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녹지축 보전·복원을 위한 제도적인 장치가 필요한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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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녹지축 보전·복원을 위한 제도적인 장치가 필요한 때
  • 장정구
  • 승인 2015.10.22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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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칼럼] 장정구 / 인천녹색연합 정책위원장

<원적산 생태터널>

현재 경인전철 백운역에는 구간 위를 복개해 공원을 만드는 ‘백운역 녹색 숲(Green Forest)’ 사업이 한창이다. 가로 141m, 폭 30m로 복개한 구간을 녹지로 조성해 생태계를 복원하고 주민들의 쉼터로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이러한 사업이 진행되는 이유는 인천 자연녹지의 핵심이 되는 S자 녹지축의 중요성과 복원의 필요성을 인지했기 때문이다. 계양산, 천마산, 원적산, 만월산, 거마산, 문학산, 청량산 등 크고 작은 산들로 이어진, 위에서 내려다보면 남북방향의 S자형으로 이어져 있어 S자 녹지축이라 불리는 인천의 핵심 자연녹지축이다.
 
한남정맥의 일부 구간이기도 한 이 녹지축은 그동안 도시개발 과정에서 수없이 단절되고 훼손되어 왔다. 인천시가 늦게나마 인천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녹지축 복원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환영할 일이다. 2009년 완공된 계양산 생태통로와 2012년에 완공된 원적산 생태통로 또한 녹지축 복원이라는 개념에서 진행되었으며, 생태통로 조성 이후의 생태계모니터링도 진행하고 있다. 구체적인 사업에 대한 평가는 우선 접어두고, 취지와 목적 측면에서 본다면 이러한 녹지축 복원 활동은 지속되어야 한다. 특히나 녹지비율이 전국 광역시·도 중 최하위권인 인천에서는 적극적인 녹지축 복원 정책 추진이 절실하다.
 
인천시는 자연녹지인 S자 녹지축을 복원하는 사업 뿐만 아니라 도시공원 조성계획도 수립 중에 있다. 도시공원은 도시환경을 개선하고 시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하나의 ‘도시기반시설’로 분류되고 있다. 도시의 자연환경개선과 경관적기능 향상뿐만 아니라 문화체험, 교육, 치유, 커뮤니티 등 도시공원의 기능은 확대되고 있고 시민들의 욕구도 증대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얼마 전 열린 ‘2030인천광역시 공원녹지 기본계획(안)’ 시민공청회 자리에서는 현재 공원녹지현황을 공유하고 공원녹지의 미래상을 그리는 논의들이 오고갔다. 2014년 말 기준으로 인천시가 조성하기로 결정한 공원녹지는 총 2,240개소이지만 실제로 1,180개소만 조성돼 조성률이 38%에밖에 미치지 못한다. 여기에 공원일몰제로 인해 계획되었던 몇몇 공원들도 해제될 위기에 처해있다. 녹지비율이 전국광역시도 중 최하위권인 인천의 상황을 고려했을 때 적극적으로 도시공원을 조성해도 모자랄텐데, 제자리 걸음 중인 것 같아 인천시민으로써 안타깝고 답답하기만 하다. 앞으로 인천시는 S자 녹지축 보전과 산림보전 및 복원, 공원녹지 확충, 경관체계 확립 등의 기본구상을 바탕으로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공원녹지를 점차 늘려가겠다는 방침이지만 예산확보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이렇듯 한번 훼손된 자연녹지를 복원하고, 도심의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예산이 투여된다. 훼손되지 않았다면 복원하는 일 조차 없었을 것이다. 위와 같이 녹지축 복원, 도시공원 조성도 꼭 필요하지만, 기존의 자연녹지를 보전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한 일이다. 많은 인천시 자료에서 S자 녹지축을 인천의 주요 거점으로 여기고 보전해야 한다고 명문화하고 있지만, 종합적이고 구체적인 보전계획이 없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이미 지역사회는 하루 평균 3만명의 시민들이 이용하고 있는 이 녹지축의 중요성에 대해 인식하고 있다. 이제는 ‘녹지축을 보전해야 한다’라는 구호나 거친 계획으로 그칠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정책내용을 통한 조사와 보전계획을 수립할 때이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등줄기인 백두대간을 보전, 관리하기 위해 2003년 ‘백두대간 보호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었다. 이 법률을 바탕으로 백두대간 조사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무분별한 개발행위로 인한 훼손을 방지하기 위한 관리와 이용방안도 수립한다. 각 지자체에서 산발적으로 보전계획을 수립하기보다 백두대간을 하나로 보고 전체에 대한 조사와 보전계획을 수립하는 것이다.
 
인천녹지축도 마찬가지다. 인천 전체를 아우르는, 모든 인천시민들이 이용하는 크고 작은 산들로 이루어진 녹지축을 하나로 보고 종합적인 실태조사와 보전, 복원방안 수립이 필요하다.
 
인천녹지축이 지역사회에서, 시민들에게 어떤 의미인지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시민들은 도로가 아닌 숲과 공원을 원하고, 매연이나 자동차 경적소리가 아닌 쾌적한 공기를 원한다.” 이 말에 동의한다면 인천녹지축 보전과 복원을 위해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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