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시각장애인 사진 공간’ 문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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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시각장애인 사진 공간’ 문 열다
  • 이재은 객원기자
  • 승인 2015.07.20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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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공간배다리’ 이상봉 관장의 두 번째 갤러리 ‘북성동’
인천시 중구 차이나타운 ‘삼국지 벽화거리’ 근처에 시각장애인 사진가를 위한 갤러리 ‘북성동’이 지난 18일 오픈했다. 시각장애인 사진 갤러리로는 ‘북성동’이 국내 최초다. 개관전으로 인천혜광학교 사진영상부 '잠상'의 ‘또 다른 시선’이 전시 중이다.
 
하교 선후배 25명의 합동 전시로, 70여점의 작품은 모두 3만원에 판매된다. 수익은 학생들에게 장학금으로 전달할 예정이다.


 
‘북성동’을 오픈한 이상봉 관장은 인천혜광학교 교사로, 사진영상부 ‘잠상’의 지도를 맡고 있기도 하다. 3년 전 배다리에 ‘사진공간 배다리’를 열어 전시는 물론 꾸준히 사진아카데미를 운영해오고 있다.
 
“시각장애 아이들과 30년을 생활했어요. 이 공간을 통해 퇴직 후에도 아이들과 만날 수 있게 돼 기쁩니다. 시각장애인이 소외되지 않고, 사회와 동화돼 살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 관장의 말이다.
 
보이지 않는데도 사진을 찍을 수 있을까?
 
혼자는 불가능하지만 함께라면 가능하다. 전혀 보지 못하는 전맹 학생과 조금이나마 볼 수 있는 저시력 학생이 한 팀이 된다. 보지 못하는 친구와 조금 보는 친구가 함께 말하고, 듣고, 느끼고, 냄새 맡으며 세상과 자연, 사람의 아름다움을 카메라에 담는다.
 
이 관장은 “앞을 보지 못하는 사람들은 오감이 발달할 수밖에 없다”며 “볼 수 없는 대신 다른 감각을 동원해 사진을 찍는다”고 이야기했다.
 
학생들이 사진을 찍어오면 이 관장은 사진을 손으로 만지게 하면서 “여기는 하늘이고 그 아래는 이만큼 비어있다. 오른쪽에 전깃줄이 몇 개 있고.” 하는 식으로 설명해준다. 온몸으로 찍은 사진을 짚어주며 오감으로 결과물을 느끼게 한다.


 
   

 
 
이 관장은 다음 전시를 위해 시각장애 작가를 섭외하고 있다.
 
한편, 저시력 사진가 김태훈 씨는 ‘북성동’을 방문한 뒤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도 올해 다른 곳 말고 이곳에서 전시해보고 싶다”는 바람을 남겼다.
 
잠상의 네 번째 사진전 ‘또 다른 시선’은 오는 8월 30일까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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