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을 꿈꾸게 하는 문화예술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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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을 꿈꾸게 하는 문화예술의 힘
  • 김찬미
  • 승인 2017.03.13 06: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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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칼럼] 김찬미 / 인성초교 교사


<인천in>이 [청년컬럼]을 매주 연재합니다. 지난 1월 공개모집한 20대 청년 7명이 참여합니다. ‘청년실업’으로 대표되는 요즈음, 20대들이 바라보고, 겪고있는 우리 사회의 실상에 대해 함께 이해하고 소통하는 자리를 마련합니다. 이 시대 우리나라의 청년들, 인천의 청년들이 갖고있는 비전, 그들이 부딪치고 있는 다양한 문제, 그들의 문화, 희망과 좌절·고민, 지역의 이슈는 무엇인지 공유하고 공론화합니다.


 나는 원래 경북의 한 시골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대학생이 되어서 서울로 오게 되었고 그 전까지는 미술관도 박물관도 가 본 적이 없었다. 대학생이 되어 미술교육, 음악교육 등을 배우며 아이들에게 문화 예술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알게 되었던 것 같다. 또한 그 시기 자연스럽게 박물관이나 미술관, 공연 등을 자주 접하게 되었고 수영도 배우며 체육 또한 즐기게 되었다. 그리고 청년 시절 그렇게 문화 예술 체육을 경험한 것들이 지금 교사를 하면서도 더 넓은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게 해주었다. 

  2016년 통계자료에 따르면 장기실업자 중 청년 실업자들이 43.7%이라고 한다. 물론 우리나라 교육제도의 문제도 있을 것이다. 우리 청소년들은 대부분 꿈을 위해 달려가기 보다는 점수와 대학을 꿈이라고 생각하고 달려간다. 10년 전 내가 그랬다. 그리고 10년 후 적어도 내가 알고 있는 청소년들은 여전히 그렇게 살고 있다. 그러다가 갑자기 대학생이 된 청년들, 그들은 여전히 자신의 꿈을 찾아가고 있다. 왜 그들은 꿈을 찾아가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릴까? 나는 문화예술교육, 그리고 문화예술시설의 결핍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문화예술을 접해본 사람은 시야가 넓다. 다양한 시선으로 세상을 보고 안목을 키운다. 고정관념에 빠지지 않으며 감수성이 풍부해진다. 감수성이 풍부한 사람은 열정이 있는 사람으로 자라게 된다. 즉, 꿈을 갖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열정과 꿈이 있는 사람은 잘 지치지 않고 어느 곳에 가서도 내적 동기를 가지고 노력하는 사람이 된다.

 요즘 청소년들의 가장 큰 문제는 ‘하고 싶은 것이 없다는 것’이라는 강의를 들은 적이 있다. 교직에 있는 교사로서 공감하는 부분이다. 초등학교 1학년 까지만 해도 “공부가 재밌어요!” 라며 신나게 발표하던 친구들이 고학년이 되면 조금씩 달라진다. 중, 고등학생이 될수록 하고 싶은 것이 점점 없어진다.

 다시 내 얘기로 돌아오자면, 인천에 있는 초등학교에 발령받으며 나는 마음 속으로 여러 가지 기대를 했다. 인천은 큰 도시이기 때문에 분명히 미술관, 박물관도 많을 것이고 내가 갈만한 수영장도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직접 와서 보니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인천에 온지 7년 되었는데 규모가 크고 주기적으로 전시가 바뀌는 미술관을 찾는 것이 쉽지 않았다. 수영장도 마찬가지였다. 집에서 걸어서 갈 만한 곳이 없을 뿐더러 수영장이 있더라도 대중교통으로 찾아가기 어려운 곳들이었다. 이렇게 인천은 대도시임에도 불구하고 청년들이 문화예술을 즐길 만한 시설이 많지 않아 아쉬울 때가 많다.

 호주에 제시카 왓슨이라는 소녀가 있었다. 보트를 타고 세계 일주를 한 16살 소녀다. 제시카 왓슨이 쓴 책의 제목은 “16살, 나는 세계일주로 꿈을 배웠다”이다. 이 작은 소녀가 어떻게 보트를 탈 수 있었을까? 그것은 호주 사회의 분위기와 직결된다. 일단 이 소녀는 세계 일주를 하기 전 부모님과 함께 보트를 타며 항해하는 법을 배웠을 뿐만 아니라 만 해리의 항해 경험이 있는 실력자였다. 그리고 호주에서는 젊은이들이 다양한 꿈을 꾸고 도전해 볼 수 있도록 위해 젊은 호주인 상을 준다. 이 소녀는 세계일주로 꿈을 배웠다고 얘기했지만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호주라는 나라가 이 소녀에게 꿈을 심어 주었다.  

 우리나라가 이렇게 바뀌긴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인천이라도 먼저 바뀌면 좋겠다. 문화예술체육 시설이 늘어났으면 좋겠다. 배다리 마을처럼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마을이 늘어났으면 좋겠다. 큰 미술관이 많지 않은 인천이지만 많은 예술인들이 노력하여 작은 규모의 미술관, 도솔미술관 같은 카페가 하나 둘 생겨나고 있다. 인천 아트플랫폼에서도 전시가 가끔씩 이루어지고 있고 또한 송암미술관처럼 큰 규모는 아니지만 비밀의 화원처럼 한적하고 아이들을 위한 교육도 자주 이루어지는 노력하는 미술관들도 있다.   
 이렇게 구성원들과 인천시에서 함께 노력하여 청년들을 위한 문화 예술 시설이 점차 늘어났으면 하는 소망을 품는다. 청년들이 문화 예술을 사랑하고 다양한 경험을 해 본다면 좋겠다. 그렇게 된다면 내신, 수능이 전부가 아닌 더 넓은 세상이 있다는 것을 우리 청소년들, 더 나아가서 청년들이 알게 되지 않을까? 

 청년을 위한 문화 예술 체육 교육지원들도 있었으면 좋겠다. 문화예술체육 뿐만 아니라 인문학 강좌도 좋고 나를 알아가기 위한 시간도 좋다. 청년들을 위한 질 높은 교육지원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그럴 수 있다면 우리 인천의 청년들이 더욱 자신의 꿈을 찾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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