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은 왜 좋은 카드를 버리려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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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감독은 왜 좋은 카드를 버리려 할까?
  • 이상민
  • 승인 2010.09.10 10: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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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의 현명한 판단 요구
“유병수를 비롯한 만 21세 이상의 발탁은 없을 것이다.” - 홍명보 아시안게임 대표팀 감독



'미추홀 프라이드’ 유병수가 리그에서의 맹활약에도 불구하고 대표팀과는 영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다.

사실 인천이 상위권 구단처럼 미드필더 진이 탄탄하게 전방 공격을 받쳐주지 못하고 있는 열악한 상황인데도 유병수는 꿋꿋하게 우수한 골 결정력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꾸준한 활약에도 그가 대표팀에서 차갑게 외면을 받는 이유는 대체 무엇일까?

현재 유병수는 국가대표의 꿈보다는 오는 11월에 중국 광저우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발탁되는 꿈을 가지고 있다. 만약 우승을 한다면 선수 생활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될 수도 있는 병역 문제를 단번에 해결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그 꿈도 접어야 할 판이다. 아시안게임 대표팀을 맡고 있는 홍명보 감독이 얼마 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유병수를 비롯한 만 21세 이상 선수들의 발탁은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홍명보 감독은 그 이유에 대해 2012년 런던 올림픽 본선에서의 좋은 결과를 위해 이번 아시안게임을 통해서 미리 준비하려고 한다고 밝혔지만 결국 축구팬들로서는 청소년 대표부터 계속해서 지도해왔던 자신의 제자들에게만 기회를 주겠다는 말로밖에는 해석할 수 없다. 현재 K-리그에는 기존의 올림픽 대표보다 충분히 더 훌륭한 기량을 지닌 선수들이 많은데 왜 굳이 홍명보 감독은 팀을 만 21세 이하로만 구성하려고 할까?

물론 이 문제는 비단 인천 선수인 유병수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유병수 외에 수원의 명가재건에 선봉장으로 나서고 있는 신영록(87년생), 제주의 상위권 유지에 큰 몫을 하고 있는 이현호(88년생), 전북의 살림꾼 역할을 하고 있는 최철순(87년생), 경남 수비의 핵 김주영(88년생) 등 나이 제한에 걸리지 않는 많은 선수가 현재 K-리그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위와 같이 K-리그에서 빼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는 선수들이 J리그와 J2리그에서 벤치만 달구고 U-리그에서 공 좀 찬다는 선수에 비해 부족한 점이 과연 무엇인지 의심스럽다. 단지, 미래를 내다본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이런 좋은 재능을 지닌 선수들의 발탁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 아닐까?

물론 감독에게는 자신의 고유 권한이 있고 자기만의 생각과 스타일이 있다. 이와 같은 사실은 모두가 인정하고 해당 감독에게 모든 것을 믿고 맡겨야 할 부분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번 발탁건은 그저 억지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당장의 좋은 성적보다는 미래를 향한 준비도 물론 중요하지만 현재 국민들의 기대치는 겉으로는 아닌 척 해도 우승이라는 좋은 성적을 바라고 있을 것이다. 때문에 이번 아시안게임 대표팀 발탁건에 대해서 홍명보 감독의 현명한 판단이 요구되는 바다.

꾸준한 활약에도 불구하고 계속되는 대표팀에서 외면받는 것에 대해서 유병수 본인도 물론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하지만 속으로는 도대체 얼마나 더 해야 불러줄까? 하는 마음으로 많이 힘들고 지쳐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유병수는 결국엔 자신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크게 개의치 않고 더 노력해서 인정받겠노라고 축구화 끈을 단단히 동여매고 있다.

이정수, 김치우, 이근호, 최효진, 데얀, 라돈치치 등과 같은 선수들도 인천을 떠나 더 큰 선수로 발전했듯이 결국 유병수 마저도 인천을 떠나야 자신의 축구 인생에 빛을 볼 수 있는 것인지 도대체 알 수 없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글 = 이상민 UTD기자 (power1360@hanmail.net)
사진 = 남궁경상 UTD기자 (boriwoo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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