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의 새 희망, 협동조합형 프랜차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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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의 새 희망, 협동조합형 프랜차이즈
  • 심형진
  • 승인 2017.05.30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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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칼럼] 심형진 / 인천광역시협동조합협의회 회장
 

5월 9일 선거로 새로운 정부가 들어섰다. 장기적인 정부의 부재를 딛고 등장한 문재인정부가 내놓은 정책의 일성은 일자리창출이다. 아마도 인간일자리를 로봇이 대체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의 진행은 일자리가 사회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가 될 것이며, 이를 해결하지 못하고는 정권의 존폐에서 더 나아가 사회의 존폐까지도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렇게 중요한 문제의 해결을 위한 방안 중 하나가 협동조합을 중심으로 하는 사회적경제기업의 육성이다. 협동조합기본법이 발효된 지 4년, 기획재정부가 2차 협동조합기본계획의 수립을 위한 1차 기본계획 평가에서 “협동조합은 정부의 직접지원(경영자금 등 물적 지원정책) 없이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으며 고용창출 효과도 산업전체 평균을 상회”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그 근거로 ‘평균종사자 수가 ‘13년 7.1명에서 ’15년 8.2명으로 증가‘하고 ’산출액 10억원 당 소요되는 취업자 수를 나타내는 취업계수도 21.4명으로 전 산업 평균 취업계수 6.4명 보다 높다는 2015년 협동조합 실태조사 결과를 들고 있다.
이같은 통계수치의 긍정적인 면과 달리 협동조합은 자본이 많이 투여되는 장치산업 보다는 부가가치가 낮고, 노동집약적 사업에 적합하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그러한 해석에서도 앞으로의 경제가 중후장대 산업에서 경박단소 산업으로, 자본이 많이 투여되는 산업과 실생활에 밀착한 산업이 균형 잡힌 경제로 무게중심이 옮겨가는 추세를 반영하면 여전히 의미가 있다. 문재인 정부도 이러한 중요성을 깨닫고 청와대 개편에서 사회경제정책비서관을 신설하고, 중소기업청을 중소기업부로 승격시켜 경제패러다임의 변화에 대비하고 있다.


이에 더해 협동조합의 최근 동향을 살펴보면, 협동조합 설립을 통한 창업에 더해 협동과 연대라는 가치를 바탕으로 성공한 협동조합이 가맹점을 모집하여, 소상공인으로 새롭게 일자리를 갖길 원하는 창업희망자에게 힘을 보태고 있다. 이런 형태를 기존의 프랜차이즈와 구별하여 협동조합형 프랜차이즈라고 한다. 이는 창업희망자에게 협동조합의 주인인 조합원과 똑같은 기준과 조건으로 조합을 이용할 수 있게 하고, 조합이 갖고 있는 노하우를 전수하여 빠른 시일 내에 조합 경영에 참여할 수 있게 하는 방식이다. 이 사업은 이제 막 발걸음 떼는 걸음마 상태이지만, 사업이 가져올 파급효과에 주목하여 기획재정부도 제2차 협동조합기본계획에서 새로운 협동조합 모델 발굴의 한 형태로 ‘협동조합형 프랜차이즈 모델 개발 및 확산’을 주요한 정책으로 삼고 있다.


인천에서도 미추홀중식협동조합이 협동조합형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중화요리 전문점이 모여 설립한 미추홀중식협동조합은 조합원과 회원 250여개 식당에서 사용하는 자재와 식자재를 직접 제작하거나 공동으로 구입하고 이를 공급하는 사업을 우선 진행하여 어느 곳보다도 저렴하고 품질 좋은 원부자재를 공급하고 있다. 자조를 통한 자립의 기틀을 마련한 조합원들은 이 사업을 필요로 하는 창업희망자에게도 도움이 되고자 가맹점 모집 사업을 개시하였다.


이러한 미추홀중식협동조합의 사업은 “협동조합은 자조, 자기책임, 민주주의, 평등, 공정, 연대의 가치를 기초로 한다”는 국제협동조합연맹(ICA)이 천명한 협동조합 정체성을 그대로 실천하고 있다. 스스로 돕기 위해(자조 또는 자립을 위해) 미추홀중식협동조합을 설립하고, 조합의 물품을 이용하고 참여하여 자기책임을 다하고, 조합을 민주주의와 평등 공정의 원칙에 따라 차별 없이 운영하며, 조합원의 연대를 넘어 협동조합 7원칙의 하나인 ‘사회적 기여’를 실천하는 방식의 하나로 자신들의 노하우를 사회와 공유한다. 공유하는 이들의 참여를 통해 조합의 규모는 더 커지고, 규모에 맞는 새로운 사업을 실현하는 선순환 과정. 협동조합이 사업을 통해 다시 말해서 협업을 통해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이러한 유쾌하고 유익한 새로운 협동조합 사업모델이 잘 정착하여, 자신이 모든 자금을 다 대고도 대기업의 가맹점주라는 이유로 ‘노예생활을 하는 사장’이라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가맹점 사업이 만들어지는 계기로까지 확산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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