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껏 춤출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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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껏 춤출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 이남희
  • 승인 2016.09.07 09:1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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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화 인천시청역 오딧세이 광장의 춤꾼 / 이남희(가원초교 학교운영위원장)

인천시청역으로 근무를 시작하며 그간 관심 있게 보았던 청소년 춤 놀이터와 춤꾼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처음 계획은 '춤 추는 공간과 사람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데, 춤을 추는 친구들을 만나면서 내 이야기가 아닌 춤추는 당사자인 청소년들과 수차례 대화를 하게 되었다.
'우리들이 하고픈 대로 할 수 있게 어른들이 도와주면 안되나요?’,‘이런 공간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등의 이야기를 듣고, 인터뷰하며 어른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그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려주고픈 생각이 들었다. 가감없는 그들 생각을....

인천교통공사는 인천시청역 지하광장인 ‘오딧세이 광장’을 ‘청소년활동지원센터’와 함께 2007년부터 청소년 춤 놀이터를 확보하여 청소년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춤추는 공간으로 꾸몄다. 2013년에는 중앙무대 공연장을 만들어 청소년 문화공연을 개최하였고, 인천시내 동아리, 학교, 청소년들이 신청하면 청소년 공연도 하며 언제나 이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아쉬운 점은 ‘오딧세이 광장’이 누구나 사용할 수 있고, 공개된 춤 놀이터지만 인천에 자유롭게 춤을 출 수 있는 공간이 이곳 하나뿐이라는 점이다.



 

2016년 8월 어느날...
인터뷰: 이하현, 노현서, 이예슬 (한국문화콘텐츠고등학교 1학년)
김하은, 홍지윤 (구월여중 2학년 같은 반 친구들)
 

* 춤을 좋아하게 되었어요.

하현: ‘뮤직뱅크’같은 음악프로그램을 보면서 따라 추었다. 그리고 실제로 ‘엑소’를 만난 경험이 춤에 대한 관심을 갖는데 영향을 많이 끼친 것 같다.

현서: 초등학교 5~6학년 때 방과 후 선생님이 춤을 가르쳐주시면서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때 선생님이 기억에 많이 나고 참 좋은 분이셨다.

예슬: ‘드림콘서트’를 보러갔다가 춤을 좋아하게 되었다. 노래를 부르는 것도 역시 좋아한다.

하은: 유치원 때부터 무대체질이었다. 앞에 나가서 춤을 추거나 노래하는 것을 좋아했다. 조명을 받거나 주목을 받으면 오히려 더 힘이 솟는다.

지윤: 사실 춤은 한 달 후에 있을 학교 축제에서 반 친구들과 함께 추게 되어서 연습하게 되었다. 원래 춤추기를 좋아한 것은 아니지만, 이번 계기로 조금 관심이 생겼다. 몸이 생각보다 안따라주는데, 사람마다 춤에 대한 감각이 다른 것 같다.
 

* 춤을 출 때 어떤 식으로 연습하나요?

동영상을 보면서 파트를 나누어 연습한다. 멤버들 배역을 정해서 안무연습을 한다.

 
* 서로 어떻게 친해졌나요?


학교(한국문화콘텐츠고등학교)에 ‘그린나래’라는 춤 동아리가 있다. 춤을 좋아하게 되면서 동아리 활동을 함께 하게 되었고 아침에 첫차를 타고 인천시청역 춤 연습장에 모여서 춤 연습을 함께 한다.

 
* 춤을 추면 어떤 느낌이 드나요? 나에게 춤이란?

하현: 댄스 이즈 마이 라이프! 춤을 추면 원래 내향적이던 내 모습도 좀 더 외향적이고 역동적으로 표현된다.

현서: 춤은 내 삶의 락! 그 자체가 너무 즐겁다. 나 자신이 오롯이 되는 느낌이고, 내가 살아있는 느낌. 학교에서 스트레스 받던 내 자존감이 회복되는 느낌이다.

예슬: 나에게 춤은 해방이다. 춤을 추지 못하면 몸이 근질근질하다. 학교에서 너무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학교는 춤동아리에 대한 지원도 매우 부족하고, 춤추는 우리들을 보는 눈초리도 좋지 않다.

모두: 춤을 추면 서로 어떤 연대감, 동질감이 든다. 춤을 추면 간절하고 절실한 느낌이 든다. 학교는 뭔가 이기적인 느낌이다. 자격증만 많이 따야 한다고 강요하고, 우리가 정말 무엇을 좋아하는지는 관심이 없다. 우리가 무얼 생각하고 좋아하는지 조금 더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

하은: 춤을 추는 나는 또 다른 나. 새로운 내 모습을 보는 사람들과 그런 내 모습을 보며 스스로 성취감과 행복을 느끼는 모습이 있다.

지윤: 나에게 춤이란 약간 관심이 가는 미지의 영역이다.

 



* 춤을 추는 친구들의 생활은...

예고 진학을 전문적으로 준비하거나 오디션에 통과해서 가수가 되고 싶어 한다. 그냥 추기보다는 약간 목표를 가지고 춤을 추는 친구들이 많다.

 
* 학교에서는...

학교는 춤동아리를 비롯해서 동아리 자체에 대한 지원이 거의 없다. 명목상의 동아리 운영 같다. 선생님들도 출석 정도만 관리한다. 춤을 연습할 공간도 없다. 그래서 더 절실한 감정이 든다. 우리는 춤을 추고 싶은데 그런 우리를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학교에서 매우 소외감이 든다. 우리는 학교에서 규정지어지는 느낌이다. 우리가 우리의 모습으로 자신을 바라볼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이 없다. 외부에서 정해주는 대로 결정되는 걸 마냥 따라가기 힘들다.

하은: 교우관계에서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내가 마음을 많이 주고, 나에게 소중하니 그 친구에게 나란 존재도 소중하겠지 하고 믿고 있다가, 친구와 어이없게 등을 돌리는 일이 생기게 되고 난 그 친구에게 뭐였지 하는 회의감이 많이 든다. 공부도 여러 가지를 다 잘해야 하니 힘이 든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들을 추구할 수 있도록 학교가 도와주었으면 좋겠다. 지금의 학교는 너무 규정이 많다. 열린 학교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춤을 연습할 공간도 너무 없다.

지윤: 하은이처럼 나도 교우관계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크다. 공부는 등수에 대한 긴장이 있어서 하게 된다. 선생님들이 여러 부분에서 설명이 없이 그냥 강요하는 게 많으시다. 이유가 설명되었으면 좋겠다. 학교가 화장이나 머리모양 같은 부분을 보수적으로 많이 규제한다. 학교가 좀 더 지금 현실에 맞게 자유로워졌으면 좋겠다.
 

* 성인이 되어 지금을 추억한다면...


춤을 추는 아이들을 보게 되면 나도 옛날에 저렇게 춤을 연습했는데 하면서 추억에 잠길 것 같다. 물론 어른이 되어서도 춤을 계속 출 것 같다. 하지만 학창시절 친구들과 모여서 춤을 연습하던 시절은 두고두고 추억이 될 것 같다.


* 나중에 성인이 된 후 오딧세이 광장에서 춤을 추는 어린 친구들을 본다면?

하은: 춤추는 어린 친구들을 보면 옛날 생각이 날 것 같다. 나는 부모님이 반대를 하셔서 지원을 받지 못했는데... 하면서 그때 생각을 하면 슬플 것 같다. 어린 친구들을 응원해주고 싶을 것이다.


 


* 인천시청역 오딧세이 광장에 바람이 있다면?

현서: 꼭 인천시청역이 아니더라도 인천에 아이들이 춤을 연습할 공간이 정말 없다. 그래서 거의 매일 새벽에 첫차를 타고 만수동에서 이곳으로 온다. 이곳도 자리가 없어서 다른 팀이 먼저 하고 있으면 다 끝날 때까지 하염없이 기다려야한다.

하현: 연습공간이 좀 더 많았으면 좋겠다. 다른 역에도 있으면 참 좋을 것 같다.

예슬: 춤을 연습할 자리가 규모가 균등하지 않다. 좀 더 큰 자리로 가서 연습하고 싶은 마음은 이곳의 사람들이 다 갖고 있는데 큰 자리가 별로 없다보니 자리 맡는 게 힘들다.

하은: 연습을 할 때 사람들이 사용하는 스피커가 다양해서 어떤 팀은 연습하는 음악소리가 너무 크다. 가끔은 연습에 지장이 생긴다. 시설적인 부분에서 좀 더 보완이 있으면 어떨까 한다. 가끔 일찍 오면 이곳이 춤을 연습하는 곳인데 무대 위에서 자고 있는 사람들도 종종 있다. 그런 부분이 좀 불만이다.
항상 와서 춤을 출 수 있는 공간은 오딧세이 광장뿐이다. 춤을 연습할 공간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그리고 마실 수 있는 물도 있으면 좋겠다.
아침에 춤 연습을 하러 집을 나서면 참 이른 시간인데도 도착해보면 사람들이 춤을 연습하고 있다. 나보다 더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 있구나 하면서 더 열심히 해야지 다짐하게 된다.
 

* 학교에 바란다.

현서: 다양한 동아리에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았으면 좋겠다.
하현: 학교에 춤연습실이 생겼으면 좋겠다.
예슬: 선생님들만 생각하지 말고 우리 생각도 해주세요!
 

* 우리 사회에 한마디!

하은: 다양성을 인정해주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움직임이 현실적인 부분으로(기관, 시설 확충 등) 나타났으면 좋겠다.
지윤: 너무 안정적인 삶만 이 사회가 강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경험이나 계기, 과정에 대한 사회적 배려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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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미정 2016-09-08 09:28:04
저도 여기서 아이들의 춤을 몇번을 보았죠. 너무 보기 좋아요 ^^
하지만 야한춤은 우리 추지 말자~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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