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캡틴, 당신이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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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캡틴, 당신이 그립습니다.”
  • 한인경
  • 승인 2016.09.08 17: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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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공간] (2) 죽은 시인의 사회 / 피터 위어 감독

개  봉 : 2016.08.25 재개봉(128분/미국)
등  급 : 12세 관람가
감  독 : 피터 위어
각  본 : 톰 슐먼
출  연 : 로빈 윌리엄스, 로버트 숀 레오나드, 에단 호크, 조쉬 찰스, 게일 핸슨
상영관 : 「영화공간주안」

최고의 대학 진학률을 자랑으로 삼는 웰튼 아카데미. 영어 선생님 ‘키팅’이 새로 부임한다. 학교 전통과 어긋나는 그의 자유로운 수업 방식은 학생들에게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킨다.

청소년은 어른과 어린이의 중간 시기쯤으로 본다. 그들은 경제적으론 의존 상태를 유지하나 자아 확립에 대한 의욕은 마구 솟구치는 시기이다. 그러나 입시교육으로 인한 내적, 외적 억압과 통제 그로 인한 스트레스는 세계 곳곳에서 세월이 흘러도 여전한 것 같다.
키팅 선생님은 자아를 생각하며 심장의 울림을 듣게 한다. 입시교육으로 벽장 속에 감춰져 있던 자아를 깨워 가며, 하고 싶은 것을 발견하게 되는 새로움은 잔잔한 충격이며 생활의 즐거움이 되어간다. 학생들에게는 어느덧 “오 캡틴, 나의 캡틴”이 되어 간다.

현재 모 대기업의 TV 광고 카피 중의 일부이다.
“오늘도 세상은 성공해라, 취직해라 정해진 틀에 날 가두려 하지만
난 내가 원하는 것을 할 거야. 세상에 정답은 없어. 내가 가는 길이 정답이야.”
키팅 선생님의 수업 중 학생들에게 하는 대사의 일부이다.
“그 누구도 아닌 자기 걸음을 걸어라, 나는 독특하다는 것을 믿어라. 누구나 몰려가는 줄에 설 필요는 없다. 자신만의 걸음으로 자기 길을 가거라.”
최초 개봉한 지 약 26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유효하다.

어떤 사람은 본인의 일생을 『죽은 시인의 사회』를 보기 전과 본 후로 나눈다고 한다.
재개봉 열풍에 불을 붙인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
소설가 이외수 씨는 『죽은 시인의 사회』를 10번은 봤다고.
개인 SNS 계정 대문에 심심치 않게 발견하게 되는 키팅 선생님의 인용 시 구절 ‘카르페 디엠(라틴어 Carpe Diem, 영어로는 Seize the day, 쾌락을 꾀하라는 것이 아니라 유한성의 인간이기에 너만의 인생을 추구해나가라는 의미로 월트 휘트먼 시의 한 구절임) 
자살로 생을 달리 한 로빈 윌리엄스 추모 2주기를 맞이하면서 더욱 안타깝고 그리운 영화『죽은 시인의 사회』.
꼭 봐야 할 영화 목록에서 자주 눈에 띄는 영화『죽은 시인의 사회』.

영화 속으로.
영화의 시작은 졸업생의 75% 이상이 아이비리그에 진학한다는 웰튼 아카데미 입학식이다. 긍지와 자부심으로 무장된 학생들은 입학식에서 힘차게 4대 교훈을 외친다.
전통(tradition)! 명예(honor)! 규율(discipline)! 최고(excellence)!
기숙사로 돌아온 그들은 다시 즐겁게 4대 교훈을 외친다.
익살(travesty)! 공포(horror)! 타락(decadence)! 배설(excrement)!
학생들은 묘하게 발음을 조절한 그들만의 교훈을 외치며 엄격한 학제에서 작은 일탈을 꾀한다. 전통과 규율을 중시하며 검증된 교육과정만이 허락된 학교에 키팅 선생님이 부임한다.

첫 시간 시 이론을 배우면서 쓰레기니까 찢으라고 강조하는 선생님. 걷고 싶은 데로 걷고  하며, 어느새 눈치를 보면서 맞춰 걸어가는 자신들의 모습에서 획일화의 위험성을 스스로 깨닫게 하는 선생님. 위대한 시인들의 글을 음미하면서 생각하는 삶을 가르치는 선생님. 카르페 디엠(Carpe Diem)을 인용하며 현재를 멋지게 즐기라는 선생님. 의학, 법률, 경제, 기술은 삶을 유지하는데 필요하나 시와 아름다움, 낭만, 사랑은 삶의 목적이라는 선생님. ‘캡틴’으로 부르라는 선생님.
교장 선생님의 시각에서는 키팅 선생님의 수업이 못마땅할 수밖에 없었고, 웰튼 식의 대학입시에만 전념해 달라고 압력을 주기도 한다.

닐(로버트 숀 레너드), 토드(에단 호크), 녹스(조시 찰스), 찰리 달튼(게일 핸슨), 리처드 카메론(딜란 커스만) 등 학생들은 점차 키팅 선생님의 수업에 빠져든다. 웰튼교 졸업생이기도 한 키팅 선생님의 “죽은 시인의 사회”라는 학창 시절의 문학 써클 이야기를 듣게 된다. 묘한 흥미를 느낀 그들도 “죽은 시인의 사회” 동아리를 결성하며 밤에 으슥한 동굴에서 자작시 낭송, 대문호의 글을 돌려 읽는다. 키팅 선생님의 가르침이기도 한 삶의 목적에 자연스럽게 접근해간다.
비포 시리즈의 청춘스타 에단 호크의 팬들은 그의 풋풋했던 모습을 영화 내내 볼 수 있다.

『죽은 시인의 사회』하면 떠오르는 너무도 유명한 장면이 있다. 책상 위에 학생들이 올라가 있고 키팅 선생님을 내려다보는 장면이다. 키팅 선생님은 끊임없이 사물을 다른 각도에서 보아야 한다는 것을 잊지 않으려고 책상 위에 서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 장면이 영화의 엔딩을 장식하게 되면서 지금까지도 최고의 장면으로 회자되고 있다.

간절하게 연극배우가 되고 싶었던 학생 닐이 자살을 한다. 학과성적 모두 A를 받았음에도 아버지의 반대로 권총 자살로 생을 마감하고 만다. 학교는 학생들을 개별적으로 교장실로 불러들여 키팅 선생이 직권을 남용해서 닐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다는 내용의 서류에 서명하게 한다. 未完인 학생들은 부모님까지 합석한 교장실의 강압적인 분위기에 서명하고 만다.
결국, 학교를 떠나게 된 키팅 선생님을 보면서 서명을 했다는 죄책감과 선생님께 쌓인 정과 존경을 느끼며 담당 선생님의 제지에도 학생들은 평소의 호칭인 ‘캡틴’을 부르며 책상 위로 하나, 둘 올라간다. 명장면의 탄생 순간이었다.

그것은 자신만의 시각으로 세상을 볼 수 있다는 키팅 선생님께 보내는 그들만의 표시이며   교사로서의 보람을 느끼게 해 준 순간이다. 키팅과 로빈 윌리엄스가 오버랩이 되며 동일 인물로 생각되곤 한다. 로빈 윌리엄스의 명불허전(名不虛傳) 연기가 이유일 것이다. 로빈 윌리엄스 특유의 저음과 설득력 있는 음성도 영화에 몰입하게 하는 주요 장치가 되어 준다. 영화 『굿 윌 헌팅』에서 심리학 교수 ‘숀’ 역할의 로빈 윌리엄스가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제62회 미국 아카데미 각본상을 받았듯이 탄탄한 각본으로 러닝 타임 내내 몰입하게 된다. 

세상을 다른 시각으로 볼 줄 알아야 한다는 키팅의 외침은 자라나는 학생들뿐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영화『죽은 시인의 사회』는 주무대가 학교현장이다. 그러나 각각의 세대별로 다른 모습으로 다가가는 秀作이다. 시야를 넓혀 사회로 옮겨보자. 지나친 배금주의, 조직생활의 부적응, 권력지향, 패륜 등 우리는 누적된 피로에 지쳐가고 있다. 꿈, 희망을 나누고 싶은 마음 저 깊은 곳에선 늘 “오 캡틴, 나의 캡틴”을 부르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이 시대의 캡틴을.

그 당시의 학생들뿐만이 아니라 현실의 우리도 캡틴이 그립다.

“오 캡틴, 당신이 그립습니다.”             
                                                                                                       (한인경/시인·인천in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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