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자본’의 간극 '생활예술'이 메꿀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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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자본’의 간극 '생활예술'이 메꿀 수 있어"
  • 진달래 기자
  • 승인 2015.11.24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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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산문화원 '생활문화와 공동체 마당운동' 토론회 열어

<영화공간주안 상영관에서 진행된 토론회 모습>

“마당 2.0포럼 생활문화와 공동체 마당운동- 학산마당극놀래를 중심으로 “를 주제로 한 토론회가 24일 오후 2시 남구 영화공간주안에 위치한 주안미디어센터 상영관에서 열렸다. 

첫번째 발제로 나온 (사)문화다음 추미경 대표는 “생활문화 부상의 배경과 흐름”이라는 주제를 발표했다.

“왜 우리가 주민주도적인 문화활동에 주목하는가?” 

추 대표는  먼저 수많은 문화 패러다임들이 지역을 스쳐갔는데, 문화와 지역이 중요한 핵심어로 등장하고 주목하는 현상은 시대적인 변화라고 할 수 있다고 진단하고, 이런 부분들이 국내에서 지방자치제도 도입과 함께 지역문화의 활성화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발제를 시작했다.

"그동안 지역문화 정책이 바뀌어오는 가운데 무형적인 가치에 주목하게 되고 삶의 성찰로 이어지는 것 같다. 이를테면 부산 감천마을, 동피랑 마을, 대구 방천시장 등을 보면 마을 전체의 디자인을 통해 구도심이나 시장같은 공간이 생활 속 문화로 활용되고 있다. 사람들이 이제 잘 찾지 않는 지역들이 시대 변화 속에서 지역 재생에 대한 고민이 많이 되고 있는데, 그런 흐름들이 마을 문화나 공동체 문화에 대한 인식과 실천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폐 철도들, 어촌의 가난한 풍경들이 이제는 생활문화에 대한 귀한 자원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지역문화시대로 전환된 90년대 후반부터 최근 수년 사이 각 지자체 재단의 여러가지 공간들이 활성화되어, 지역문화 정책의 근간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이제 이런 정책을 통해 관객개발을 넘어선 문화예술교육이 이뤄지고 주민주도적 지역문화를 만들어가는 정책이 확산되고 있다.

문화정책의 발전에는 4단계를 볼 수 있다. 예술을 실행할 수 있는 기반인 도구와 공연장 등 하드웨어 지원, 그 내용을 채우는 소프트웨어에 대한 지원, 이것이 단기적일 수 있다는 비판에 의해 사람들의 육성을 지원하는 사업, 그리고 마지막으로 비예술인들에 대한 문화예술교육 등의 지원이다. 이런 노력을 통해 예술과 문화는 이제 특별한 이들의 전유물이 아니라 모두에게 확산되었다. 문화 민주주의를 통해 문화나 예술은 프랑스 사회학자인 부르디외가 정의한 사회자본으로서 생활문화의 중요성이 인식되었고, 물리적 자본을 넘어서 네트웍 자본과 사람들의 활동이 굉장히 큰 역할을 한다."

“부르디외적 의미에서의 ‘문화자본’의 간극을 생활예술이 메꿀 수 있어”

한국에서도 이런 문화자본을 공유하고 확산시키기 위한 시민 차원의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 성남의 문화사랑방, 인천의 문화바람, 서울의 성미산 등이다. 자신이 살고있는 일상 속에서 자발적으로 실천하는 문화활동은 이전의 프로/아마추어 예술의 경계를 넘어선다. 이렇게 누구나 창작하는 활동 속에서 사회 간의 창의적인 커뮤니케이션 기능을 한다.    

공동체와 생활예술의 관계에는 시민성, 지역성, 예술성이라는 3가지 요소가 있다. 이를 증진시키기 위해 문화기본법과 문화권으로서 생활문화와 관련된 조항들이 생겼다. 지역문화진흥법에는 생활문화 개념 정의와 생활문화 개념 명시되어 있다. 이런 법에 따라 시민들이 자발적 예술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지원할 수 있다.

다만 그동안의 문화예술 교육에 대해 문제의식을 몇 가지 가지고 있다. 일단 생활예술에 대한 개념과 현장에서 하고 있는 실천의 간극이 좀 크다. 이를테면 자신들이 직접 문화를 만들어낼 고민이 먼저 있기전에 사업이 오는 경우들이 있다. 또한 지역문화정책 추진에서의 시행착오 패턴이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 주민 주도적 활동내용과 주체 역할의 범위와 내용은 불확실하며, 생활공통체 속 문화 가치화가 지향점인데 현실에서는 도구화되는 경향이 있다. 전문예술과 생활예술이 혼선되고 넘나드는 데에서 생겨나는 이슈에 대한 해결이 필요하며, 또한 전문 기획자가 생활문화에 정말 필요한 것일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 남아 있다."

생활문화기본계획 내 생활문화 진흥 조항 잘 이용해야

발제에 이어 인천문화재단 허은광 기획경영본부장이 추 대표의 발제에 대한 토론이 이어졌다. 그는 생활문화가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지역에 안착하기 위해 시민의 삶에 녹아드는 사업이 되기 위한 방안을 준비해야 한다고 보충했다.

또한 기획, 매개, 촉진의 역할을 하는 전략적 행위자들이 아직 부재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현존하고 있는 기관들과 역할 분담을 할 것을 제안했다. 그에 의하면 지역문화진흥법 제 6조에 따라 수립되는 지역문화진흥기본계획에 생활문화 진흥이 명시되어 있으므로, 지자체가 이를 이용해 실정에 맞는 정책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할 것을 촉구했다.
 

<토론회를 찾은 학산문화원과 남구청 관계자들 및 청중들.>

두 번째 발제로 김종길 경기문화재단 문예진흥실장의 발표가 이어졌다.

“생활문화와 공동체예술의 다사리 그물망”이라는 제목으로 그는 그는 문화예술교육이라는 단어가 주는 실제 현장 사람들의 혼선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지역문화진흥법 제정은 문화정책에서 지역문화가 대두된 중요한 계기였지만 그 이전에도 다양한 ‘생활문화’ 정책이 선행되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는 최근 부산에서 열린 생활문화예술 축제에서 “오늘 예술하셨나요?” 라는 캐치프레이즈가 사용되었음을 언급하며 그는 “생활, 문화, 예술 이라는 서로 다른 세 가지 개념을 서로 분리하기 어려워 동시에 사용하고는 있지만, 정책적으로는 좀더 정교한 개념어에 대해서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생활문화가 아닌 '생활예술'이 더 적합 

그에 따르면 지역문화와 생활문화의 정의에는 예술이 없으나, 실제 생활문화 정책의 실제에서 생활문화는 생활예술에 더 가깝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89년 문화부가 처음 생기고 이어령 전 장관의 인터뷰를 보아도 “문화적 실천의 구체성은 예술에 방점이 찍혀 있었다”며, 개념적 오류들을 이제 좀 바꿔내어가자고 제안했다. 그는 열 가지 동물이 합쳐져서 ‘용’이 된다는 점을 언급하며, 공동체 예술이란 전체적이고 건강한 ‘모두가 한 몸 같은’ 하나됨을 표현하는 일임을 강조하며, 관계 맺기를 통해 생활 예술이 모두를 위한 예술로 변화해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두번째 발제의 토론을 맡은 서영수 부산문화재단 본부장은 문화자치와 문화분권을 통해 문화민주주의 시대로의 비전과 미션을 계속 이어나가야 한다고 동의했다. 이를 위해 네트워크 기반형 플랫폼 사업을 개발하고, 거버넌스 파트너십을 구축하며, 사람과 기술, 문화로 융성하는 부산과 같이 지역에 특화된 사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세 번째 발제로 학산문화원 박성희 사무국장은 “학산마당극놀래의 성과와 과제”라는 제목으로 생활문화로 다시 보는 학산마당예술운동에 대해 설명했다. 5분짜리 학산마당극 동영상을 함께 준비한 박승희 국장은 “학산마당극놀래는 남구 21개동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여 예술가와 함께 마을의 역사를 비롯해 현재를 살아가는 삶의 이야기를 마당극으로 공동 창작하여 경연마당을 펼치는 시민창작예술제”라고 정의했다. 연극, 풍물, 영상, 판소리,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한 총체예쑬인 학산마당극놀래는 “자아를 발견하고 이웃이 공감하며 주민이 주인이 되는 마당예술운동을 지향”한다고 밝혔다.

창작예술활동을 직접 수행하는 주민들

그에 따르면 학산마당극놀래는 이제 지역문화 네트워크의 플랫폼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마당문화예술학교를 운영하고, 그를 통해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공급하며, 지역 공동체 예술 동아리들을 중심으로 한 축제를 추진하여 이 모든 과정이 ‘학산문화예술tv’에 담긴다. 이를 위해 진성회원 확보가 필요하며, 이 과정을 통해 개방과 참여를 통한 창조적인 조직문화가 형성될 수 있다.

이를 통해 그동안 학산마당극놀래 브랜드가 정착되고, 21개동 마당예술동아리의 경연마당으로 정착되었다는 점을 그는 큰 성과로 꼽았다. 또한, 주민이 주체가 되는 창작예술활동의 흐름을 형성했으며, 회원들이 동아리의 비전과 목표를 가지고 독립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또한 주민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리더가 형성되고 남구의 스토리텔링 창작산업의 토대가 마련되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앞으로 학산마당극놀래를 독립으로 전환하는 시도를 하고 있으며, 국내외 마당극 교류 및 세계마당극제를 위해 준비하고 마당예술동아리 활동과 네트워크가 생활문화센터의 중점 사업이 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마을 문화예술에 그치지 않고 마을 사업, 생활문화의 매개자로 

세 번째 발제에 대해서는 '한밭문화마당의 이춘아 대표가 토론을 맡았다. 그는 마당극이라는 이름은 상당히 확장적인 의미이며, 50년이 넘는 문화원도 많은 가운데 13년을 헤아리는 신생 조직으로서 학산문화원이 굉장히 좋은 사례를 많이 만들고 있다고 칭찬했다. 그는 지역 내 문화활동가들이 예술과 활동도 하지만 실제 각자의 개인 사업도 있어서 바쁘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번 기회에 학산 마당극 놀래를 독립화시키는 과정도 중요하지만 마을 사업이란 관점에서 보는 것도 강해져야 자생적으로 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마당극 이외에도 생활문화의 매개자로서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역량강화 프로그램도 보강되어야 할 것이라고 보충했다.

100분에 가까운 발제를 마치고 자유토론 시간에 장승덕 남구의회 의장은 “생활문화 공동체와 마당예술운동 토론을 했다. 금년도 문화예술 예산이 인천에서 약 100억이 안 되는 것 같다. 포괄적으로 봤을 때 그랬는데. 많은 예산은 아니지만 잘 해와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앞으로도 주민자치 프로그램 등을 통해 계속 지역예술교육이 유지되고 번영하는 데에 시민들의 힘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마을 내 공동체성에 집중한다는 측면에서 동아리와는 인식 달라

한 참석자는 자유토론에서 해당 문화예술활동이 취미 동아리와 어떻게 다른지에 대해 질문했다. 이에 추미경 대표는 “모든 개념이 열려있는게 힘든 상황이긴 하지만 계속 열려있어야 한다고 본다. 문화 예술이라는 것도 한국에서는 정확히 정의되어 있지 않다. 생활문화라는 개념이 포괄적으로 쓰이긴 하는데, 동아리같은 예술과 구분된다는 점은 시민성과 공동체성, 관계성을 주목하는 관점, 태도의 차이, 사회랑 관계를 맺을 것인가에서 차이가 난다. 사실 활동 자체로만 보면 변별력이 떨어질 수 있다.” 고 답했다.

또 박성희 사무국장은 “위에서 내리꽂는 방식이 있으니 이걸 넘어서야 한다.”라는 질문을 해 주셨는데 현장에 나가서 조직을 하는 건 아무래도 목적의식이 있는 방식이다. 이런 인위적인 조직에 자발성이 없다고 보냐면 그건 또 아니다. '반딧불이 도서관'이라는 작은 도서관이 있는데 뭔가 활동하고 싶지만 비전이 없었을 때 저희에게 건의를 하고 2년 연속 마당극을 했다. 이제는 책을 매개로 한 그림자극을 스스로 운영하고 있다. 우리는 그런 기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마중물로서의 기간은 필요하면서 아까 보신 바처럼 10개 정도의 동아리는 지속 의지가 생기고 그것을 통해 문화자원봉사들을 할 수 있는 것이 배태되고 있다.”

남구와 학산문화원은 이 토론회의 결과를 가지고 지역의 생활문화센터 조성에 있어 공감을 높이고 구체적인 실현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토론회에 앞서 박우섭 남구청장은 축사에서 “이 토론과 지역문화활동의 번영을 통해, 주민들이 문화예술을 단순히 향유하는 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발신자가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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