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체에 대한 인문적 성찰, 자연과의 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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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체에 대한 인문적 성찰, 자연과의 화해'
  • 진달래 기자
  • 승인 2015.12.18 16: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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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상 도시환경생태연구장, <동물 인문학> 출간

인천의 대표적 생태환경학자이며 칼럼니스트인  한 박병상 인천 도시생태ㆍ환경연구소 소장이 새 책  <동물 인문학>이 출간됐다.  작년 11월 <탐욕의 울타리>를 낸지 1년여만이다.

<동물 인문학> 은 생명체에 대한 인문적 성찰을 통한 자연과의 화해를 담은 생태 보고서다. 모든 생명은 나름대로 가치와 의미가 있다. 우리는 동화를 읽으면서 토끼와 양을 잡아먹는 늑대를 증오하지만 그건 자연의 삶의 방식일 뿐 아니라 결코 필요 이상 잡아먹지 않는, 즉 불필요한 낭비는 없는 자연의 질서를 실천하는 것이다. 

인간은 동물의 관점에서 볼 때 어떤 동물일까? 인간처럼 잔인하고 철없는 동물도 없을 것이다. 이 책은 ‘생태’의 관점에서 여러 동물들을 살펴보면서, 때로는 동물들과 결코 친하지 못한 인간에게 성찰의 메시지를 던진다. 그리고 묻는다. 자연이라는, 지구라는 거대한 공존의 공간에서 인간이라는 동물은 혹 스스로가 얕잡아보는 해충들보다도 못한 존재가 아닌가? 

맹꽁이를 예로 들어 보자. 우리는 맹꽁이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학자들조차도 맹꽁이가 장마철에 운다는 것, 어떻게 생겼고 어디에 알을 낳아 얼마 만에 성체로 변태해 사라진다는 정도만 알 뿐, 장마철 전후엔 어디에 머물며 무엇을 먹고 얼마나 동면하는지는 거의 모른다. 막 변태한 어린 맹꽁이는 어린이 새끼 손톱만 한데, 다음 장마철에 나타나는 성체는 45밀리미터나 된다. 그 사이의 행적은 아직까지 미스터리다. 

이 책은 인문학자 김경집의 표현대로,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거나 유심히 바라보지 못한, 그러나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되는 중요한 문제를 다양한 생명체들의 관점에서 파헤치고 있다. 갯벌의 연체동물에 이르기까지 생태계의 모든 동물들을 만나면서 우리는 과연 우주가, 자연이, 그리고 궁극적으로 생명이 무엇인가에 대한 근원적 물음에 직면한다.” 

영국의 제임스 러브록은 지구를 하나의 생명체라고 주장한다. 진화와 멸종을 반복하며 표면의 수많은 생명체들이 숨 쉬고 먹고 배설한 이래, 지구는 자신의 체온을 유지하면서 대기를 구성하는 원소의 균형을 변함없이 유지해 왔다며 그는 지구를 ‘대지의 여신’, 즉 ‘가이아Gaia’라고 찬미했다. 

이 책은 12개 항목으로 나누어 해안, 갯벌, 논, 과수원, 골프장, 4대강, 도시 주거지 등 모든 지역에 걸쳐 많은 동물들이 우리 조상과 어떤 평화 관계를 맺고 살아 왔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들이 이 대지에 언제쯤 왔는지에서 시작해 각 동물의 생활 특성, 또 사람에 의해 어떻게 참담하게 이 땅에서 쫓겨나고 있는지 등을 생생하게 들려준다.

또한, 40종 이상의 동물의 생활상과 과거 개발 전의 우리 부모 세대들과 공생했던 동물들의 모습을 이야기로 전하며, 이런 동물과 사람이 공존하는 세계의 복원만이 우리가 이 땅의 모든 생물과 평화롭게 사는 방법이라고 역설한다. 질병이 돌면 양계장의 닭들은 살처분을 면하지 못하지만 자유로운 삶과 휴식이 보장된 마당의 닭들은 큰 피해를 입지 않는다. 약에 의존한 인간의 평균수명이 는 대신 건강수명은 오히려 후퇴했다. 사람만이 아니다. 사람 주변을 떠나지 못하는 애완동물도 그렇다. 에드워드 윌슨은 “인간이 지구상에서 사라지면 세상은 그대로 돌아가겠지만, 곤충이 사라지면 인간은 몇달 못가 멸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북스 출판. 정가는 18000원. 시내 서점에서 구입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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