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서 제조업 비중 줄어든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상태바
인천에서 제조업 비중 줄어든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 김하운
  • 승인 2015.09.25 15: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2-1장. 산업구조(상)
<인천in>은 앞으로 격주로 약 20여회에 걸쳐 '(사)함께하는 인천사람들'의 김하운 대외협력이사와 함께 인천 거시경제 칼럼을 게재합니다. 김하운 이사는 인천시 경제정책자문관, 인천신용보증재단 이사장, 한국은행 인천본부 및 제주본부 본부장을 역임한 전문가입니다. 그가 말하는 "인천에 맞는 경제구조 이해"와 앞으로 인천이 나아갈 길은 어디일까? <김하운의 인천경제  톺아보기> 는 진달래 기자가 정리하고 그래픽을 넣어 보충할 계획입니다.


I. 인천의 산업구조 현황
 
(사진자료 : 통계청)지역 단위의 실물경제에 대한 거시적 파악을 위해서는 공급 면에서는 산업별 생산을, 수요 면에서는 소비와 투
자에 더하여 수출입의 상황과 구조를 들여다보아야 한다. 이중 공급측면의 산업별 생산과 관련된 주요특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산업구조를 자세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 

간단히 말해 한 경제의 산업구조는 대차대조표상의 자산구조와 같다. 수익성이 높은 자산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면 이미 그 경제의 수익성은 높을 수밖에 없다. 즉, 한 지역경제의 산업구조상 부가가치 생산이 높은 산업의 비중이 높다면 그 지역경제의 경쟁력은 이미 높은 수준에 도달하고 있는 것과 다름없다.

산업구조를 파악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쉽게 통계를 구하여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이 업종별 부가가치를 기준으로 파악하는 방법이다. 전국단위의 국민소득통계가 매분기별로 잠정치가 발표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광역시도 단위로도 매년 지역소득통계가 작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최근의 자료인 2013년 현재를 기준으로 살펴보자. 우선 규모면에서 인천의 지역내 총생산은 65조원으로 전국 16개 광역시도중 8위에 해당한다. 광역시로는 서울, 부산, 울산에 이어 4위에 해당한다. 도를 포함하면 경기와 경상남북도가 인천에 앞선다. 
 
산업구조를 보면 인천의 제조업 비중이 28.5%로 전국평균(31.2%)에도 미달한다. 이에 비해 인천공항과 인천항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운수업의 비중은 11.4%로 그야말로 인천이 독보적인 물류중심도시임을 보여준다. 전국의 3.6%는 물론 부산의 6.8%를 크게 앞질러 비교를 불허한다. 건설업의 경우도 경제자유구역 건설, 아시안게임 추진, 제2기 지하철 건설 등에 힘입어 광역시 중에서는 가장 높은 6%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즉, 이제 인천은 더 이상 제조업 중심의 공업도시는 아니다. 
 

II. 인천의 산업구조 변화와 원인

인천이 수도권을 대표하는 공업 중심 도시에서 어떻게 지금상황만큼 바뀐 것일까? 인천근대문학관장 이현식 박사는 인천을 근대도시, 산업도시, 그리고 주변부도시로 특정한다. 60년대 이후 급격한 개발성장과정을 거치면서 인천은 말그대로 수도권의 근대산업도시로서 제조업 위주의 성장하였다. 이에 따라  1988년에는 제조업의 비중이 인천 전산업의 46.7%에 달하였고 전국제조업중 인천의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1990년에는 8.9%를 차지하였다. 

<그림설명; 녹색 바는 전국 대비 인천의 제조업 생산 비율을 나타낸 것(오른쪽 축). 붉은 선은 인천의 GRDP내 제조업 비율, 파란 선은 전국의 GDP내 제조업 비율>

이후 인천의 제조업비중은 2009년 28.0%까지 하락하였고 인천제조업의 전국비중도 4.4%로 줄어들었다. 2009년부터는 인천제조업 비중의 반등에도 불구하고 전국의 제조업비중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광역시도중 가장 드라스틱한 산업구조 변화를 겪은 셈이다. 이러한 변화를 가져온 가장 큰 요인은 인천의 도시화에 따른 경제의 서비스업화라고 할 것이다. 어느 도시나 인구가 밀집되면서 대도시가 되면 인구부양을 위한 개인 및 사회서비스업과 부동산업이 확대된다. 여기에 더하여 인천의 광역도시화와 함께 추진된 경제자유구역 건설에 따른 아파트 건설 붐과 때마침 불어 닥친 중국 열풍으로 인한 공단입주 기업의 중국이전으로 서비스업 비중의 급격한 증가와 함께 제조업 비중의 감소를 가져왔다.
 
인천의 제조업비중의 감소를 가져온 또 하나의 큰 요인이 인천공항이다. 전국의 운수업은 전산업의  4% 전후 수준에서 장기적으로는 비중이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는 가운데, 인천에서 문을 열고 본 궤도에 오른 인천공항은 인천 전 산업에서의 운수업 비중을 2000년 5.6%에서 2002년 11.7%로 급격히 끌어 올린 후 2010년에는 13.2%까지 증가시켰다. 이와 함께 인천의 운수업이 전국운수업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과거 5% 안팎의 수준에서 현재는 15% 전후에 이르고 있다. 전산업에서 운수업이 차자하는 비중의 급격한 증가는 그에 상응하는 만큼 인천 제조업의 비중을 하락시켰다. 

<그림설명; 인천의 서비스업 비율. 항목 기준은 위 그림과 같음.>

또 하나, 쉽게 눈에 띄지는 않지만 인천의 제조업비중을 하락시키는 큰 요인이 있다. 제조업과 제조업 제품의 서비스화라는 점이다. 아날로그적 기술을 바탕으로 하는 전통적인 제조업의 산업비중이 줄어드는 대신 디지털 요소를 많이 지닌 제조업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같은 제조업 제품이라고 하더라도 서비스 산업적 요소인 디자인, 설계, 인공지능 등의 첨단기술을 내재하는 제품의 비중이 크게 증가하면서 소위 제조자 지원서비스업 또는 생산자 지원서비스업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과거에는 제조업 내에 속했을 서비스업이 별도로 분리되거나 아웃소싱으로 협업관계를 맺으면서 그만큼은 제조업 비중의 축소가 불가피하게 된 것이다.

<참고> 유럽의 경제위기와 국가별 경기대응력

미국의 리만브라더스 사태에 따른 경제위기가 유럽으로 전파되면서 유럽경제통합체제 내의 국가들이 재정위기를 겪고 있지만 국가별로 위기대응능력에 커다란 차이를 보인다. 제조업이 상대적으로 발달한 독일 등 서유럽국가가 관광업과 같은 서비스업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그리스 등 남유럽국가에 비해 뛰어난 불경기 대응능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즉, 제조업 제품에 대한 수요는 경기가 나빠지더라도 크게 줄지 않는 반면 서비스업의 서비스(용역) 수요는 경기가 조금만 나빠져도 크게 줄어들기 때문에 제조업이 발달한 국가는 서비스업이 발달한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경기변화를 보이게 된다.
 

<김하운의 인천경제> 다음 회차에서는 <인천의 거시경제적 특성과 과제 ①인천의 산업구조 현황 (하)>로, 산업구조 변화의 영향과 과제, 그리고 인천산업의 여건과 성장전략에 대해 탐구해 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