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부터 인천 토박이 영화 더 많아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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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부터 인천 토박이 영화 더 많아져야
  • 진달래 기자
  • 승인 2015.10.26 15: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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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독립영화제 <영화 속의 인천> 토론회

<영화공간 주안 컬쳐팩토리에 모여앉은 패널들.>

 

25일 오후 3시 반, 남구 영화공간주안 컬쳐팩토리 공간에서 <영화 속 인천을 말하다> 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는 제3회 인천독립영화제 의 일환으로 마련되었으며, 인천영상위원회, 인천독립영화협회, 영화공간주안이 주최하고 인천영상위원회가 주관했다.


인천에서 영화를 찍는다는 것은 무엇일까?

사회를 맡은 전철원 인천독립영화협회 대표는 "인천에서 영화한다는게 뭔가, 인천의 영화란 뭔가?"라는 질문을 계속 논의해 왔다. 하나로 정의내릴 순 없지만 결국 인천에서 영화를 만드는 것을 지속하기 위해 기획했다. 인천에서도 영상문화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과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인천의 영화문화산업을 발전시키는 것이 무엇인지가 우리의 중요한 고민이라 생각한다." 며 말문을 열었다.
 
첫 번째 발제는 강성률 평론가(광운대 교수)가 <영화에 담긴 인천, 인천을 담은 영화>이라는 주제로 시작했다. 그는 인천문화재단 총서 『은막에 새겨진 삶 영화』라는 저서를 통해 인천과 영화의 관계를 풀어낸 바 있다. 그는 "모든 것이 서울 중심인 나라에서 지역 영화는 가능할까?" 라는 질문을 던지며 말문을 열었다.
 
강성률 평론가에 따르면 대중문화의 핵심이자 근대라는 점에서 영화와 도시는 비슷한 점이 많다. 다만 도시를 다룬 영화는 아름답기보다는 부정적인 느낌, 문명의 상징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는 점이 다르다. 최근에는 영화를 멀티플렉스 영화관에서 관람하는 시대가 되어 영화와 도시의 관계는 더욱 긴밀해졌다.


근대적 산물인 도시와 영화의 관계

모사된 이미지가 마치 현실인 것처럼 느껴지는 상이라는 뜻의 "시뮬라크르" 개념에서 영화가 도시에 갖는 의미는 더욱 명료해진다. 우리가 화성이나 공룡의 이미지를 영화 속에서 보았기 때문에 현실처럼 받아들이고 알게모르게 그것이 진짜라고 인식해 버리는 것처럼, 우리는 가 보지도 않았으면서 안다고 생각하는 도시들이 있을 것이다. 이렇게 도시는 영화 속에서 친숙해지고 도시 관광의 어떤 지점은 영화와 결부된다.
 
인천을 카테고리화하자면 개항도시, 근대화도시, 만남의 도시, 섬의 도시, 전쟁의 도시로 규정할 수 있다. 그동안 영화는 항구 배경의 범죄영화 등을 통해 인천을 소비해 왔다. 차이나타운과 공모자들 등 이권이 얽힌 범죄에 관한 무대가 됐다. 인천 사람들을 다룬 영화로 아주 대표적인 고양이를 부탁해가 있다. 이 영화는 인천 사람들의 모습을 제대로 다루려고 노력했고 그걸 성취했다. 인천에서 나고 자란 이십대 초반 여성들의 삶이, 잘 드러난다. 슈퍼스타 감사용, 비상, 부산의 친구 등이 그런 영화다.


스크린 속, 인천이 아닌 인천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재밌는 건 인천이 부산을 배경으로 한 영화에서도 나온다는 점이다. 부산까지 가면 돈이 많이 드니까 인천 바닷가를 찍는다. 이러면 부산도 화가 나고 인천도 화가 난다. 인천이 나오는데 인천이 아니게 보이는 것. 어떻게 해야 할까? 앞으로 인천이 드러나는 영화를 만들기 위해서 서울중심화를 탈피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부천영화제, dmz영화제와 교류 및 차별화해야 한다. 인천의 정체성에 대한 치열한 탐구. 그리고 지역에 있는 인하대 영화과와 더불어서 함께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두 번째로는 강명찬 프로듀서가 <인천과 로케이션>에 대해 설명했다. 인천의 매력은 이미 있지만 현실적으로 지자체가 영화 촬영의 배경 로케이션이 되는 것은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 두 가지를 모두 지니게 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내용 인천과 관련 없어도 인천 알리는데 도움

영화의 종류를 두 가지로 나누자면 각 지역, 즉 부산에서 태어난 윤재균, 윤종빈 등이 자신의 고향으로서의 부산을 그리는 작가적인 영화들이 있다. 이건 큰 문제가 될 일이 없다. 하지만 장르적인 영화라면 어떨까? 어떤 도시와는 큰 스토리적 연관이 없어도 브랜드 이미지와 경제적인 효과를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 의미에서의 인천 로케이션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다.
 
파리를 배경으로 할 때 정말 파리보다 거의 대부분을 스튜디오에서 촬영한다. 관객들 입장에서 봤을때 특정적인 것이 나타나기만 하면 한국인지 중국인지를 몰라도 영화에 문제가 없다. 사실 우리 나라 영화인 <암살>에서 상해스튜디오 촬영이 많았는데, 그 중에 경성 장면도 많았다. 합천 세트장이 작고 다른 매체를 통해 우리 눈에 익숙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이미지를 만드는 영화에서 로케이션은 그런 배경들을 적절히 찾아서 영화 속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그러므로 경제적 가치로 봤을 때 지자체가 가지는 측면이 있다. 


모든게 인맥에 의해 해결되는 부분 지적
 
미국이나 외국에서는 돈만 주면 모든 곳에서 촬영이 가능하다. 오를리 공항에서 이틀 촬영했는데 보안구역 비보안구역을 떠나 모든 곳 촬영 가능했다. LA공항의 보안도 물론 매우 까다로움에도 불구하고 돈을 내고 활주로까지 촬영 가능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안 되는 곳이 너무 많다. 그런데 이걸 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 인맥을 동원해야 한다. 인천에서 찍은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도 처음에는 인천시에 요청을 했는데 허락을 해주지 않다가, 나중에 고위급 인사를 만난 이후에야 겨우 허락을 받았다. 이렇게 인천, 아니 한국은 되는 것도 안되고, 안되는 것도 되는 곳이다. 
 
이런 로케이션에서의 문제를 없애려면 제작자들끼리도 정보를 공유해야 되지만, 현장에서 촬영에 대한 원칙이 서야 한다. 현장에서 뛰는 사람들이 정보를 공유해주면 현장 사정을 잘 아는 로케이션 매니저 등 제작부들이 잘 공유하고 이야기할수 있게 될거 같다. 인천이라는 도시가 어둡고 범죄에 어울리는 도시적인 이미지가 있는건 사실이다. 너무 부정적인 이미지를 탈피하려고 하지 않아도 영화를 잘 찍으면 스릴러 느와르 장르여도 사람들이 인천을 친근하게 생각할 것이다. 
 

<인천영상위원회 이재승 팀장이 발제를 하고 있다.>


창작자들이 좋아하는 도시가 되어야

인천 출신의 시나리오 작가 김형준은 <창작자가 보는 인천 그리고 미래> 라는 제목으로 발제를 진행했다. 
그는 부산이 국제적 영화도시가 된 이유로 추억을 담은 도시.지역의 시공간을 아우르는 영화소재를 가지고 있어 창작과 촬영의 도시가 될 수 있었다는 점을 꼽았다. 

부산 출신 영화인의 꾸준한 배출과 부산 배경 작품을 배출해왔고. 국민들에게 부산의 주요 장소를 어필했다. 명소화되고 관광지가 되어 그래서 관광 수익과 도시의 인지도를 상승시켰다는 점을 지적했다. 인천을 창작자들이 더 좋아하는 도시로 만들어야 한다. 


네 번째 발제를 맡은 인천영상위원회 이재승 팀장은 <촬영지원현장을 통해서 본 인천의 영상 실태>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영상위 입사 직후부터 영화촬영 장소로서 인천을 알리는 일을 하고 있다." 타자들은 인천을 어떻게 보고 인천은 어떻게 소비되어 가는가"

내가 입사한 이후 인천에서 장기촬영한 작품은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즐거운 인생>, <미쓰 홍당무>, <크크섬의 비밀>, <그대를 사랑합니다>, <써니> 등이 있었다. 재작년에 로케이션 지원 신청한 작품이 52편, 그중에 5편이 성사됐고, 작년에는 약 160여편 신청에 70여편이 성사되었다. 올해는 10월 현재 기준으로 벌써 작년 숫자를 넘어섰다. 하지만 이런 제작 중에도 단기 촬영이 더 많고, 5회차 이상의 장기 촬영은 드물다. 아무래도 시나리오의 중심이 되는 도시가 인천일때 오회차 촬영이 넘어간다.


자연 아름답지만 잘 몰라서 안 가

이들은 주로 구도심 촬영을 매우 많이 하는데, 아무래도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최근에는 송도 청라 등 신도시가 생겨서 서구에서도 빈발하고 있다.인천할때 섬을 많이 생각하는데, 외려 자연 풍경은 실질적 촬영은 매우 저조한 상황이다. 아무래도 교통이 멀고 물류나 비용의 문제가 있지않을까. 또, 어떤 섬에 가면 뭐가 있다는게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인천에서 영화를 찍으면 생길 수 있는 이점은 세 가지인데, 서울에서 근접한 물리적 거리와 다양한 로케이션 자원. 영상위의 지원이다. 이전에 인천 배경영화 제작지원이라는 사업이 있었다. 사업 설계를 할 때는 인천 영상인력을 육성 지원하기 위해 지역에 대한 영화를 만들기를 바라며 만든 사업이었는데 그 결과 한공주, 도희야 흠잡을 수 없는 작품들이 나왔지만 지역민 스스로 바라보는 인천 이야기를 끌어내는 사람들이 많지 않고 지원 신청작도 적었다.


창작자가 바라보는 인천은 무엇인가에 대한 성찰 필요해

창작자가 인천을 소비하기보다는 내가 바라보는 인천은 어떤가에 대한 고민이 나와줘야 하는데, 이런 기반이 풍성했으면 좋겠으나 지금까지 정리된 현상들을 바라보면 창작자들의 인천 체류기간이 매우 적고 창작자가 원하는 이미지만 따가기 때문에 인천이 오롯이 담기지 못하는 상황이다. <섹스 앤 더 시티>가 뉴욕을 그리고, <노다메 칸타빌레>가 나가사키의 원폭 피해도시 이미지를 지운 것처럼, 비전을 만들어서 다양한 접근을 하고 단순히 장소가 소비되지 않고 장소에서 영감을 받을수 있게 시도를 해야 하겠다.

또, 이야기를 만들어 놓고 골라 쓸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도 있지 않겠나. 지역에서의 지역에 대한 접근과 표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도시가 풍성해지려면 남들이 인천에 대해 말하는 것을 기분나빠하기보다는 내가 생각하는 인천의 이미지를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보고. 인독협 사무실에서 공간에 대한 스토리텔링 모임이 진행되고 있다.


인천의 스토리를 담으면 상징물 없어도 인천 묻어나
 
여섯 번째 발제자 이란희 감독은 그동안 인천을 배경으로 한 다양한 독립영화를 찍어온 감독이다. 그는 <인천 영화인에게 인천이란?>이라는 주제로 설명을 시작했다. 2002년도에 인천에 와서 독립영화만 찍고 있는데, 인천 밖으로 나갈 필요를 잘 못 느끼곘다. 인천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세계적인 문제가 그 안에서 드러난다. 나의 <파마>라는 작품을 보면, 이주여성들에게 한글 수업을 하다가 강제로 파마를 당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찍게 된 영화다. 인천에 있는 미용실이 무대고, 영화 소품도 영화제 등에서 많이 도와주셔서 해결됐다.


"인천의 이야기가 영화 속에서 보편성을 드러냈으면"

이런 건 인맥과는 다른 이야긴데, 인천에서 독립영화를 하는 사람이 동의하는 영화를 만들 때 연대하는 마음으로 도와준다고 생각한다. 그런 마음으로 하고 싶다. 여기서 연대도 배우고 내가 사는 곳에서 함께 사는 사람들에 대해 애정을 가지고 지켜보는 일을 시작하게 됐다. 인천의 이야기가 영화를 통해 인간의 보편성을 드러내길 바란다.
 

<제물포구락부 테라스에 서서 개항장을 바라보는 조선인. 사진=박현주>

마지막 발제는 인천 계양도서관의 박현주 문헌정보과장이 맡았다. 그는 현재는 인천에 도서관이 삼십 개가 넘는 상황이지만, 인천에 도서관이 중앙도서관, 율목도서관 등 세 곳 밖에 없었던 시절에 부임했다. 그는 <고양이를 부탁해>를 정재은 감독이 찍던 시절, 인천영상위원회가 지금 하는 활동을 대신해 인천 내부의 로케이션, 인천 색을 시나리오에 입히는 작업 등을 도운 경험을 바탕으로 발제했다.


인천 그대로를 담으면 되는데, 이익 때문에 옆길로 새

박현주 과장에 의하면, 인천을 영화에 담을 수 있는가는 선택의 문제이다. 현재의 삶의 생태를 인정하는 환경으로 진행된다면 도시를 영화에 담는 일은 그렇게 부담스럽고 어렵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 도시는 그 자체가 아닌 관광이라는 이익의 렌즈가 하나 덧입혀 있다. 그래서 가만히 있는 도시에 페인트칠을 하고 이익을 추구하는 상황에서, 영화에 담을 때 조각조각내서 담지 않는 것이 더 어렵다.
 
그는 제물포구락부의 테라스에서 조선인이 서서 인천항을 바라보는 사진을 제시했다. 이 사진은 러일전쟁을 앞두고 찍힌 것으로, 도시가 가지는 정체성을 이야기할 때 밖으로부터 들어오는 외세, 변화를 빼고 이야기할 수 없다는 것을 한 눈에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그런 측면에서 당시 인천을 배경으로 쓰인 <뱅크> 등의 소설작품 등을 보면 인천이 어마어마한 스토리의 보고라는 점을 알 수 있다.


<고양이를 부탁해> 촬영 때 1인 영상위원회 역할

그는 인천은 항구 아닌 항구로, 시민들이 바다에 접할 수 있는 공간이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심지어 칠십년대에도 바다에는 철조망이 쳐져 있고, 소용에 의해서만 되는 것이지 바다를 느끼고 향유할 수 있는 공간이 아니었다. 당시 정재은 감독이 인천에 찾아왔을 때 도시 이야기를 써나갈 것이라 이야기했고, 그를 만났을 때 오기 전에 도시를 많이 관찰, 조사하고 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당시 나는 인천여상 학생들을 만날 수 있게 섭외를 하고, 이런저런 행정 일도 많이 도와 1인 영상위원회 같은 역할을 했다. 
 
개발이 더뎌서 도움이 되는 것들도 있었다. 그때 영화에 담은 집터는 아직도 그대로 남아 있다. 비록 <고양이를 부탁해>가 흥행에는 실패했지만 지금은 영화의 공공성과 다양성에 있어서 매우 큰 의미가 있는 영화가 되었다. 그런 관심을 통해 시민의 시네마테크 운동이 영화의 분위기를 만들어낼 수 있으며, 영화 관객들의 수준과 안목도 교육이 필요하다.

현재 남구에 미디어센터, 영상위원회 등이 있는데 이런게 좀더 큰 단위의 조직적인 포인트가 있었으면 좋겠다. 공공 다양성 영화를 무상으로 도서관에서 볼 수 있는 환경이 전국에 거의 없는데 현재 인천에서만 활발하게 잘 진행되고 있다. 전국적으로 이런 조류를 활성화해나가야 한다. 만약 필요하면 도서관측에서도 영화 관련 자료를 언제든 유통할 의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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