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詩, 함께 읽어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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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詩, 함께 읽어봐요!
  • 강영희 시민기자
  • 승인 2017.05.24 13: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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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다리 인문학교실 6월1일부터 이병국 시인의 '시인_인문학' 진행

마을 곳곳이 교실이다

배다리 산업도로 반대투쟁 10주년(이하 배다리 10년)을 맞아 배다리 일대에 다양한 행사와 전시, 이야기들이 펼쳐지고 있다.

지난 5월18일 진행된 토론회에 이어 배다리안내소, 박의상실, 마을사진관 다행, 고현재 등에서 진행되는 전시를 비롯해 2017 지역특성화사업으로 선정되어 진행되고 있는  '배다리 마을로 가는 교실'도 그런 일환이다. . 





이병국 시인이 진행하는 '배다리 인문학_시인 인문학' 교실

5-7월에 진행되는 '배다리 인문학 교실'의 한 프로그램으로 <시인_인문학>이 오는 6월1일(목)부터 '달이네 요일가게' 등에서 진행된다.


인문학 교실_'시인 인문학'에서는 현재 활동중인 시인들의 시를 읽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병국 시인은 1980년 1월 강화도에서 태어나 인하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한국학과를 수료했다. 201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부문에 당선됐다.  '인천작가회의'에서 발행하는 계간지 <작가들> 편집위원이기도 하다.


이병국시인 
@이병국 시인_사진출처_사이버문학광장 <문장> 


<1>_가난한 오늘 / 이병국

검지손가락 첫마디가 잘려나갔지만 아프진 않았다. 다만 그곳에서 자란 꽃나무가 무거워 허리를 펼 수 없었다. 사방에 흩어 놓은 햇볕에 머리가 헐었다. 바랜 눈으로 바라보는 앞은 여전히 형태를 지니지 못했다.

발등 위로 그들의 그림자가 지나간다. 망막에 맺힌 먼 길로 뒷모습이 아른거린다. 나는 허리를 펴지 못한다. 두 다리는 여백이 힘겹다.

연필로 그린 햇볕이 달력 같은 얼굴로 피어 있다. 뒤통수는 아무 말도 없었지만 양손 가득 길을 쥔 네가 흩날린다. 뒷걸음치는 그림자가 꽃나무를 삼킨다. 배는 고프지 않았다.

꽃이 떨어진다



   
<2>-풍선껌 / 이병국

얼룩진 보도블록을 짊어진 채
부풀어 오른 기대를 삼킨다
단물이 전부 빠질 때까지
손바닥만한 공허가 스며든다
숨이 펄럭인다
누구도 다가갈 수 없도록
길이 끊긴 곳에서
너는 너를 받아든다
유유히 날아가는 것들은
바닥에 닿아 있다
머뭇대는 만큼 풍선의 크기가 작아진다
흥정하듯
숨을 불어 넣는다
펄럭이는 네가 아직
뒤돌아보지 않는다

너는
은종이로 하루를 감싼다
비어져 나온 실패가 멀리 왔다
돌아갈 수 없는
반복을 씹는다
둥글게 부푼 불안이 보푸라기처럼 떠오른다
채울 수 없어
허물어진다
이미 보낸 숨이 가쁘게
너를 잡는다
파문은 안으로 밀려온다
뒤집어도 꺼낼 수 없는 것들이 펄럭인다
물끄러미
터진 입술을 바라본다
네가 들어가기에 충분하다

  
이런 분들께 시인 인문학을 권합니다.

이병국 시인은 '누군가와 시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으신 분', '요즘 시인들이 궁금하신 분', '시를 쓰고는 싶은데 뭘 어찌해야 할지 고민하시는 분', '시는 어려운 거라고 생각하시는 분', '늘 시를 곁에 두고 싶은데 시가 자꾸 달아나는 분'들에게 권한다. 
 

'시인 인문학'은 '시와 다락방 - 함께 읽고 나누는 시'라는 제목으로 6월1일부터 매주 목요일 3시에 진행된다.  

1강_6/01 목) 오리엔테이션 + 이병률(당신은 어딘가로 가려 한다), 신용목(아무날의 도시의 서정
2강_6/08 목) 김선우(내 혀가 입 속에 갇혀 있길 거부한다면), 이혜미(뜻밖의 바닐라)의 여성성/관계
3강_6/15 목) 황병승(여장남자 시코쿠), 김민정(그녀가 처음, 느끼기 시작했다)의 미래파
4강_6/22 목) 심보선(슬픔이 없는 십오 초), 진은영(우리는 매일매일)의 시와 연대
5강_6/29 목) 박준(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안희연(너의 슬픔이 끼어들 때)의 젊은 시인


강좌 수강 신청 및 문의 010-9007-3427 , 또는 페이스북에서 '배다리안내소' 검색하면 <배다리, 마을로 가는 교실>등 다양한 정보를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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