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역사체험관’ 인천에 문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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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역사체험관’ 인천에 문 열다
  • 이재은 임시기자단
  • 승인 2015.06.11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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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관 특별전으로 ‘개항장 인천의 풍광展’ 선보여
2015년 6월 11일 개관한 ‘근대역사체험관’ 전경
▲ 2015년 6월 11일 개관한 ‘근대역사체험관’ 전경


6월 11일 ‘근대역사체험관’이 중구 한중문화관 옆에 문을 열었다.
지난 2012년 월미관광특구 활성화 사업 일환으로 국비 8억원, 시비 4억원, 구비 13억원 등 총 25억원의 예산이 투입된 ‘근대역사체험관’은 애초에 ‘화교역사관’으로 조성될 예정이었다.

중구는 한.중 우호 증진과 관광객 유치 등을 목적으로 한국 최초의 화교역사관을 건립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나 이후 화교 관련 유물이나 자료 확보의 어려움을 전하기도 했다.
 
지난해 말, 한 언론은 “인천화교협회에 화교역사관 건립 계획을 전달했지만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아 구 자체적으로 콘텐츠를 마련하고 있다”며 “화교 개개인에게 유물 기증 또는 대여 요청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중구 관계자의 입장을 보도한 바 있다.
 
‘근대역사체험관’은 1층을 전시실과 체험관으로, 2층을 ‘인천화교역사관’으로 오픈하고, 1층 전시실에 ‘개항장 인천의 풍광展’을 선보였다. ‘인천화교역사관’은 6월 15일경부터 관람객을 맞을 예정이다.

한 시민이 김재열의 ‘개항장 인천의 풍광展’을 감상하고 있다.
▲ 한 시민이 김재열의 ‘개항장 인천의 풍광展’을 감상하고 있다.


개관 특별전으로 초대된 김재열의 ‘개항장 인천의 풍광展’은 19세기부터 20세기 초까지의 개항장 모습을 회화로 담았다. 120여 년 전, 해안가 촌락에 일본, 중국 등 각국 건축물들이 이국적 풍광을 만들었던 제물포항의 모습과 당시의 근대건축, 거리 풍경을 수채화로 표현했다. 사진을 재현한 작품이 대부분이지만 비교적 최근인 2013년, 2014년 인천의 모습을 그린 것도 있다.
 
지금은 볼 수 없는 돔 지붕의 오례당, 응봉산 위에 랜드마크로 자리했던 존스톤 별장과 파울바우만 저택, 한국 최초의 서구식 건축인 세창양행 사택, 최초의 서양식 숙박 시설인 대불호텔, 각국 영사관, 1920년대 번창했던 금파거리, 한국전쟁 때 소실된 인천해관(세관) 등을 만날 수 있다. 개항장 인천의 옛 모습과 변화된 현재의 모습을 한 자리에서 비교 감상할 수 있는 기회다.


2013년 봄 인천항의 모습을 담은 ‘인천만개’. 만개한 꽃처럼 아름다운 구도심의 풍경을 그림에 담았다.
 ▲ 2013년 봄 인천항의 모습을 담은 ‘인천만개’. 만개한 꽃처럼 아름다운 구도심의 풍경을 그림에 담았다.


1950년 9월 24일 사진계 원로 임응식이 인천상륙작전 당시 함포 사격으로 폐허가 된 경동 일대를 촬영한 사진을 회화로 재현한 것도 있다. 그 장면은 미국의 유명한 사진 잡지 ‘라이프’에 게재되기도 했다. 재현, 즉 모방은 예술 창작의 기본 원리다. 인간은 신이 창조한 ‘이상적 존재’를 자신의 생활 안에서 지각해 저마다의 형태로 재현해왔다. 김재열은 개항장이라는 재료를 선택, 기록으로서의 사진을 재해석해 ‘창조적 모방’을 펼쳐 보인 것이다.
 
인천예총 회장이기도 한 김재열 작가는 전시 서문에 “현재 변화된 구도심의 모습을 아름다운 회화로 표현했다”며 “사관(史觀)과 별개로 봐주길 부탁드린다”고 쓰고, 이번 전시가 우리 고장의 문화유산에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되고, 회화와 건축 드로잉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시장 안쪽에는 ‘크로마키 스튜디오’라는 체험 공간이 마련돼 있다. ‘월미도’와 ‘개항장’ 중 하나를 골라 의자에 앉으면 맞은편 영상 속에 자신의 모습이 삽입된다. ‘나’는 100여 년 전 풍경 속 주인공이 되어 마차를 타고 골목을 걷기도 하고, 짜장면 가게를 방문하기도 한다. 가상체험을 마치면 네 장의 사진이 찍히는데 그 중 한 장을 골라 인화할 수 있다. 시간을 정해 운영할 예정이며, 요금 책정 여부는 아직 미정이다.


가상체험을 할 수 있는 크로마키 스튜디오.
▲ 가상체험을 할 수 있는 크로마키 스튜디오.


이미지는 시간을 붙잡는다. 기록하는 순간 현재는 과거의 파편으로 남는다. 반대로 지나감 속의 흔적이 현재에서 되살아나기도 한다. 작가가 2013년에 그린 한중문화관 앞 삼거리 속 에는 ‘근대역사체험관’의 모습이 없다. 꾸준히 개항장 풍경을 담아 세상에 펼쳐 보이기를 게을리 하지 않는 김재열 작가가 언젠가 2015년 현재의 모습도 재현해내기를 기대해본다.
 
‘근대역사체험관’은 연중무휴로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오픈하며, ‘개항장 인천의 풍광展’은 오는 9월 10일(목)까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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