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랑 18세, 그대도 유권자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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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랑 18세, 그대도 유권자여라
  • 나보배
  • 승인 2017.02.27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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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칼럼] 나보배 / 인하대 융합기술경영학부 2학년

<인천in>이 [청년컬럼]을 매주 연재합니다. 지난 1월 공개모집한 20대 청년 7명이 참여합니다. ‘청년실업’으로 대표되는 요즈음, 열정과 고민 속에 살고있는 20대들이 바라보고, 겪고있는 우리 사회의 실상에 대해 함께 이해하고 소통하는 자리를 마련합니다. 이 시대 우리나라의 청년들, 인천의 청년들이 갖고있는 비전, 그들이 부딪치고 있는 다양한 문제, 그들의 문화, 희망과 좌절·고민, 지역의 이슈는 무엇인지 공유하고 공론화합니다. 




탄핵을 촉구하는 촛불집회가 어느덧 17주차를 지났다. 4개월이 지나도록 줄기차게 전개되온 촛불집회에서 청소년의 대열은 특별히 주목을 받았다. 집회 초기부터 교복을 입은 채, 앳된 모습으로 함성을 외치고 연설하는 이들을 보며, 어른들은 조금씩 주목하기 시작했다. 청소년들이 외치는 것들 중에는 청소년의 적극적인 정치참여, 참정권의 확대에 대한 것을 빠뜨릴 수 없다. 청소년들은 이번 17차 촛불집회에서도 이를 주장했다.

 

이들이 이 문제를 세상을 향해 외친 이유는 선거권 만 18세 하향을 위한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반발해 청소년과 청년들은 국회 앞에서 선거권 만18세 하향을 촉구하는 농성을 벌이고 있다. 정치권이 극단의 대립을 이어가는 가운데, 선거권 법안이 협상의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적극적인 청소년의 사회참여와 선거 연령 하향조정의 공론화로 인해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판단했지만, 이해하기 어려운 정치적 셈법 속에 결국 통과가 무산되고 말았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 속한 34개국 중 만 19세 이상에게만 선거권을 주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그리고 우리 법에는 만18세 이상부터 병역법이 적용되고, 국가 공무원이 될 수 있는 자격이 부여된다. 쉽게 말해 만 18세라면 충분히 나라를 지키고, 나라를 위해 일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민주주의 국가의 근간이 되는 선거에 대한 권리는 부여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지난 해 8월 2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권을 하향해 참정권을 보다 폭 넓혀야한다고 ‘정치관계법 개정의견’을 통해 밝힌 바 있다. 선거권 연령 하향은 이제 정치적 유불리라는 관점을 벗어나, 한국 정치와 민주주의의 발전이라는 관점에서 필수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정 정당의 반대주장은 좀처럼 굽히지 않는다. 학교가 정치판이 된다는 이유를 들며, 학제개편안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등의 정쟁의 수단으로 삼으며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보이고 있다. 심지어 청소년들의 판단력을 믿을 수 없다는 등의 시대착오적인 발언도 서슴지 않고 있다. 청소년과 청년들이 추운 날씨에도 국회 앞에서 농성을 벌일 수 밖에 없는 이유이다. 수많은 비난에도 불구하고 반대로 버티는 이유는 따로 있을 것이다. 청소년들의 투표가 모두 진보성향의 정당에게 쏠릴 것이라는 막연한 두려움 때문이다. 해외사례 중 특히 일본의 경우, 보수성향의 일본자유민주당이 많은 지지를 받았는데도 말이다.

 

이제 우리사회는 정치, 사회의 혁신과 이를 통한 정치발전에 힘 써야한다. 참정권의 폭 넓은 확대야말로 정치발전의 기본 과제다. 특히 청년계층의 정치참여를 위해 장벽을 낮추고, 참여를 독려해 활력 넘치는 사회로 거듭나야 한다.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도 나아지지 않는 청년계층의 현실은 기성세대, 어른들만의 생각을 담아왔기 때문이다. 정치인들이 투표권이 없는 청소년들의 생각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반영한 흔적은 찾아보기 힘들다. 이제 선거를 승부로만 여길 것이 아니라 옳고 그름의 평가로 여길 줄 아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만18세를 비롯한 우리 청년들은 평가할 준비가 다 되었다. 자, 낭랑한 우리에게 순순히 평가 받으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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