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물어가는 노을에 소망을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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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물어가는 노을에 소망을 담아
  • 고제민
  • 승인 2016.12.30 08: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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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섬·섬·섬] (21)이작도②

이작도 - 노을  45.5×56(cm)  oil on canvas  2016

 

지치고 힘들 때에는 엄마 계신 고향에 가고 싶어집니다. 제 고향은 섬마을이 아닌데도 섬에 들어오면 꼭 고향에 온 듯 마음이 푸근해집니다. 몸과 마음을 씻어주면서 복잡한 도시에서 지친 저를 달래주어 마치 세상 밖 별 세계에 온 듯합니다.
 
‘이작도’는 어릴 적 놀던 엄마의 품 속 같았습니다. 섬 마을 굽이굽이 깃들어 있는 이야기는 마치 엄마 품 속에서 듣던 동화 같았습니다. ‘부아산’ 자락 오르는 길은 아버지 목마 타던 어린 시절 동심을 일깨웠습니다. 포근하게 감싸 안는 순박한 섬마을이 아기처럼 아장아장 걷게 만듭니다.
 
나를 안아주던 따스한 섬마을은 늙은 엄마의 손이었습니다. 섬마을 앞바다 저 멀리 펼쳐진 풀등 모래사막이 아랫목에 누워 잠드신 엄마의 숨결처럼 오르내립니다. 폐교 창문에 살며시 비춰드는 햇살은 쪼글쪼글 늙은 엄마의 손 같았습니다. 잊혀져가는 것들이 일깨우는 희망을 본 것 같았습니다.
 
마을을 감싼 노을빛에 물들고, 쏟아져 내리는 별빛에 온 마음을 적시면서 엄마 품에 안긴 아기가 잠이 듭니다. 저 별 빛처럼 촛불의 소망도 익어가고 아침을 맞는 아기의 눈은 더 깊어지겠지요. 새로 맞이할 아침만큼 저물어가는 별밤도 참 아름답기만 합니다.
 
지치고 힘든 한해였습니다. 이작도의 저물어가는 아름다운 노을에 마음을 담아 기도합니다.

다가오는 새해엔 모두 행복하게 해달라고요......
(2016. 12. 29 고제민)

 


 

이작도 - 폐교 창  45.5×56(cm)  oil on canvas  2016



이작도 - 별빛 바다  45.5×56(cm)  oil on canvas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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