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원과 재현 사이에서 - 대불호텔 복원을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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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원과 재현 사이에서 - 대불호텔 복원을 바라보며
  • 윤현위
  • 승인 2016.09.07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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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칼럼] 윤현위 / 자유기고가·지리학박사


작년부터 복원공사를 시작한 대불호텔에 대해서 지역언론사를 중심으로 관련 기사들이 조금씩 나오고 있다. 아트플랫홈에서 차이나타운으로 올라가는 길, 일본우선주식회사 건물 위로 조금만 올라가면 약간의 나지가 있는데 여기가 대불호텔터이다. 한국 최초의 호텔이라고 알려진 대불호텔은 1970년대에 철거되었으나 개항장 일대가 계속적으로 주목받으면서 그 일환으로 그 이전에도 계속 복원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었다.

  작년부터 구비 26억이 투입되면서 실제로 복원공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2017년 1월에 완성된다고 한다. 3층으로 된 대불호텔은 건물전체에 대한 설계도가 없기 때문에 아직은 고증이 온전하게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 그래서 실제로는 복원이라고 하지 못하고 재현이라는 단어가 많이 들린다. 현재 공정율은 약 40%정도로 알려져 있다.

  서구에서 유입된 숙박시설인 호텔은 그간 우리나라에서 있었던 숙박시설과는 다른 것이었고 근대도시로 새롭게 변하던 인천에서 호텔이 들어서는 것은 사실 이상하지 않았다. 다양한 나라의 사람들이 개항된 인천으로 들어왔기 때문이다. 대불호텔은 호텔 영업 이후에 청요리집으로 사용되고 공동주택으로도 사용되었다고 알려졌는데 처음과는 다소 다른 외관이었다 할지라도 남아있었다면 현재 남아있는 다른 건물과 함께 근대도시인천의 모습을 보여주는 소중한 자산이 되었을 것이다.

 
 
<중구청에서 제시한 조감도>
 

   그러나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대불호텔 건물은 오래전에 철거되었다. 그러나 진정 없어진 건물을 다시 짓는 것이 가치 있는 일인가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있다. 활용가치가 다소 낮았던 창고를 활용하고 사용하지 않았던 일본은행건물들을 복원해 박물관으로 다시 사용하는 일들을 우리는 그간 개항장역사문화지구, 도시재생사업 등의 이름으로 많이 보아왔다. 개항장 일대 혹은 이외의 지역에 있는 오래된 건축물에 대해서 우리는 충분히 복원하고 가꿔왔을까?

  철거된 건물을 다시 짓기에 우리는 현재 있는 오래된 건물에 대해서 아직 할 일이 많다. 2001년도에 만들어진 등록문화재란 제도가 있다. 국보, 보물, 사적과 같이 지정문화재가 되기 위해서는 그 기준이 매우 까다로운데 지정문화재에 미치지는 못하더라도 가치 있는 건축물을 포함한 문화재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만든 제도이다. 허나 건축물은 재산권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기 때문에 활발하게 활용되지는 못했다. 특히 개항장일대에서는 크게 도입되지 못했다. 인천의 등록문화재는 현재 7개이다.  

 


 
  개항장일대에 있는 무수히 많은 오래된 건축물들이 모두 다 문화재적 측면에서 ‘가치 있다’라고는 말할 수 없다. 그러나 가치 있는 건축물 중에서 아무런 제도적 보호를 받지 못하고 일반 건축물로 남겨져 있는 건축물도 꽤 많다는 것을 알려드리고 싶다. 우리는 개항장을 설명할 때 먼저 일본조계지와 청국조계를 나눈다. 청나라풍의 건축물을 일본인들이 만든 건축물에 비해서 그 수가 적긴 하지만 만들어진 시기도 비슷할 뿐만 아니라 당시의 상황을 반영해주고 있는 소중한 존재이다. 그러나 청나라식의 건축물들은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지 않다.

  새로 만들어진 공화춘 말고도 차이나타운과 주변의 오래된 청나라식 주택들, 화교학들은 모두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지 않다. 일본인들은 패전 후 일본으로 돌아가고 이 건물들은 국가가 1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화교들은 그 이후에도 계속적으로 그 건물에서 거주해왔기 때문이라고 짐작된다. 현재 중구청 건물만큼 청국영사관 자리였던 화교학교자리도 중요한데도 불구하고 그 영역에 대한 관리는 일본식 건축물이 밀집되는 지역과는 많이 비교되는 대목이다.

  2000년 이후에 개항장 일대의 역사적 가치가 끊임없이 강조되어온 덕분에 중구청 주변의 지역은 비교적 관리가 잘 되어왔다. 개항장문화역사지구와 근대건축물 밀집지구 지구단위계획이라는 제도적인 보호막이 쳐지고 그 안에서 활동들에 대한 행정적인 보조와 세제감면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는 공간적으로 중구에서도 아주 작은 범위 일뿐이다.

  개항장일대 이외에도 가치 있는 건축물들을 인천은 많이 보유하고 있다. 신포동의 일선빌딩, 동양화학 공장 부지의 극동방송사옥으로 사용되었던 건축물, 동일방직공장 내에 오래된 건물들, 부평구에 오래된 영단주택들이 아직 철거되지 않고 남아있다. 언급한 건축물들은 서류상으로 대부분 그냥 오래된 건축물로만 표시되어 있다. 철거된 건축물을 복원하는 일도 가치 있는 일이나 더 급한 일은 오래된 건축물 중에서 가치 있는 것들을 살려내는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올해 건축자산에 관한 법률이 통과되어 각 지차제마다 건축자산의 지정과 건축자산진흥구역을 지정하기 위한 노력들이 있는 것으로 안다. 지역정체성과 지역활성화차원에서 복원과 재현도 중요하다. 중구와 인천이 그 토록 좋아하는 최초, 최고가 하나 늘어날 수도 있겠다. 그 사이에는 남아있는 건축물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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