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어선 불법조업, 근본 대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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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어선 불법조업, 근본 대책은?
  • 김송원
  • 승인 2016.06.08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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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칼럼] 김송원 /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7일 연평도 어민들의 중국어선 나포와 관련, 합동참모본부와 해양경비안전본부로부터 현안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강도가 도망가는데 선 있다고 못 넘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5일 인천 옹진군 연평도 어민들이 직접 나서서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불법으로 조업하던 중국어선 2척을 나포한데 따른 것이다. 해경은 중국어선을 나포하는 과정에서 조업구역을 이탈한 우리 어선들의 위법 여부를 조사 중이다. 정 대표가 현안보고를 받던 날에도 300여척의 중국어선이 NLL인근에 몰려들었다.
 
한편 김정재 원내대변인은 회의를 마친 후 “중국어선은 북한에서 허가를 받아 일하다가 불법으로 내려오는 것”이라며 “서해안 NLL 지역은 긴장도가 높아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 충돌이 일어났으면 군사적, 외교적 문제로 비화될 소지가 컸다”고 밝혔다. 이어 “근본적으로 해결을 하려면 남북 간에 협정을 통해야하고 한중이 외교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사안”이기에 “지금 상태로는 (어민들에게) NLL 쪽으로 못 가게 하는 게 최상책이라고 한다”고 전했다. 중국어선 불법조업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닐진대 정부여당은 무대책으로 일관하고 있다.
 

# 어민들을 NLL 쪽으로 못가 게 하는 게 최상책?
 
2014년 11월 10일 APEC정상회의(중국 베이징)에서 한중 정상이 FTA 타결을 공식 선언했다. 하지만 11월 초 대규모 선단을 이룬 중국어선 1천여척이 인천 앞바다 백령도·대청도·소청도 등 우리 어장에서 ‘싹쓸이 불법조업’을 자행했다. 게다가 보통 NLL을 통해 출몰하던 중국어선이 자기네 해역에서 우리 해역으로 바로 들어온 것이다. 어민들이야 엄연한 우리 영해 침범이고 해양주권의 문제이니 정부여당의 대책이 나오리라 기대했는데, 일언반구가 없자 거리로 나섰다.
 
“대마도는 일본 땅! 독도는 우리 땅! 백령·대청·소청은 중국 땅?”이란 현수막을 걸고 인천시청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11월 12일) 내친 김에 새누리 중앙당사, 국회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실 등을 찾았고 국회 정론관에서 대정부 촉구에 나섰다. ①한중 불법조업 공동단속 등 중국어선 불법조업에 대한 외교적 방안을 강구하라 ②해경 해체로 인한 중국어선 불법조업 단속 방안을 강구하라 ③해군은 중국의 영토침해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다하라 ④중국어선 불법조업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를 보상하라 ⑤도서민의 생계 제고를 위한 방안을 마련하라 ⑥중국어선 불법조업으로 인한 범칙금 등 세입을 해당목적에 써라 ⑦위 사항에 대한 협의기구를 만들어라 등이다. 결국 정부는 11월 20일 오전, 정홍원 국무총리 주재로 국가정책조정회의를 열고 ‘중국어선 불법조업 대응방안’을 마련했다.
 

# 해경본부 인천 존치, 해경 부활이 관건
 
안타깝게도 진전된 건 별로 없다. 뿔이 난 서해5도 어민들이 ‘해상 상경 시위’를 감행하자 정부 관계자들이 옹진군청에서 대책회의를 가졌지만 상경 후 함흥차사다. 해경이 해체되자 중국 어선들이 환호했다고 전해지는 가운데 이제 인천에 있던 해경본부마저 세종시로 이전한다니 날개를 단 꼴이다. 정권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세월호사건의 책임을 해경에게 몰고, 조직마저 해체했다는 건 공공연한 비밀이다. 하지만 한국·북한·중국이 NLL과 EEZ(배타적 경제수역)을 두고 군사적, 외교적, 경제적으로 갈등하고 있는 인천 앞바다는 해경본부를 원하고 있다. 그동안 적잖은 충돌을 완충해온 해양경찰의 부활을 진지하게 토론할 때란 거다.
 
지금은 연평도 어민들의 중국어선 나포 사건이 뜨거운 뉴스거리지만 늘 그랬듯이 시간이 지나면 정부와 정치권은 모르쇠로 일관할 거다. 20대 국회의원선거에서 여당이 내놓은 해양경비안전본부 세종시 이전 관련 대책은 중부해양경비안전본부 인천 존치. 해양환경관리공단 인천 유치 등이다. 서해5도민의 생존권과 생명권은 물론이려니와 국민 안전과 국가 안위에 직결된 사안임에도 현장 단속부서로 정책결정 부서를 대신하려 한다. 국가경영의 기본마저 무시한 조치다. 이에 우리 영해와 해양주권을 지키고 중국어선 불법조업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특단의 대책과 다양한 논의가 절실하다. 20대 국회의 역할이자 다가올 20대 대통령선거의 화두이기도 하다. 지역 정치권의 분발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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