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라쟁이보다 창조하는 고단함이 더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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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쟁이보다 창조하는 고단함이 더 행복하다"
  • 최향숙 객원기자
  • 승인 2015.08.31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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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극 릴레이축제 시도하는 류이 예술감독
 제12회 주안미디어문화축제가 8월28(금)일 개막돼 9월19일(토)까지 23일간 <나는 미디어다> 라는 큰 틀 속에 진행되고 있다. 올 해 주제는 ‘남구에 살어리랏다’로 남구 21개 각 동별로 막을 올린다.

첫날인 28일 주안1동을 시작으로 각 동에서 주민들이 기획하고 제작해서 올린 마을극장21과 학산마당극놀래, 마을방송, 연계행사 등을 주민들과 함께 하게 된다. 축제가 벌어지는 동에서는 오후 6시30분 축제를 알리는 길놀이를 시작으로 축하공연, 마당극, 마을극장, 주민심사, 타동 작품상영, 대동놀이 강강술래를 끝으로 2시간에 걸쳐 펼쳐지는데 각 동마다 지정된 장소에서 진행된다. 동별 릴레이 축제가 끝나는 9월19일 토요일에는 오전 11시부터 주안역 교통광장에서 21일 동안 올려졌던 각 동 마을극장과 학산마당극놀래의 경연이 펼쳐지고 이어서 내년을 기약하는 폐막식이 진행된다.
 
각 동별로 주민들이 그들만의 창의적인 놀이 내용을 가지고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또 21개 동 전체가 한자리에서 소통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축제 형식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지난 2012년부터 주안미디어축제를 지휘해 온 류이 예술감독과 인터뷰를 했다.



올해 미디어문화축제 ‘남구에 살어리랏다’에 대해 큰 틀에서 소개한다면?
류이 예술감독- 미디어 문화축제를 아트에서 소통으로 바꾸면서 한편으로는 전통 문화를 되살려 현대화시키는 마당극 경연대회다.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해 올 해는 좀 더 발전된 형태인데 공연예술, 마당예술로서의 마당으로 주민이 주인이 되는 마당영상, 마당영화라고 볼 수 있다.
지금은 국가주의나 민족주의 같은 큰 공동체는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 거라고 보는데, 옛날 마을공동체 같은 일종의 두레를 되살리자는 의미다. 작년 같은 경우 큰마당에서 공연을 하니까 정작 동네 주민들은 볼 수 없는 단점이 있었다. 큰마당에 나오기 전에 각 동네별로 먼저 잔치를 열어 주민들로 구성된 관객과 팬 층이 생긴 후 광장에 모여 경쟁을 하는 것으로, 이런 과정에서 마을간 네트웍이 만들어지고 진정한 두레코가 형성된다.
 
다른 축제들과는 다른 점이 많은 것 같은데, 어떤 차별성을 갖나
- 주민의 실질적인 참여 과정이 생략되고, 공연팀을 꾸려 큰 마당에서 하는 축제는 객들만 즐기고 주민들은 배제된 이벤트성으로 흐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타 구 축제를 보면 주민 몇 천 명이 모여 즐기는데 가령, 남구 축제에 주민이 몇 백명 참여하는 수준이라면 말이 안된다.
지금 인천에서 열리고 있는 락페스티벌 같은 경우만 봐도 이는 수도권 축제지 인천시의 대표축제는 아니다. 빚더미에 앉아 있는 인천시가 주체도 아닌 이런 외부 축제에 예산을 지원한다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본다.
남구 축제도 마찬가지다. 지역유지들이 만약 ‘외국인들이 많이 와서 축제하니까 폼나더라’라고 한다면 단순한 시각이다. 실제 주민속으로 들어가보면 주민들에게는 별 의미가 없는 축제다. 내 이웃의 다문화 가족이 참여하고 그게 나와 연관성을 맺는데서 관계성이 살아나는 것이고 공동체가 연계되는 것이고 그럴 때 예술이든 축제든 의미있게 다가온다.
 
구단위 축제가 전국에 상당히 많은데, 마을축제는 어떠해야한다고 보는가
- 예를들어, 우리와는 관계없는 전국의 다국적 사람들이 모여서 공연하고 수익을 올리는 축제는 이벤트지 축제라고 할 수 없다. 이는 이주민에 대한 우리 주민들의 시각의 변화와는 상관없이 이주민 문화를 구경거리로 전락시키는 것이지 진정으로 그들과 소통하고 그들의 예술을 제대로 향유하고 관계를 맺어가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축제는 공동체를 변화시키고 공동체의 무거운 갈등을 해소하고 새롭게 관계를 맺어가는 예술행위, 퍼포먼스, 통과의례 같은 것들을 이야기해야 한다.
 
‘남구에 살어리랏다’ 축제는 어떻게 준비해왔나
- 이번 축제는 21개 동 대동놀이 형태의 틀을 만들어가고 있는데 지난 5, 6월 부터 동설명회를 진행했다. 설명회에 참여한 주민들은 굉장히 좋아한다. 각 동마다 동아리 조직 자체는 힘들었지만 동설명회를 통해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호응하고 참여해 작년보다 수월하게 동아리 조직을 했다.
작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축제의 틀 자체다. 작년에는 대로에 나와 큰 마당에서 이틀을 진행했는데 올 해는 21개 동에서 날짜별로 동네축제가 벌어진다. 한 마디로 릴레이식으로 하는 21개 마을 축제다. 하루씩 돌아가며 스무하루를 하는데 전세계에서도 이런 형식의 축제는 없다.
이런 독특한 형식의 마을축제는 3년 정도 더 가면 정착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는 통장들이 많이 참여했는데 주민들은 70%는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30%정도는 수동적인 참여로 보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어느 동에서는 ‘왜 통장만 맨날 나서게 되는가’라는 불만을 주제로 마당극을 만드는 등 향후 동네마다 자발적 조직이 되면 그야말로 시민들이 주인이 되는 공동체가 만들어질 것이다.
 
축제를 책임지고 있는 예술감독으로서 이런 축제를 시도하는 이유가 궁금하다
- 왜 우리가 이런 고단한 작업을 하는가?라는 자문을 해본다. 원래 두레패 예술을 했던 사람으로 이벤트성 축제는 재미도 없고 할 필요를 못느낀다. 남구가 미디어 창조도시라든지, 공동체라든지, 사회경제도시라든지 이런걸 내걸지 않았다면 이런 일을 할 필요가 없었다. 따라쟁이보다 창조하는 고단함이 더 행복하다.
 

지난 28일 개막한 주안영상미디어축제 주안1동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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