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성 보다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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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성 보다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들
  • 장현정
  • 승인 2017.04.11 07: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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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내 삶의 달인
 
 
TV를 잘 보지 않지만, 우연히 보다보면 끝까지 보게 되는 프로가 있었다. 바로 ‘생활의 달인’이다. 이 프로그램을 보다보면 나도 모르게 작은 감탄이 새어나온다. 홈페이지에는 다음과 같이 소개되어 있다.
 
수십 년간 한 분야에 종사하며 부단한 열정과 노력으로 달인의 경지에 이르게 된 사람들. 삶의 스토리와 리얼리티가 담겨 있는 '생활 달인'은 그 자체가 다큐멘터리. 비록 소박한 일이지만 평생을 통해 최고가 된 '생활 달인'의 놀라운 득도의 경지를 만나는 시간!!
 
상자를 빠르게 접는 달인, 수박을 멀리 던지고 받는 달인, 달리는 오토바이에서 명함을 정해진 위치에 정확하게 던지는 달인, 정해진 구역을 빠른 시간에 청소하는 달인...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능력이 아니라, 빠른 시간 습득한 요령과 방법이 아니라, 오랜 시간 꾸준하게 해왔던 일들이 몸에 완전히 체측이 되어서 생활의 달인이 된 것이다. 처음에는 미숙하고 실수도 하고 어려웠을 일들을 계속해서 해내며 어떤 경지에 이른 그분들의 모습이야말로 감동적이며, 진정한 전문가들의 모습이다. 꼭 대단한 일을 해내야만 전문가가 아니라 작은 일이라도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는 것이 정말 진정한 전문가다.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일정한 기능이나 행동 등을 획득하기 위해 되풀이하는 실천적 교육활동’을 해야 하는데 이것을 우리가 ‘훈련’이라고 한다. 우리가 자전거를 타는 것이나 수영을 하는 것도 훈련에 의한 것이며, 언어를 사용하고 대화를 하는 것도 모두 훈련해 의해 가능하다. 작은 훈련들이 모여 하나의 큰 일을 해내게 될 것이다.
 
살아보니 부모가 되는 일도 그러했다. 처음에 그렇게 어렵던 손톱 자르기와 머리 감기기가 지금은 일상이 되었다. 낯설고 어색해서 시행착오 투성이였던 부모로서의 하루가 이제는 완전한 내 삶이 되었다. 아이와 함께 하기위해 노력하는 그 시간들이 모여 ‘부모’를 만들어내었다. 엄마도 아빠도 주어진 모성으로 인해 부모가 되는 것이 아니라, 그 시간들로 인해 부모가 되어질 것이다. 이것은 일이 바쁜 아빠들도 육아를 함께 해야 하는 이유이다. 아빠는 어느 날 갑자기 되는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의 훈련으로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오늘을 살아간다. 소소하고 작은 나의 일을 하면서 시간을 쌓아 간다.
‘나’라는 사람을 가장 잘 아는 ‘내 전문가’로서. ‘내 삶의 달인’으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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