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의 장점과 단점, 그리고 평가의 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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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의 장점과 단점, 그리고 평가의 관점
  • 최원영
  • 승인 2016.09.19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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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한미 스카우터들의 차이



풍경 #19. 한미 스카우터들의 차이

  한 선수를 두고 한국과 미국의 스카우터들의 평가가 이렇게 다를 수가 있을까요. <시크릿, 하루 한 마디>라는 책에 고등학교를 마친 박찬호 선수를 두고 한미 두 나라 스카우터들의 평가내용이 소개되어 있었습니다.
  LA 다저스의 스카우터가 박찬호 선수에 대해 평가한 내용은 “정교함과 기술이 부족하기 때문에 지금까지는 내세울 만한 성적이 없음. 그러나 좋은 신체조건과 강한 어깨가 있고, 성실한 성격과 긍정적인 성격으로 최소 100만 달러 이상의 가치가 있음”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 스카우터의 평가는 이랬습니다.
  “성격이 좋고 강한 어깨와 좋은 신체조건을 가지고 있지만, 정교함과 기술이 부족하고, 지금까지 내세울 만한 성적도 없음. 따라서 3천만 원 이상 투자할 가치가 없음!”
  그런데 세월이 흘러 박찬호선수가 LA 다저스에서 보인 활약상으로 판단해 보면, 미국 스카우터의 평가가 옳았음이 증명이 된 셈입니다.

  같은 사람을 두고도 한쪽에서는 그 사람의 ‘장점’을 높이 사고 있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그 사람의 ‘단점’만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어떤 관점을 가진 사람이 행복한 삶을 살까를 생각해봅니다.

  누구에게나 자신만이 가진 잠재력이 있을 텐데, 문제는 그 잠재력을 아무 때나 아무 앞에서나 발휘하는 것은 아닐 겁니다. 어린 아이들이 자신을 믿어주는 부모님 앞에서 마음껏 재롱을 피우듯이, 우리들의 잠재력은 우리들을 있는 그대로 믿어주고 응원해주는 사람들 앞에서만이 멋지게 꽃피우지 않을까 싶습니다.


풍경 #20. 아일랜드 대기근이 준 교훈

  1840년대의 아일랜드에서는 대기근이 발생했습니다. 이 기근으로 약 200만 명이 굶어죽거나 아니면 외국으로 탈출했으니 그 피해가 얼마나 컸을지 짐작이 갑니다. 원인은 감자 돌림병이라고 합니다. 아일랜드사람들은 주식으로 감자를 먹곤 했는데, 감자의 품종 중에서도 가장 크게 맺는 품종만을 고집했던 농부들에게 그만 전염병이란 재앙이 닥친 겁니다.

  작물이란 우리들 인간의 가치관을 식물에 강요한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니 감자 자체의 개성도 없어지고 급변하는 환경에도 취약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마치 온실 속에서 자란 식물이 바깥 환경에 노출되면 이내 죽고 마는 것처럼 말이죠.

  다양한 감자의 품종을 무시하고, 오로지 경제적 가치만을 고려해 심은 품종 단일화의 결과는 돌림병 하나에 그만 모든 것을 포기해야 하는 비극으로 이어졌던 겁니다.

  어느 글에 소개된 당시 아일랜드인들의 비참한 삶은 이랬습니다.
  “파란 들판과 아름다운 자연경관, 그리고 호수로 구성된 이 아일랜드 땅에 지금은 지옥이 따로 없습니다. 신은 어디에 계십니까? 굶주림으로 인해 자녀들이 쓰러져 한 사람씩 죽어나갔고, 또 한 사람, 그리고 또 한 사람의 자녀가.... 울부짖고 울부짖어도 먹을 것이라곤 전혀 보이지 않는 땅...“

  또 이런 글도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호수로 물고기를 잡으러 갔다. 자녀가 6명인 대식구다. 아버지가 하루 종일 호수에서 잡은 물고기는 모두 8마리다. 집에 오니 한 명의 자녀가 죽어 있었다. 다음 날에도 호수에서 잡은 물고기는 7마리다. 집에 오니 또 한 명의 자녀가 죽었다. 다음 날에는 6마리를 잡았다. 집에 오니 또 한 명의 자녀가 죽었다....“ 
  “아, 온 천지에 굶어죽은 시체들, 그리고 죽어가는 시체로.. 죽음의 나라로 변해가고 있다.”
  다양함이 무시되고 오직 한 가지만을 고집하는 획일적이고 경직된 사회의 종말이 어떠한지를 역사는 이렇게 적고 있습니다.

  이 글을 적으면서 우리 사회를 돌아봅니다. 혹시 ‘나’와 다른 ‘너’를 따돌림 시키고 있는 것은 아닌지, 네가 가진 장점이 아니라 단점만을 지적하면서 주류사회의 진입을 막고 있는 것은 아닌지를, 그리고 그런 행위를 ‘내’가 해오고 있지는 않았는지를 조용히 묵상해보는 시간을 가져봅니다.


 
<대기근 당시 아일랜드 사람들이 먹을 것을 구하러 나온 모습의 조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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