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물은 역사와 애환을 간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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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물은 역사와 애환을 간직하고 있다
  • 류재형
  • 승인 2016.08.25 15: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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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문갑도에서의 무언의 대화3




 
문갑도 마을 골목길 풍광입니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이 길을 좋아합니다.
나무와 담쟁이 넝쿨이 뒤덮고 있는 좁은 골목입니다.
주인은 살고 있지 않고 문에도 담쟁이 넝쿨이 뒤덮고 있습니다.
이 집을 지키고 있는 무심한 무궁화만이 그늘 속의 마을 사람을 끌어드립니다.
 






그 바로 아랫집의 모든 담과 집은 초록색으로 칠을 했습니다.
슬픔과 고통의 삶의 표현을 이렇게 해놓았습니다.
625전쟁을 지내면서 아픔을 간직한 주인의 마음입니다.
더 평화로워지기 위한 염원일까요?
모든 사물들은 이렇게 살아가는 동안, 정도는 틀리지만 애환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어느 순간 이것들은 스물스물 올라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뒤틀린 현상을 보이기도 하지요.
 
하지만 세월은 흘러 마음속에 간직한 애환들은 기억 속으로 사라지게 합니다.
 
 



파노라마로 펼쳐진 이 지붕에서도 그 안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보듬으며 컬러의 깊이를 더해 그 존재의 이유를 드러냅니다.
 
이 마을을 드나들면서 삶의 존재가치는 무엇인가 내 스스로에게 물음을 던집니다.
뜨거운 폭염 속에서 잠시나마 깊은 시름에 빠져 봅니다.
 
 
어제는 문갑도 열흘밥상 프로젝트팀이 워크샵을 진행했습니다.
서울의 요리사 선생님의 작업실에서 많은 이야기를 했습니다.
서로의 마음을 보듬고 밥상 앞에서 갈등과 치유의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다는 저희 팀의 이야기는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이어졌습니다.
끝나는 시간에 노래방을 들렀는데 벽에 붙여놓은 사장님의 싯귀가 눈에 들어옵니다.
 
마음꽃(양광모)
 
꽃다운 얼굴은 한 철에 불과하나
꽃다운 마음은 일생을 지지않네
장미꽃 백송이는 일주일이면 시들지만
마음꽃 한송이는 백년의 향기를 내뿜네







지난번에는 독일에서 공부하고 오신 의상디자이너 선생님께서 문갑도을 방문해서 요리사 쉐프 복장을 맞춰주기 위해 칫수를 잽니다.
다들 자신의 신체조건에 부끄러워하셨지만 은근히 기대감을 가지십니다.
가장 민감한 허리 싸이즈에 다들 놀래시는 눈치입니다.
전문가의 손길이 신체를 잴 때마다 가벼운 탄성이 흘러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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