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in 기획] "청년 기획자, 그들의 자생적인 움직임에 주목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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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in 기획] "청년 기획자, 그들의 자생적인 움직임에 주목을"
  • 배영수 기자
  • 승인 2016.12.05 1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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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300만시대 인천, 허와 실 ①청년문화


2016년은 인천 인구가 300만을 돌파한 해다. 지난 10월 인천시는 인구 300만을 넘어서며 비전 선포식을 갖고 인구절벽으로 국가 경쟁력 약화가 우려되는 상황에 '300만 도시'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그리고 ‘시민이 창조하는 건강한 세계도시 인천’을 슬로건으로 4대 목표를 제시하는 한편 인천의 민생, 교통, 해양, 환경 주권을 내세웠다.
 
그러나 인천은 지난 한 세기 지속적이고 급격한 인구 유입에 따른 부실한 사회·문화적 인프라로 시민의 삶의 질에 미쳐온 악영향들이 적지 않았다. <인천in>은 창간 7주년(12.21)을 맞아 300만 시대의 허와 실, 특히 300만 도시 속에 구체적인 시민생활과 관련해 드러나는 문제와 과제들을 △청년문화(12.1) △대안교육(12.15) △생활환경(도시와 마을)(12.26) 으로 나누어 전문가 집담을 통해 짚어본다.

먼저 소외되기 쉬운 인천의 문화 분야 ‘청년 활동가’들의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이 기획은 <북&커피>(신포동 북까페)의 후원으로 함께한다. <편집자>


 
※ 집담회 참여자
 
장한섬(좌장) : 플레이캠퍼스 대표
이현정 : 청년인천 대표
정예지 : 부평 음악 클럽 ‘락캠프’ 기획실장
정윤호 : 꿈꾸는문화놀이터뜻 대표
조윤상 : 라벨엔터테인먼트 대표


※ 일시/장소
2016.12.1  오후 4시,
<북&커피>(신포동 북까페)

 

부평 ‘사운드바운드 in 애스컴’ 축제 현장.
 
◆ 지금의 청년 세대는 ‘정주 1세대’
 

장한섬 : 인천시가 300만 시대를 맞아 여러 의미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를 좀 다른 시각에서 보고 있어요. 이 자리에 참여한 청년 활동가 중에도 1980년대 이후 출생이 많은데, 여러분들이 해방 이후 인천의 정주 1세대라고 할 수 있어요. 우리 아버지 세대까지는 대부분 다른 지역이 고향이었다가 인천에 와서 성공을 해서 서울로 가거나 아니면 고향으로 다시 가곤했습니다. 그래서 얼마전 까지만 해도 ‘탈인천’의 분위기가 많았어요.

 

그런데 90년대에 오면서 대규모 아파트 단지들이 생기면서 자연스럽게 정착해 어렸을 때부터 인천에서 자라게 된 세대들이 증가했어요. 그게 바로 지금 자리에 모인 분들의 세대일 거고요. 그리고 그 세대의 움직임 중엔 “인천에서 뭔가 해보자”라는 중요한 움직임이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기성단체였던 인천의 문화단체들(인천예총, 인천민예총 등)에서 보이는 관성을 청년 세대들은 거부하기 시작했어요. 그쪽에 편입을 하지 않은 거죠. 서울로 떠나던가, 아니면 독자적인 활동을 하던가. 그러면서 세대 간 간극이 커졌고요. 그래서 인천에도 젊은 청년예술가나 청년기획자들이 많은데, 기성세대들은 그들의 존재조차 잘 모르는 경우가 허다해요.

 

근데 청년들이 협회 편입을 거부하는 건 이유가 있다고 봐요. 협회라는 건 예전 산업화 시대의 활동 모습이라고 할 수 있거든요. 나름의 집단적 표준화를 해버린 거죠. 그런데 요즘 사회는 그런 집단화보다는 개인의 표현, 개성 등이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죠. 여기서 인천이 가진 다원성과 부합되는 부분이 있어요. 그리고 인천이 넓잖아요? 그런 만큼 같은 인천 관내라도 생활권이나 정서가 굉장히 다른 부분이 있어요. 그래서 그러한 청년 기획자들의 다양하고 자생적인 움직임에 주목을 해야 한다고 봐요. 그럴 가치도 있고요.

 

그리고 중요한 게, 기획자나 예술가들이 인천에 있으면 “서울에 가지 왜 인천에 있어?”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고 해요. 지역에 대한 자부심은 참 중요하잖아요. 아쉬운 건 인천의 유관기관이 너무 먼 곳을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인천문화재단에서 나왔던 ‘플랫폼’이라는 잡지가 예전에 그랬잖아요. 지역사회는 내심 지역이나 동네 이야기를 좀 해줬으면 했는데, 사실 너무 밖으로 나갔다는 거죠(플랫폼의 주제영역은 대체로 ‘동아시아’였음.). 동네 문화, 동네 스타 이런 거 사실 중요하잖아요.

 

정예지 : 사실 저는 ‘부평의 아이돌’을 꿈꾸고 있어요. (일동 웃으며 “그런 거 중요하다”고 화답.) 저는 엄청 큰 꿈이라고 보고 있는데, 다른 사람들은 “너 왜 꿈이 소박하니?”라는 답을 들을 때도 있기도 해요.

 

이현정 : 사실 우리 ‘청년인천’의 일원이 한 출판기념회를 인천에서 하고 싶었는데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반응이 있기도 했었죠. 그런데 그 일을 하면서도 그랬고 일반적으로 자부담에 대한 부담이 아직 청년 기획자들에게는 큰 부담으로 다가오게 돼요. 예를 들어 1천만 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추진하는 기획이 있다고 하면, 먼저 돈이 나오는 게 아니라 기획자가 먼저 자부담을 해서 그 동력으로 예술가들을 섭외하고 무대나 공간 등을 조성하는 비용까지 모두 우선은 자부담을 해야 하거든요. 그리고 기획자들은 그게 끝이 아니라 후에 정산작업이나 보고서까지 다 만들어 제출해야 하니까 기득권층에 비해 진행상 어려움이 좀 더 클 수밖에 없죠.

 

장한섬 : 예산을 집행하는 공직사회 등이 아직 전근대적인 산업화 시대의 관점을 갖고 있다 보니 그런 문제가 생기는 것 같기도 해요. 1천만 원 짜리 사업을 딴다고 하면 일단 통장에 자기 돈으로 1천만 원을 어떻게든 찍어야 하는 게 현실이니까.

 

이현정 : 문제는 기획을 진행할 때도 기획자의 노동력 등 기획비가 예산에 책정되지 않거나 책정되더라도 아주 적게 책정되는 등의 문제가 있다는 거예요. 대부분 정당한 예산 사용으로 인정되지 않거든요. 그러면 결국 지원 예산 외 자부담이 추가로 들어가는 상황이 반복될 수밖에 없는데, 그 순환이 쉽게 고쳐지지 않아서 윗 선배들이나 동료들도 그랬고 후배들까지도 ‘돈 돌려쓰기’ 같은 걸 능력껏 해야 한다고 생각들을 많이 하는데 사실 고쳐져야 할 대목이라고 생각합니다.

 

 
◆ “공직사회에서 지역 예술가 외면하면 안 돼”
 
장한섬 : 산업화 시대로 예술관련 행정을 펴 나가면서 생기는 부작용이라 할 수 있어요. 철학은 없고, 기득권과 상품만이 남는 거죠. 예지씨가 부평에서 왔다고 해서 생각난 건데 대표적으로 부평음악도시사업도 전 우려가 커요. 부평의 옛 이야기들 중에서도 아픔의 역사를 가진 부분 등이 조명되지 않고 문화상품만 내걸려고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는 게 사실입니다. 또 그런 행사를 한다고 해서 지역민들이 중심이 되거나 잘 해보자는 등의 정주의식을 가질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부평에 오래 사신 분들은 미군 부대가 있을 때의 명암의 역사를 다 알고 있잖아요. 그런데 사실 그걸 잘 모를 수밖에 없고 상품 창조의 성과에 좀 더 경도돼 있는 관이 주도를 하게 되면 분명 아카이빙을 열심히 한다고 해도 왜곡되는 부분이 있을 수밖에 없거든요. 
 
정예지 : 지역 예술가들의 활동은 분명히 가치가 있다고 봐요. 가족 이야기라서 부각하기는 좀 그런데, 저희 아버지는 인천서 음악만하고 사셨고, 90년대에 ‘빨간 사과’라고 부평 기지촌 여성의 입장에서 가사를 쓰신 곡이 있어요. 그리고 본인의 창작활동을 위해 지역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발굴하시고 당시 미군 클럽에서 연주하시던 분들 만나서 인터뷰도 하시고 그러셨거든요. 이 지역의 산 증인과도 같다고 보는데, 관은 그렇게 주목을 하지 않는 것 같아요.
 
 

지난 10월 유럽을 대표하는 재즈 피아니스트 ‘레미 파노시앙’의 인천 공연. 2만 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티켓을 판매했고 이날 공연의 질도 무척 높았지만, 티켓 판매성적은 그야말로 ‘처참함’을 면하지 못했다. ⓒ배영수
 

◆ “비싼 술값은 ‘내가 낸다’면서 저렴한 공연비는 ‘아깝다?’
 

장한섬 :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인천의 문화 생태계에 대한 내용이에요. 돈을 주고 표를 살 수 있는 관객들의 문화 장려가 중요한 상황이라는 점입니다. 술값은 10만 원이 넘게 나와도 “내가 낸다”는 사람들은 그렇게 많은데, 단돈 1만 원 내외의 공연 티켓을 구입하는 것은 굉장히 아까워 하고 비싸다고 인식해요. 그래서 저는 어릴 때부터 돈 내고 표 사서 공연장 들어가고, 휴대전화 끄는 등의 교육을 하라고 그렇게 강조했던 사람이기도 한데, 특히 인천은 관객의 문화소비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심해요. 이 얘기도 좀 해볼까 해요.

 

정윤호 : 사실 중요한 부분이에요. 저희 청년세대는 문화기획을 위해서는 서울로 올라가야 한다는 인식이 강한데 서울은 지금 경쟁력이 더 세서 숨쉬기도 힘들거든요. 그런데 인천은 문화적으로도 ‘원조’가 많은 것이어서 그런 문화자원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제가 지켜본 바로는 그 문화자원이 개발논리 등에 의해서 없어지고, 때론 서울에 빼앗기는 모습을 많이 보게 돼요. 예전엔 인천에도 연극단체가 많았다고 하는데 지금 다 없어졌다고 하더라구요. 물론 시장이 서울이 크니까 그리로 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기는 하겠죠. 하지만 다시 돌아올 필요도 있거든요. 그런데 그렇게 서울로 간 친구들 대부분이 “인천은 다신 안 온다”고 마음들을 많이 먹고 있더군요. 아쉬운 부분이에요.

 

이현정 : 관이 의도치 않게 시장을 망치려 하는 부분도 이야길 해야 할 것 같아요. 지난 4월에 인천시 버스킹 아티스트 모집 공고(페이가 전혀 없이 의무조항만 포함돼 논란이 있었음) 있었잖아요? 그걸 저도 봤는데, 청년들의 예술 활동을 노동이나 일로 봐주지 않고 놀이 취급하고 있다고 느꼈어요. 근데 제가 아는 국악 단체 일원 중 하나가 그 공고를 프린트해 와서 참여하겠다고 얘길 하는 거예요. 그래서 그걸 도대체 왜 하냐고 물으니까 그게 당연한 거고 자기들 차원에서는 그것도 하나의 경력화하려고 했던 거예요. 사실 전 그 친구가 상당히 생각이 있는 친구라고 생각했는데, 충격이었어요.

 

장한섬 : 얼마 전에 제가 문화공작소 세움의 유세움 대표가 페이스북에서 그 내용을 올려놓고 분개하고 있는 것을 봤어요. 아는 사람은 알잖아요. 그게 절대 유효한 경력일 수가 없다는 것을요. 게다가 그게 잘 되기라도 해서 윗선에 보고서가 올라가면 그 사업을 담당한 공무원들의 성과가 되겠죠? 그런데 그 성과급은 사실 무대에 오른 아티스트의 것이어야 해요. 일종의 ‘합법적 착취’가 되는 셈이에요.

 

또 사실 지역의 공연문화 등 시장은 철저한 시장경제가 반영됐다면 문제가 덜할 수도 있어요. 예를 들어서 제가 정확한 자료를 뽑은 건 아니지만 인천에서 열리는 무료 공연들이 있는데 그 수가 너무 많아서, 유료 공연이라도 하려 치면 타지 공연 관계자들이 “돈 내고 보러 올 생각 하겠냐”고 걱정부터 해요. 그런데 사실 겉으로는 무료라고 포장돼 있는 그 공연에 엄청난 공적자금이 들어간다는 것을 알아야 해요.



◆ 청년들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사회시스템의 변화’
 
장한섬 : 사실 ‘지속가능성’에 대한 부분은 청년 예술가들, 청년 기획자들이 고민하고 있을 부분이라고 봐요. 각자 어떤 고민들이 있을지 궁금하네요?

 

정윤호 : 회사 내에서 연말에 이런저런 얘기들을 많이 해볼 생각이에요. 그간 다양한 영역에 많은 도전을 해봤고 그중에는 공모전이나 자생적 노력 등도 다 포함돼 있었어요. 그렇게 지역에서 꾸준하게 활동을 하면서 지역 관계망을 넓혀 나가니까 주민 분들이 문화활동을 스스로 시작하는 등의 작은 성과도 있었어요. 그러나 안타까운 부분은 분명 있어요. 대부분 한두 번의 프로젝트로 끝나다 보니 미래 비전을 보장하기는 좀 힘들다는 거죠.

 

이현정 : 최근 미술계 동향을 보면 지속가능성에 대한 부분에 대해 고민을 잘 안한다고 해서 고민이 있어요. 그걸 그르다고만 할 수는 없는 부분이지만 미술하는 친구들이 개인전이나 합동 전시회 등을 한다고 하면 그걸 위해 모인 다음 다시 해체되는 식이 반복되고 있는데 그건 사실 지속가능성과 대척점에 서 있는 부분이거든요. 저와 ‘청년인천’의 경우 그런 부분을 지속가능하게끔 해야 한다고 보는데, 사실 구체적인 방안은 아직 도출하지 못했어요. 개인적인 생각은 주민들과 진행해야 되는 부분도 있을 것 같아요. 학교 등과의 소통도 방법이 될 수도 있을 것 같고요.

 

또 청년들도 본인들과 다른 색을 갖고 있다는 이유로 감싸지 못하는 부분들을 많이 보게 되는데 그걸 안타깝게 보고 있어요. 사실 그게 바람직한 게 아니잖아요. 기성세대야 타성에 오래 젖어서 그럴 수도 있겠다 쳐도 우리는 좀 달라야 하는데, 모든 걸 본인들 위주로 생각하는 습관들이 있어서 그런지 극복이 쉽지 않은 건 사실인 것 같아요. 그건 저도 부정할 수 없을 거고요.

 

조윤상 : 지역에 저희에게 조언을 해줄 멘토들이 마땅히 없는 것도 문제이지 않을까 싶어요. 요즘에 보면 젊은 친구들이 취업 스펙 쌓는다고 자격증들 많이 따고 그러는데 대부분 자기가 원하는 직장과는 상관없는 경우들을 많이 보게 돼요. 사회에서 누군가 그런 조언들을 해주지 않는다는 건데, 여기 문화기획도 마찬가지예요. 특히 제가 인천에서 청년 기획자들이 어떻게 해야 바람직한 길을 갈 수 있는지를 조언 받은 적이 별로 없는 것 같아요. 그에 반해 “과거엔 이랬으니 너희도 이래야 해”라고 하는 사람들은 많고요.

 

장한섬 : 제가 청년들에 대해 고민하는 부분이 하나 있는데 바로 ‘자신들의 독자적인 영역’에 대한 부분이에요. 지금의 기성세대는 인천예총이다 민예총이다 해서 조직화가 돼 있고 또 상당 부분 공직사회나 정가 등에 유착된 부분도 있어요. 그런데 여기에 편입되지 않거나 거부한 청년세대들 같은 경우에도 나름의 네트워킹을 구축해 기성세대와는 또다른 영역을 구축해 목소리를 낼 필요도 있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물론 그런 게 패권화된다면 또 다른 문제가 올 수는 있겠지만, 그것보다는 청년과 청년단체들끼리의 자율적인 소통이 있어야 한다는 거죠. 그 소통의 구조를 어떻게 만들어야 하냐가 요즘 제가 개인적으로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해요. 사실 윗세대가 가진 장점, 이를테면 조직화와 발언권의 활용 등등은 지금의 청년세대들도 배울 필요는 있을 거예요.

 

그리고 청년기획자들을 위해서도 기본소득제의 도입은 필요해요. 최근 해외의 빈국들 중 기본소득제를 도입해서 성과를 보는 경우가 있는데 인천에서도 이 청년들의 생활안정을 위한 기본소득제 도입이 필요하다는 거죠. 특히 우리나라도 저성장시대로 가는 길목에 소비가 독려될 수 있어야 하는데 청년들이 그럴 수가 없는 상황이죠. 그래서 성남시가 부분적으로나마 사회시스템을 마련해서 청년들에게 지원을 하고 그들에게 소비를 독려하면서 어려웠던 시 재정도 다 극복을 했고요.

 

그에 비해서 인천은 애먼 데에 돈을 많이 쓰는 경향이 있어요. 우선 토건사업 매립 사업 등이 많고, 아시안게임이니 도시축전이니 한다면서 예산을 많이 썼어요. 실제로 2000년 정도까지만 해도 인천은 재정자립도가 꽤 훌륭한 도시였는데 시 운영이 방만하게 되면서 부채에 허덕이게 된 거거든요. 사실 토건사업 반만 줄여도 여러분들 다 모자람 없이 지원받으면서 행복하게 문화기획 할 수 있다고 봐요. 그런데 전 또 하나 걱정되는 게, 지금 인천시가 아트센터 사업 하고 있잖아요. 그거 건립비용도 수천억 대 비용인데, 앞으로 운영 유지비도 엄청나게 들어갈 거예요. 그러니 시장님께서 아무리 문화예산을 3%까지 늘린대야 여기 계신 분들에게 얼마나 돌아갈까요? 아트센터에 들어가고 또 일부는 중앙이나 시정부의 비선실세들에게 일부 들어가고 그럴 게 벌써 눈에 보여요.

 

정예지 : 지속가능성에 대한 부분은 사실 클럽 일선에서 일하고 있는 저로서는 뼈저리게 느끼고 있는 부분이예요. 저같은 경우는 비교적 최근서부터 청년들과 네트워킹을 시작했는데 서로가 많은 모임에 참여하면서 정보도 공유하고, 즐거운 분위기도 만들면서 재밌게 가야 한다는 생각이 있어요. 아까 제가 ‘부평의 아이돌’이 되고 싶다고 그랬잖아요? 지속가능성의 측면에서도 전 그 역할을 하는 게 좋지 않겠나 생각을 하고 있어요. 그리고 모두가 밝게 문화기획에 임했으면 좋겠고요.
 

 

인천시청역사의 춤연습 존에서 춤을 추는 여고생들. ‘춤’이라는 매개체로 많은 10대들이 이곳에서 교류하고 있다.
 

정윤호 : 인천시청에 가보면 춤추는 아이들이 많고 그들끼리 곧잘 공유도 하고 이야기도 나누고 하더라고요. ‘춤’이라는 공감대 하에서 소통을 하는 거라고 봐요. 그렇듯이 청년들도 나름의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보는데요, 중요한 것은 전문적인 집단의 모임보다 가볍고 자연스러운 모임으로 청년들이 모아지고 얘길 나누는 장이 형성돼야 하지 않겠느냐, 그런 생각을 하고 있어요. 그게 제가 생각하는 지속가능성에 대한 부분이에요.
 
조윤상 : 내용이 쉬워야 한다는 정 대표님의 이야기에 충분히 공감을 해요. 또 지역에서 활동하는 청년들 중에 일부가 그런 게 좀 있는데, “인천은 안 돼”라는 생각을 많이 해요. 그런데 전 그게 좀 비겁하게 보이더군요. 사실 서울도 젠트리피케이션이다 경쟁이다 해서 굉장히 빠듯해요. 오히려 숨도 못 쉴 정도로요. 청년들이 애향심을 가지고 우리 지역, 우리 동네부터 바꿀 생각을 우리 같은 사람들하고 같이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장한섬 : 결국 우리 청년들이 왜 모여야 하는지를 명확히 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지금과 같은 저성장시대에 청년들이 할 일이라면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명확히 찾아나가는 거라고 생각해요. 어떤 네트워크 형성 같은 것도 그 할 일 중 하나가 아닐까 싶고요. 그리고 청년들의 생활, 아니 생존을 위한 기본소득제는 저는 앞으로도 계속 주장할 생각입니다. 또 인천이 소위 ‘서울의 마이너’라는 생각도 많이들 하고 있는 듯한데, 그럴 필요까지는 없을 것 같고, 다행히 여기 모인 청년들을 비롯한 청년 세대는 극복하려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고 보아져요. 그건 충분한 비전이니까요.

 

인천의 청년 기획자들은 지금도 여러 공간에서 자신들의 고민과 비전을 이야기하며 출구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정리 배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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