도시공공성네트워크’는 공공성의 정신을 바탕으로 깨어있는 시민들이 그물코처럼 함께 모여 집단적 토론과 대안적 행동에 나설 것이다. 시민들이 인천의 주인임을 자부하며 ‘사람이 사는 도시’, ‘공동체성이 살아 있는 도시’ 인천을 만들어보겠다는 소박한 마음과 행동의 네트워크. ‘인천도시공공성네트워크’는 바로 여기에서부터 출발하고자 한다.
 
2015년 3월 7일

인천도시공공성네트워크 발기인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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