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되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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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되는 중입니다.
  • 장현정
  • 승인 2016.07.26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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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장현정 / 공감미술치료센터 상담팀장

<인천in>은 지난 6월28일부터 공감미술치료센터 은옥주 소장과 미술치료의 길을 함께 걷고있는 딸(장현정)과 아들(장재영)과 [미술치료사 가족의 세상살이]를 격주 연재합니다. 은 소장은 지난 2000년 남동구 구월동에 ‘미술심리연구소’를 개소하면서 불모지였던 미술치료에 투신, 새 길을 개척해왔습니다. 현재는 송도국제도시에 공감미술치료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미술치료의 길을 걸으며 그동안 많은 후학을 양성하였고, 결국 자녀들도 미술치료 분야에 깊이 빠져 활동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가족 모두가 미술치료 분야에서 활동하는 경우는 매우 드믑니다. 그만큼 한 가족으로서 미술치료에 관한 지식도 풍부하고, 이해의 폭도 넓습니다. 또한 모·녀·자 세 사람 모두 미술치료의 전문가로서의 삶을 충실하고 즐겁게 살아감으로 세상을 더 밝게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좋을텐데 너의 손 꼭 잡고 그냥 이 길을 걸었으면
내게 너뿐인걸 니가 알았으면 좋을텐데" (성시경, 좋을 텐데)
 

참 신기한 일입니다.
분명히 이 노래는 연인들의 사랑노래였던 것 같은데 말입니다. 엄마가 되고 나니 이 노래는 아이에게 들려주는 엄마의 이야기가 됩니다.

 
"왜 또 생각하니 왜 또 전화기를 보니
왜 그 사진은 다시 꺼냈니
왜 또 멍해 졌니 닮은 뒷모습을 봤니" (리즈, 그댄 행복에 살텐데)
 

이 노래는 이별 노래로 유명하고, 참 슬픈 노래였는데 말입니다. 일하다 문득문득 아이를 생각하며 멍해지고 자꾸 휴대폰 사진을 들여다보는 엄마의 이야기가 됩니다.
 
부모가 된다는 것은 참으로 신기한 일입니다. 이제 부모가 된지 2년 조금 지났을 뿐인데 제 삶의 모든 촉각이 아이를 향해 있는 것 같습니다. 아이의 욕구를 살피고 수용하며, 아이를 보호하고 양육합니다.
 
지금 시기는 생애 발달 과정 중 정서발달에 가장 중요한 시기입니다. 영아기의 심리정서 발달에서 가장 중요한 단어는 ‘애착’ 입니다. 생후 3년간 양육자와의 안정된 애착은 이후 인간관계와 상호작용에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아이들은 어머니에게 ‘절대적 의존’하는 단계에서부터 ‘상대적 의존 단계’를 거쳐 ‘독립’을 하는 단계로 발달해 갑니다. 영아기는 ‘절대적 의존’시기로 부모의 돌봄이 아동의 생존에 가장 중요합니다.

 
절대적 의존 -> 상대적 의존 -> 독립
 

군대에서 발생한 구타사건에 관한 기사를 읽다가 소리 내어 울었던 적이 있습니다. 이 작은 아이도 ‘독립의 단계’가 되면 군대를 갈 것이고 그때가 되면 제 손이 닿지 않는 곳에서 스스로 살아가야 할 것입니다. 그 때를 위해 부모로서 할 수 있는 것은 마음의 힘을 키워주는 것, 지금 충분한 돌봄을 제공하는 것이었습니다.
 
대상관계 이론가인 Winnicott(1971/1997)은 돌봄을 위한 촉진적 환경으로 여섯 가지 돌봄의 기술(안아주기, 다루기, 대상 제공하기, 반영하기, 버텨주기, 놀이하기)을 이야기 했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돌봄의 기술을 다음과 같이 설명해 봅니다.

 
1. 아이의 몸과 마음을 안아주기
2. 아이의 감정과 욕구를 적절히 다루기
3. 아이에게 엄마의 품, 가슴 등 애착 대상 제공하기
4. 아이의 마음과 행동, 말을 반영하기
5. 아이가 모험을 시도할 때 든든히 버텨주기
6. 아이의 표현과 발달을 돕는 즐거운 놀이하기
 

하지만 부모들이 이 모든 기술을 늘 최상의 컨디션으로 제공하는 것은 아닙니다. 고단할 때는 짜증을 내기도 하고 아이의 마음을 읽지 못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한 아동의 성장을 위해서는 ‘완전한 엄마’가 아닌 '충분히 좋은 엄마(Good enough mother)'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이 사실은 완전할 수도 없고 완전하지도 않은 우리 부모들에게 큰 위로가 될 것입니다.
 
‘가족은 핏줄보다 역사’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렇게 아이와 돌봄의 시간을 보내다 보면 우리의 역사가 쓰여질 것입니다. 차곡차곡 시간을 함께 보내며 추억을 만들어 가고 완전하지는 않지만 충분히 노력하며 좋은 부모가 되려고 애쓰는 중입니다. 그렇게 부모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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