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대로' 운항 인천 여객선…이용객 불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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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대로' 운항 인천 여객선…이용객 불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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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7.15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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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1선사 1항로'…주민과 관광객 불만 고조

인천과 섬지역을 오가는 여객선업계가 비수기와 성수기를 가려가며 멋대로  영업을 하는 바람에 주민과 관광객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대부분의 여객항로가 1개 선사가 단독 취항하는 '독점항로'이기 때문인데 근본적인 개선책을 찾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15일 인천지방해양항만청과 연합뉴스에 따르면 현재 인천과 앞바다 섬지역을 오가거나 여러 섬을 잇는 12개의 노선에서 총 18척의 배가 다니고 있다.

여객선을 이용하는 도서민은 전체의 4분의 1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일반인이어서 연간 이용객의 절반 정도가 7~8월 피서철에 집중되고 있다.

이에 따라 요즘같은 주말에 인천시 중구 연안부두나 영종도 선착장을 찾으면 차도선(차량과 사람을 같이 싣는 배)을 타고 섬을 찾으려는 승용차들이 길게 줄을 선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한번에 탑승 가능한 규모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관광객들은 다음 배가 올 때까지 기다리는 경우도 많고, 승선권은 1주일 전부터 매진되는 사례도 비일비재하지만 해당 선사는 좀처럼 여객 정원을 늘리지 않고 있다.

여객선 승객 대부분이 섬 주민들로 채워지는 비수기에는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주민들에 따르면 몇몇 선사는 안개와 파도 등을 이유로 툭하면 결항하는 경우가 잦고, 선박검사 등을 이유로 자체 휴업하더라도 지자체 관공선을 투입하는 것 외에 별 대안이 없다는 것이다.

북도면 장봉도 주민 김모(51.여)씨는 "피서철에는 장봉도를 찾는 외지 차량이 크게 늘어 이를 태우기 위해 차도선이 정시 출발하지 못하는 경우가 잦다"며 "반면 비수기에는 날씨가 그리 나쁘지 않은데도 배가 안 떠 다른 섬으로 통학하는 학생들이 시험을 못 보는 경우도 있다"라고 하소연했다.

낙도지역 주민과 관광객의 불평ㆍ불만이 계속되는데도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는 것은 전체 항로의 상당수가 1개 선사가 1개 노선을 차지하는 독점항로이기 때문이다.

3개 선사가 1척씩을 투입해 연간 25만명 이상을 실어 나르는 인천~백령도, 인천~덕적도 항로를 제외하면 나머지 10개 항로는 독점항로인 셈이다.

지난 1월 인천과 연평도를 오가는 여객선 3척 가운데 2척이 소속 선사의 경영악화로 폐업하면서 독점항로는 9개에서 10개로 늘어 상황은 더욱 심각해졌다.

여객선 안전운항을 관리하는 인천항만청은 2008년 인천~제주도 항로의 신규 취항 신청을 끝으로 다른 항로에서는 추가 신청이 없었고, 낙도지역에 취항하는 영세 해운업체의 애로사항을 고려할 수 밖에 없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인천항만청은 필요에 따라 도착 시간과 기항지를 포함한 사업계획 및 운임을 변경할 수 있는 '사업개선명령'을 할 수 있지만 실효성은 낮은 편이다.

섬 주민으로부터 여객선 이용 불편 민원이 접수되면 항만청이 선사, 지자체 공무원 등과 협의해 시정 명령을 하게 돼있지만 안정적인 여객운송사업 보장을 위해 대부분 선사 측과 자율 합의를 유도하기 때문이다.

인천항만청 관계자는 "독점항로는 비교적 영세한 개인사업자가 취항하는 데다 여객수요 예측가능성도 낮은 편이어서 여러 선사가 진출해 과당경쟁한다면 이동권의 상실 등 여러가지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며 "여객선사의 안정적 경영을 위해 해당 선사에 독점력을 부여할 필요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섬지역 주민들이 독점항로 이용의 불편을 제기하더라도 당분간 비경쟁구도의 개선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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