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대한 생각이 바뀌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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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대한 생각이 바뀌어야 한다"
  • 강영희 시민기자
  • 승인 2017.05.15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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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벨서점 '배다리 마을의 근대 건축의 가치성과 보존방향' 어르신 인문학 개최


<배다리, 마을로 가는 교실>의 상반기(5-7월) 프로그램인 '배다리 헌책방 인문학 교실'의 한 프로그램으로 '어르신 인문학_기억과 기록'의 첫 교실이 5월13일 오후 2시 아벨전시관 2층 시다락방에서 아벨서점 곽현숙 대표의 진행으로 열렸다.  



@한동수 교수가 강연 후 청중의 질문에 답을 하고 있다.

13일 강연은 한동수 한양대 건축학부 교수가 '배다리 마을의 근대 건축의 가치성과 보존방향'을 주제로 '배다리 마을의 가치', '배다리 근대건축의 가치', '배다리 마을과 근대건축의 가치' 등에 대해 이야기를 펼쳤다. 


배다리마을, 10년동안 변하지 않은 것들 대단하다.

도시를 바라보는 관점을 중심으로 건축이라는 것이 어떻게 이야기 되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개략을 바탕으로 10년전 배다리에 와서 보았던 내용과 강의 준비를 위해 다시 한 번 들렀던 지금의 배다리 모습을 비교하며 진행됐다.

배다리 마을을 오랜만에 와서 둘러보면서 10년 이라는 세월 동안 최소한의 것들은 변하지 않았다는 것에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웬만한 힘이 없으면 도시공간에서 개발하려는 이들이 상존하는 가운데 변하지 않는게 불가능 할진데 가능했다는 것이 배다리에 살고 있는 지역민들의 의지가 대단히 굳건해서 가능한 일이라며 놀라움을 표했다. 

또 가장 큰 상징적인 변화는 10년 전 까지만 하더라도 버려져있던 산업도로부지가 이제는 주민들이 함께 하는 생태공원으로 바뀐 것에 있다고 평가했다.  




도시 건축의 핵심 " 주변상황에 맞게"

또, 2008년 구청 자료와 비교하면서 지금의 생태공원 부지를 격자형 도로로 만드는 계획에 대해 이야기를 지속했다. 외국이나 어떤 다른 공간에서 본 것들을 그대로 다른 도시와 마을 공간에 그대로 차용하려는 태도를 대단히 위험하고 잘못된 것이라고 보았다. 

"도시와 건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주변 상황에 맞게’ 하는 것이거든요. 모든 곳에 통용되는 방법이라는 것은 없어요. 아무 곳에나 고층 빌딩을 지을 수는 없는 것이고 아무 곳에나 1층, 2층의 단독주택을 지을 수 도 없는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불편하다 싶으면 단순한 방식으로 가는 것이지요. 좁으면 길을 넓히고, 사람이 많으면 고층으로 올려버리고. 그런 방식 말고도 해결 방법이 많거든요. 하지만 그러한 방법으로 도달하기 까지는 많은 어려움이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현대적으로 정리된 공간에 익숙한 사람들은 부정적
그들도 품을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기를


"생태공원과 텃밭도 좋지만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방향으로 운동을 지속"하라며 지역민 뿐만 아니라 정책 입안자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보다 깊이있는 고민이 있어야 함을 강조했다.

또 "한국의 지형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건축이 정말 아쉽지요. 외국 나가서는 굴곡진 마을과 도시를 보고 멋있다고 하면서도, 우리나라 와서는 획일적인 아파트들 지어나가면서 여행 가서 느낀 것과는 전혀 다른 양상을 빚어내고 있는 모습을 보면 불합리함을 느껴요."라며 사람들의 이중적 태도에 대해 비판했다.




'한번이라도 마을을 생각했다면...'
가치價値, 물질적, 철학적 의미 모두 생각해 보기를 

자신의 집을 지을 때 가족이 살아가는 것 뿐아니라 이웃과 마을, 도시 공간에서 내 집의 모습을 생각해본 적이 있는지, 전체와의 조화와 균형을 생각해 봤는지 물으며 집은 물질적 재산 이상의 가치, 가족이 이웃과 어울려 살아가는 공간이자 공동체라는 의미를 고민해볼 것을 제안했다.

또 이런 의미에서 마을운동은 난개발을 막으면서도 규모와 의식의 확장도 고민해야 한다며, 다가구 주택-원룸이나 빌라형태의 다가구 주택이 우후죽순 생겨나기 시작하면 그 마을의 색깔과 의미들은 짧은 시간에 사라질 수 있음을 경고했다.


특별하지 않은 것들이 가장 적게 남아있다.

개발이 덜 된 지역의 모습들이 친근감이 가고 여러 가지 공감적 요소들이 느껴지는 이유는 하나하나의 가치가 중요하다 생각해서 드는 생각이 아니라 전체가 균형과 조화를 이루고 있기에 그런 이야기가 나온다고 보았다.  특정 건물 하나를 지키는 운동이 아닌 마을을 지키는 운동이 그렇다는 것. 

배다리 지역에는 근대 뿐 아니라 다양한 시대의 건축양식을 품고 있다. 그 개개의 의미가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그것들이 함께 어우러져 있는 것이 중요한 의미라고 이야기 하며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흔했던 무엇이 가장 빨리 사라지고, 가장 적게 남아있다며  그것에 대한 인식을 하면 좋겠다고 말한다. 

정책입안자와 건축자, 주민들에게 재산증식의 가치를 중요히 여겨 우리가 살아온 지역의 흔적조차 다 사라지게 하는 건 너무한 처사가 아닌지 묻고싶다며 이야기를 지속했다.




배다리마을운동, 확장성 부족
벽화와 텃밭, 궁여지책이다.


"여기 이 장소를 모르는 사람이 와도 건물들 양상들만 가지고 이야기를 하면 아무런 의미를 부여하지 않을거에요. 몇몇 집은 문화재적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지만 그렇지 않은 집들은 별로 큰 중요성이 없거든요. 집의 형태도 양호하지 않고요. 하지만 지형은 계속 유지되고 있고 건축물도 거기에 맞춰 배열되어 있고 거기에 따른 이야기가 담겨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재생이란 기존의 것을 되살려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지만 우리나라 같은 경우 새로운 것을 덧입히려는 경향을 보인다. 배다리 마을의 경우는 관광의 요소로 접근을 하려고 하는데, 포장을 하면서 기존의 것에 새로운 것들을 덧 세우려는 경향이 있는데 이것이 별로 매력적인 요소가 아님을 이야기 한다. 
 
'지속가능'이라는 단어 역시 개발이라는 단어가 함정으로 전제되어 있을 수 있어 그런 함정들에 혼동되지 않고 스스로가 가지고 있는 문제들을 가다듬을 수 있어야 한다며 '배다리에는 여러 가치가 있지만 어떤 가치가 중요하고, 서로 지켜야 하고, 양보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서로 공유해보면 좋지 않을까?' 생각해보기를 제안했다.

또 배다리 10년의 활동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마을을 단장해온 방식에 대해서는 '텃밭이며 벽화며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며 냉정하게 평가했다. 궁여지책으로 본 것. 보다 치밀하고 기초적인 자료발굴과 축적으로 아카이브를 만들고, 마을운동을 확장해내는 노력이 부족했음을 이야기 했다.


현재 그 집에 살고있다는 것 자체가 전문가

보존의 방법은 하나가 아니다. 각자의 상황에 맞츤 처방이 필요한 것, 단기처방은 시간이 지나면 의미가 없으니 곳곳의 건축물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고, 수리, 리모델링 가능성 등의 정교한 건물진단과 땅에 대한 진단도 필요하다고 보았다.

그러면서 사람이 스스로의 삶에 대한 정리가 필요하듯이 마을이나 도시 전체를 조망하는 능력을 가진 건축가나 도시계획전문가도 필요하고, 스스로가 각자의 기록을 정리하는 것도 필요하다면서 개인 수준에서 가능한 정리를 시작해 이것들을 모아내면 마을의 역사, 인천의 역사가 될 수 있다고 이야기 한다.

"건축학도나 도시계획자들은 일종의 조언과 방향을 알려줄 수 있을 뿐, 살고 계신 여러분이 진정한 전문가고 선택을 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며 주민이 스스로 자신의 집에 대한 지식을 정리하고, 스스로가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판단해 전문가들에게 의견을 물어볼 수 있기를 바란다며 그래야 그들도 선택할 수 있는 무엇을 줄 수 있다."고 말한다.




한교수 '건축도서관 사서가 되고싶다'
곽대표 '이곳 배다리에 건축전문서적 책방은 어떨지 ..'



 '책방거리'라는 배다리의 정체성을 중심으로 그려져야 할 공간으로서의 배다리가 빈약한 책문화로 인해 위축되는 것과 관광지라를 껍데기로 싸여질 상황을 안타까워 하며 이런 식의 도시계획등을 그려가는 건축회사, 건축가, 기관들의 무지에 대해 부끄러움을 표했다.

 그림을 그리는 관에 대해 , 건축역사학자로서 일하고 있지만 한양대에 건축책도서관을 건립중인데 거기에서 사서를 하고자 하는 생각도 한다고 했다.

 이에 진행을 맡은 곽현숙 대표는 전문가들이 책을 골라주는 책방에 대해서 이야기하며, 배다리에서 건축전문 책방을 하시는 건 어떠냐며 제안했고, 고민해보겠다며 자리를 마무리 했다.





한동수 교수는 인하대 교수, 인천시 문화재 전문위원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한양대 건축학부 교수로 '동아시아 건축역사이론 및 도시사'를 연구하고 있으며 '동아시아건축역사연구실(http://fahl.hanyang.ac.kr)을 운영하고 있다.

'어르신 인문학 - 기억과 기록'은 곽현숙 아벨서점 대표의 진행으로 5회에 걸쳐 펼쳐질 예정이다. 관련 문의는 010-9007-3427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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