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터키할아부지에게 홀라당 넘어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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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터키할아부지에게 홀라당 넘어가다
  • 김인자
  • 승인 2016.08.30 08: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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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미국 할머니 꼬시기(1)

김포공항에서 일본 하네다를 경유하여 14시간 37분만에 미국 엘에이에 도착했다. 지독한 길치인데다  초행길이며, 하네다공항을 경유해서 가는 미국행임에도 불구하고 하늘이 도우사 어찌 저찌하여 한번도 헤매지 않고 엘에이공항까지 무사히 잘 도착했다.
이제 마지막 관문인 검사대를 통과해야하는데 엘에이 공항에서는 라인을 쳐놓고 사다리타기처럼 여러 검사관 앞에 입국자들이 길게 길게 대기줄을 서있었다.
공항에서의 모든 검사는 왠지 사람을 주눅들게 한다. 죄지은 것도 없는데 타국에서 검사를 당해야하는 입장이라 정체모를 긴장을 하게 된다.
검사를 통과한 사람들이 줄줄히 검사대를 빠져나가고 앞사람이 검사받는걸 자세히 살펴보니 검사란게 생각보다 단순했다.
여권보여주기(안경쓴 사람은 안경벗고 검사관 쳐다보기) ㅡ좌우 엄지 지장 찍기ㅡ엄지를 뺀  좌우 네 손가락 지문찍기ㅡ전방에 매달린 카메라 쳐다보고 사진찍기
물론 검사관이 중간 중간에  영어로 뭐라 뭐라 물어보는거 같은데 그거야 닥쳐봐야 알 일이고 조금도 긴장할 필요가 없었다.

순서를 꿰고 나니 마음에 한결 여유가 생겼다. 하여 검사관을 내가 선택해야지하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흑인아저씨, 백인아저씨, 유색인종아저씨,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할아부지(켄터키치킨 광고에 나오는 할아부지랑 똑 닮은) 이왕 받는 검사라면 내가 좋아하는 하부지에게 받는 것이 좋겠지? 그렇다면 이 상황에서 내가 해야하는 일은 뭐?
비나이다 비나이다 이왕이면 저 캔터키 할아부지에게 검사 받게 해주소서 하며 정성을 다해 빌고 또 비는 일.
헤이~~하고 나를 부르는데 앗싸~~~~ 켄터키할아버지 당첨!
역시 내 기도발은 미쿡에서도 먹히는구나.
미쿡하부지 꼬시기 일 단계
할아부지와 눈을 맞춰가며 환하게 웃어드리기. 그랬더니 검사관할아부지도 나를 따라 환하게 웃으신다. (그렇치이~~~꼬시기 1단계 성공)
검사관할아부지가 여권과 컴퓨터를 번갈아 쳐다보며 나에게 물으신다. 비짓?
예스 비짓!
쉽네, 영어~~그리고 다시 한번 살인 미소발사~(내가 웃자 할아부지도 또 환하게 따라 웃으신다.)
순서대로 엄지지장 찍고 네 손가락 지장 찍고 얼굴사진찍고 (이 일련의 행동을 하는 동안 할아부지가 나를  쳐다보면 무조건 나는 윗니 아랫니 여덟 개 다 들어내고 환하게 웃어드렸다.)
검사 쉽네 겁먹을 필요없었네 하며  여권 받고 탱큐하며 검사대를 빠져나가는 내게 켄터키 할아부지가 엄지를 척 올리신다.
'모야 엄지지장 다시 찍으라고?' 멈춰서서 엄지를 지문대에  대니
켄터키할아부지 노노하며 엄지를 다시 척 올리시는거다.
"유 아 베리 큐티우먼 "하시며 나에게 이 어려운 영어를 하시는 거다.
그래서 나도 감사의 의미로 아주 어려운 비언어를 할아부지에게 날려 드렸다. 그것이 무엇이냐?
양엄지를 들어 쌍엄지 척~~~~
그랬더니 켄터키 할아부지 환하게 웃으시며 윙크로 화답을 주시는거다.
으아~~~~ 할아부지  선한 웃음에 반 넘어가고 그 매혹적인 윙크에  나는 완전히 넘어갔다.홀라당
아놔 나 이렇게 쉬운 여자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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