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는 왜 학생들과 약속을 저버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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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는 왜 학생들과 약속을 저버리는가!
  • 윤현위
  • 승인 2016.12.14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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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칼럼] 윤현위 / 자유기고가, 지리학박사

대학이 과거에 비해서 사회적 담론을 형성하고 사회를 이끌었던 시절이 분명히 있었다.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대학이 분명 시대를 선도하던 시절이 우리에게도 있었다. 물론 지금도 그렇다고는 말할 수 없다. 이제 대학들은 시외버스에 취업사관학교라고 광고를 하기도 하고, 공무원사관학교라고 거리낌 없이 말하고 다니는 시대가 되었다. 인구절벽이 곧 가까운 미래이고 점점 신입생들이 줄어들고 있다. 정부로부터 더 많은 지원금을 받기 위해서 노력하고 학계의 구성원들은 순수학문보다는 프로젝트수주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우리들 대학의 모습이다. 사실 최근의 모습도 아니다 오래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학은 소중하다. 소중한 이유는 각기 다를 수 있다. 엄청난 사립대의 등록금을 감당하기 위해서, 대학을 나온다고 취업에 더 이상 유리해진 상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노후를 포기하면서까지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는 집이 있는가하면 정말로 소중한 꿈을 이루기 위해서 대학을 아이들도 있을 수 있다. 이유야 어찌되었던 그것이 꼭 취업과 연결되지 않더라도, 젊은 시절 학생들이 생업에서 유예된 시간에 무언가를 준비할 시간을 준다는 것 그 일의 배경이 되는 대학은 그 의미가 다소 후퇴하고 변했을지라도 여전히 소중하다.

인천시민 모두가 아시는 것처럼 인천에는 인천대와 인하대학교라는 종합대학교가 있다. 수 십 년 동안 청운대학교가 도화에 불완전한 모습으로 오기 전까지 인천에는 종합대학이 오직 이 두 개 학교뿐이었다. 인천의 인구가 계속 늘어나도 학교는 늘어나지 않았다. 비슷한 인구규모를 보인 대구와 비교했을 때에도 이상한 일이었지만 서울과 너무 가까이 있으니 어쩜 이상해 보이지 않을 수도 있었다. 그러면서 수 십 년이 지났다. 그 유명한 백선엽, 백인엽으로 상징되던 선인학원의 사립대학이던 인천대학은 1994년에 시립대가 되기 이전까지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그리고 시민의 품에 돌아왔고 지금은 국립대학이 되었다.

그 과정에서 인천대학교와 인천전문대학이 통합되었다. 문제는 사립대학에서 국립대학으로 전환된 예가 없었다는 것이다. 국립대학으로 전환되었지만 실제로 교육부의 지원금을 받는 것은 2018년부터이다. 그 전까지는 여전히 인천은 국비 없는 국립대로 지내야한다. 물론 이런 상황이 가능해진 것은 인천시와 인천대학교 간에 맺은 협약 때문이었다. 인천대가 교육부의 지원을 받기 전까지 인천시는 매해 300억원 규모의 지원금을 인천대에 지원하기로 했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인천시의회가 인천시의 예산의 집행을 위해서는 시의회의 동의를 받아야하는데 절차적으로 시의회의 동의를 받지 않았다고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시의회는 예산집행에 관여하고 싶어 했고 실제로 그러고 있는 것 같다. 허나 절차적 정당성을 갖춘다기보다는 예산집행을 방해하거나 지원에 관한 협약을 변경하기 위해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필자만의 생각인지 모르겠다.

모든 조직은 자신에게 유리하게 예산을 짜기 마련이다. 시의 예산은 결국 시민들이 낸 세금이니 꼼꼼하게 따지고 필요한 곳에 정확하게 사용하는 것이 맞다. 그런데 300억원 중에서 절반만 지원하거나 혹은 한 푼도 지원하지 않는 것을 보면 예산을 요구한 쪽의 잘못은 아닌 듯하다.

대학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많은 돈이 필요하다. 이 중에서는 급한 것도 있고 기본적인 교육을 하는데 꼭 필요한 것들도 많다. 예산상에 문제점이 있으면 협의를 통해서 조정하면 된다. 인천대는 다른 사립대처럼 학생들의 등록금에 상당부분 의존하는 시스템도 아닐뿐더러 사립대학처럼 재단적립금을 보유하고 있지 못하다.

재정난을 재협상의 이유로 드는 의견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나라는 6.25전쟁 기간에도 천막을 치고 학생들에게 공부를 가르쳤던 나라이다. 아이들을 가르칠 돈이 없을 정도라면 진작에 이미 망했어야할게 맞다. 그간 인천에서 개최된 골프대회들에 지원만 안했어도, 월미은하레일을 만들지 않았어도, 인천세계도시축전을 안했어도, 아시안게임에서 문학구장을 메인경기장으로만 했어도 이런 일은 걱정하지 않아도 됐을 것이다. 인천시 의회에서는 그 동안 이해할 수 없는 무리한 개발들이 계속 진행됐는데 거기에는 문제제기가 없다가 학교운영자금에는 왜 이리 인색하게 구는지 진짜 이유가 궁금하다. 인천시는 협약은 대학당국과 맺었지만 이는 결국 학생들과 맺은 것임을 잊으면 안 된다. 학생들이 계속 시청에 가서 1인 시위를 하고 면담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저러다 말겠지, 시간이 지나면 졸업하겠지 하고 지나가서는 안되겠다. 그렇게 넘기다가 우리나라가 이리되지 않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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