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진항 폭발사고를 벌써 잊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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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진항 폭발사고를 벌써 잊었는가?
  • 김계원
  • 승인 2015.11.26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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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칼럼] 김계원 / 인천경실연 환경안전위원장

 인천은 수도권, 나아가 대한민국의 관문으로 이의 핵심요소인 공항, 항만, 산업단지가 입지해 있다. 이 때문에 인천지역은 수많은 사람과 물질들이 드나들고, 머무는 대한민국의 플랫폼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러한 공간적·입지적 특성은 인천의 이미지 결정이나 미래비전, 그리고 발전전략 등에서 인천의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는 요소이며, 실질적인 성장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유념하여야 하는 것은 이러한 환경적 특성이 동시에 우리의 삶을 위협하는 위험요인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는 이러한 위험성을 3개월 전인 8월 12일 발생하였던 중국 텐진항 폭발사고에서 간접적으로 경험한 바 있다. 중국 텐진항 폭발사고는 텐진항 항만구역의 컨테이너 부두지역에 위치한 물류창고 내에 보관 중이던 유독성 화학물질인 시안화나트륨이 폭발하여, 소방관을 포함한 150여명이 사망하고, 500여명이 넘는 부상자가 발생하였으며, 수십억 달러가 넘는 경제적 손실을 야기한 안전사고이다.

우리나라에서도 1995년 씨프린스호 원유 유출사고, 2007년의 허베이스피리트호 원유 유출사고뿐만 아니라 2013년 2만톤급의 화학운반선 마리타임메이지호의 화학물질 유출사고, 올해 1월 울산항에서 발생한 화학물질운반선 한양에이스호 폭발사고 등 위험·유해물질과 관련한 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그런데 폭발사고가 난 중국 텐진항과 인천은 자국의 해상관문 역할을 수행하는 항만도시라는 점, 우리의 삶이나 산업분야에 필요한 각종 위험·유해물질(HNS : Hazardous &Noxious Substance) 들이 입·출입 되고, 보관되며, 다시 차량을 통해 다른 지역으로 운반되는 경로라는 면에서 서로 닮아있다.

실제 인천은 한해(2014 기준) 선박출입량이 35,363척에 이르고 있고, 1년 물동량이 150,083,888 RT에 이르고 있으며, 이 중 위험·유해물질로 분류 되는 황화수소, 벤젠, 톨루엔, 질산, 헬륨, 염소, 염화아연, 자일렌, 사이안화물 등의 운반 건수도 620건(인화성 가스 13건, 독성가스 10건, 인화성 액체 189건, 가연성 고체 13건, 자연발화성물질 27건, 독성물질 29건, 물반응 물질 2건 등)에 달하고 있다.

인천은 입지적 특성 대문에 유독 위험·유해물질 관련 시설이 많은 지역 중 하나이다. 이 때문에 지역에서 이와 관련한 이슈나 갈등이 첨예화 되어 있다. 송도 LNG 생산시설의 가스탱크 증설과정에서의 갈등, 서구 SK석유화학 파라자일렌(PX) 공장 증설로 인한 갈등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렇게 드러나 있는 사안보다 좀더 광범위하게 산재해 있는 다양한 위험·유해물질에 대한 파악과 관리체계를 갖추는 것이다. 현실이 이럼에도 해당 관청인 인천시는 테진항 폭발사고 이후에도 지역 내의 위험유해물질의 입출입, 보관, 운반경로 등에서의 종합적 관리체계를 갖추려는 어떠한 노력도 보이지 않고 있다. 

물론 항만, 공항 등 중앙정부가 관리권을 지니는 지역에서의 위험·유해물질의 이동과 보관의 1차적 관리책임은 중앙정부에 있고, 중앙정부 차원에서 합동안전점검, 법·제도적 보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위험·유해물질과 관련한 사고는 폭발 및 화재발생, 중독 및 질식, 광범위한 환경파괴와 생태계 교란, 2차적인 유독물 생성 등 광범위하고, 파괴력 있는 역기능을 야기 시키기 때문에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다. 이러한 위험·유해물질로 인한 사고의 직접 피해자는 인천시민이다. 때문에 이러한 안전영역은 돈의 논리나 정치적 논리가 개입되어서는 않되는 영역이며, 이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을 시급히 강구해야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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