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봉골 투어 코스’ 마을이야기 개발, 보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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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봉골 투어 코스’ 마을이야기 개발, 보급
  • 이종원 통두레실록 '틈만나면'
  • 승인 2015.11.13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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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두레 공동체 현장을 찾아⑥수봉골이야기 통두레


안녕하세요, 여기는 ‘수봉골’입니다.


숭의동에는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하는 6인의 마을 전도사들이 있다. 수봉산을 중심으로 한 15개의 굵직한 역사적 이야기들을 발굴해 투어코스를 개발한 ‘수봉골이야기 통두레’의 구성원들이 그 주인공. 통두레의 활동은 개항장에 치중되어 있던 인천의 역사적 시선을 분산시켰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오랫동안 살아온 마을에 대한 당연한 관심이 다양하게 벌어졌던 일들의 큰 기반이 된 것이다.

“처음엔 남구 학산문화원에서 이야기 발굴단으로 6명이 모였어요. 각자가 남구에서 오래 살았던 사람들 이에요. 저 같은 경우에는 지금 태어난 집에서 살고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마을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다는 사실이 좀 불편해서 역사에 대해서 알아보자는 생각으로 오랫동안 이 동네에 살았던 사람들을 찾아 뵈면서 15개의 마을 이야기를 발굴했어요.”

그렇게 완성된 ‘수봉골 투어 코스’는 미군의 물자수송을 위해 ‘주안역’ - ‘남인천역’을 잇던 ‘주인선’의 옛 자리부터 시작해서 인천의 3대 브랜드 소주를 생산했던 ‘와룡 양조장’, 특유의 분위기로 인해 최근 영화계의 뜨고 있는 촬영지 ‘제물포 시장’, 수봉산 자락과 인천 최초의 아파트 자리인 채석장을 지나 공가를 재구성해 청년 작가들과 지역 주민들의 커뮤니티 공간으로 사용되었던 ‘수봉다방’까지 이어진다. 이전엔 무심코 지나쳤던 거리들에 깃들어있는 이야기들이 수봉산 능선 따라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역사를 통한 참여의 장 만들기

통두레에서는 좀 더 많은 사람의 관심과 참여를 위해 마을 방송과 사진 전시도 준비 중이다.
또한 현재 공원이 조성될 예정인 남아있는 주인선 부지를 어떻게 보존하고 알려야 할지 다방면으로 기획을 하고 있다. 폐철로를 단순한 고물덩어리가 아닌 사람들이 기억이 담긴 매개체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이를 홍보하는 영상을 제작해 자치행정부 공모사업으로 제출했다고.

“이런 일들이 당장 큰 성과를 기대하기는 힘들지만 옛날 이야기들은 곧 당신들의 이야기니까 그것과 관련된 본인들의 사진을 전시하면서 자연스럽게 마을에 대한 관심을 끌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린 아이들도 그 과정 속에서 마을에 대해 알게 되는 것이죠. 그것이 주인선 폐선로 같은 실제 남아 있는 장소 위주로 되면 더 좋겠죠. 서로의 참여를 독려할 수 있는 물꼬를 트는 작업이라고 생각해요.”


마을, 그 오래된 미래

“인천이라는 도시가 토박이가 별로 없어요. 그러다 보니 다른 지역보다 애향심이 적은 편이에요. 내가 사는 동네에 대한 이야기를 알아가다 보면 인천에 사는 우리들, 살았던 어르신들, 그리고 살아갈 우리 아이들이 인천이라는 도시에 대해 관심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에요. 우리의 일이 그런 사람을 키워냈으면 해요.”

‘내가 살고 있는 마을의 역사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계시나요?’ 꽤나 오랫동안 한 곳에서 살고 있는 사람일지라도 이 질문에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살아내기 바쁜 나머지 정작 우리가 디딛고 있는 장소와 시간에 대한 생각은 부족했던 것이 아닐는지. 오늘부터 나보다 더 오랜 시간 마을을 지키고 계셨던 어른들에게 질문을 건네 보도록 하자. ‘예전에 여기는 어땠어요?’. 케케묵은 서재에서 먼지 쌓인 책을 꺼내 볼 때의 설렘처럼 과거의 이야기는 새로운 두근거림을 선사할 것이다. 내가 열리고, 세대 간 소통이 이루어지고, 마을이 의미 있어지는 마법이 시작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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