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다리 마을살이에 이런 호사好事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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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다리 마을살이에 이런 호사好事가 없다!
  • 강영희
  • 승인 2017.06.30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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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다리통신 3] 3월부터 6월까지, 배다리


@여름이면 해바라기가 핀다.


@가뭄중에 어렵게 핀 개양귀비 꽃들 가운데 해바라기가 꽤 자라고 있었다.


@코스모스 씨를 뿌리기 위해?갈아엎었는데?'생태공원을 조성한다.'는 생각을 한다는 자체가 이상하다.?


2017년 3월~ 6월까지 배다리에서는

5월 10일 대통령 선거가 지나고 밀려있는 일들을 해치우느라 정신이 없다. 보통 학기 시작과 맞물려 3-4월에 시작하는 여러 가지 문화예술사업이 대선 이후로 미뤄지면서 나눠놓았던 일정들이 묶여버린 것. 아마 문화예술사업 뿐만 아니라 각종 지원사업이며 행사들이 그리 되었을 듯싶다.

3월부터 동구청에서 ‘우각로 근대역사문화로 조성사업’이라는 관광지개발사업계획에 대한 설명회를 가졌다. 이 사업계획은 ‘문화영향평가’에서 낙제점을 받아 전면재검토 의견을 받았는데 일방적으로 진행하려는 태도를 보이는 설명회로 배다리를 들쑤셨다. 동구청은 선전포고인양 주민들의 텃밭에 ‘경작금지’ 현수막을 꽂았고, 지난해 가을 완성된 생태놀이터를 무단으로 철거하는가 하면 텃밭이 있는 생태공원을 모두 갈아엎고 양귀비를 심겠다며 주민들의 심경을 불편하게 했다. 한창 새 움직임을 시작해야하는 봄을 그렇게 시작했다.



@제2외곽순환고속도로 인천구간 개통을 반대하는 집회를 진행했다.


@3월 11일부터 동인천북광장에서 촛불집회가 시작됐다.
 

4월부터는 동구 곳곳의 주민모임이 한 자리에 모여 집회를 시작했다. '박근혜표' 송림초교 인근 뉴스테이 개발반대, 제2외곽순환고속도 터널공사로 피해를 입은 삼두아파트 주민의 전면이주, 제2외곽순환고속도로 인천구간 터널의 중금속 미세먼지 피해를 막으려는 개통 반대와 대책마련, 동인천역북광장 르네상스 프로젝트 전면재검토 등 동구의 다양한 문제에 대한 주민조직과 연대하면서 관련 집회와 시위, 관련 기자회견회도 이어졌다.

배다리 10주년 기념 사진전시에 한 달에 한 번 예정되었던 '만국시장 별난마켓'도 네 번이나 진행됐고, 3월 중순부터 격주로 진행되는 배다리위원회 회의도 10회차가 지났다. ‘배다리 마을로 가는 교실’의 토요일 ‘어르신 인문학-기억과 기록’과 월요일 ‘글쓰기 인문학’, 목요일 ‘시인 인문학’이 마무리 되었고, ‘책방 인문학’이 '백창화 괴산 숲속작은책방 주인의 해외책방이야기', '정현석 공씨책방반상회_헌책방을 뽑지마시오' 두 번의강좌를 남겨두고 있다.



@'책방인문학_책과 서점' 3강에는'북극서점의 탄생과 독립출판의 모든 것'이란 내용으로 진행됬는데 지역의 작은 서점들의 관심이 많았다.


@한점갤러리에서 전시되고 있는 배다리 10년 사진기록











배다리 마을살이에 이런 호사好事

어르신 인문학에서 이성구 옹이 직접 그린 ‘배다리 지도’와 함께 들은 ‘옛 배다리 이야기’도 영상으로 편집해서 나누고 싶었는데 마무리를 못하고 있어 맘이 찜찜하다. 인천 양조장 임명진 전 대사의 어린시절 배다리의 기억을 듣고 싶었는데 외교관으로 활동하던 이야기와 퇴임 후 미술계 활동을 전해 들었다. 우리나라 내로라하는 작가들과 함께 지내오신 당신의 연세는 올해로 90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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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양조장 창업주 최병두씨의 외동딸 최정순 여사의 첫째 아들이 임명진 전 대사다. 임 대사의 부친은 치과를 했던 임영균씨다. 임명진 대사의 가족사진과 대사시절 사진


오랜만에 ‘글쓰기’ 수업을 했는데 내 짧은 생의 책에 대한 기억과 추억을 더듬어 기록해 보는 시간이었다. ‘기호’로서의 글쓰기의 한계가 많았고, 오랜만에 여러 사람의 비평을 들으며 첨삭지도까지 있었는데 약간의 긴장 속에 자신이 표현하고 타인이 읽는 글에 대한 생각을 해보는 시간이었다. 자기를 표현하는데 있어서 기본인 글쓰기를 가르치지 않는 교육의 문제점을 생각해보며 지속적인 글쓰기 공부를 생각해보게 되었다.




???@글쓰기 인문학 강좌모습 _ 강사 / 이재은 (작가)


목요일 오후 3시, ‘시인 인문학’은 이병국 시인이 90년대 이후의 시에 흐름과 경향을 드러내는 시를 골라 해설하면서 함께 생각을 나누는 강좌였다. 신新서정시, 여성주의 시, 미래파, 정치시 그리고 젊은 시인들의 시 트렌드를 엿볼 수 있었다.

새롭게 알게 된 사실 하나! 보들레르, 랭보 이후 서구에는 산문만 남아있다고 한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시의 형태가 읽히고 쓰이는 나라는 한자문화권의 몇몇 나라가 전부라고 해서 놀라웠다. 우리 시도 못 읽고 사는데 다른 나라 시를 생각해 볼 일이 없긴 하지만 시가 사라지다니...



@시인인문학_시와 다락방/ 강사 이병국 (시인)


이런 와중에 마을사진관과 갤러리를 열고 청소와 정리를 하는 것은 매일매일 기본이고, 봄맞이 대청소도 이제야 마무리단계다. 틈틈이 마을 탐방도 돕고, 체험학습도 하고, 손님을 맞다보니 어느덧 여름에 접어들고 있다.

마을 안에서 이렇게 풍부한 내용의 강연을 들을 수 있다니 더없는 호사라는 생각이 들었다. 좀 바쁘고 힘들긴 해도 특별히 애쓰지 않으면 듣기 어려웠을 내용들이었다. 게다가 오랜만에 시를 읽으며 나눈 이야기며 글쓰기 첨삭지도는 왠지 이 마을에 더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



@철로 남쪽의 숭의동과 북쪽의 배다리가 확연히 구분된다. 도시에는 이런 쉼터가 필요하다. 이 지역 유일한 공터에 대해 민관의 이해가 다양하게 얽혀있다.


관계, 자주 오가지 않으면 사라지는 숲길

그 사이 갤러리 건너편 동화서적 2층에는 ‘엘살바도르의 그녀’<인천in 2월6일,19일 보도>가 이사를 왔고, 일방행정으로 여러 가지 갈등을 빚어오던 구청도 다양한 방식으로 주민과의 대화를 시도하고 있다. 인천양조장 주인이 건물을 팔겠다고 내놓으며 배다리의 오래된 건물을 보전하기 위한 고민도 이어지고, 여전히 산업도로 부지였던 생태공원에는 식재조성과 관련해 주민과의 조율이 원활하지 않다. 어제는 기어이 코스모스 씨를 뿌린다며 양귀비를 갈아엎었다.

‘송림초교 뉴스테이’의 문제점으로 송림동 주민들이 계속 살아야 할 터가 되면서 10여 년 전 무심했던 ‘동구 배다리 관통산업도로개설’에 대해 저지 의사를 밝혔다. 그런 상황에서 인천시청 도로과에 찾아갔던 주민에 의해 발견된 도로 조감도는 주민들에게 설명조차 되지 않은 세 번째 도로계획이다. 다시 도로공사 저지와 대안 마련을 위한 고민과 함께 긴장감이 흐르고 있는 배다리다.









@시정 도로과에 붙어 있다는 배다리 관통 도로 도면 _배다리 마을 관통하는 '산업도로의 지하화'를 끌어냈으나 이번에는 주택가 양쪽에 일방형 도로를 만드는 3안을 유일용 시의원과 몇몇 주민들만의 동의를 얻어 확정지었다고 한다.

@송림초교 주변 수도국산 박물관 아래를 지나는 쌍굴다리 앞에 공사현수막이 걸렸다.


@인전지역 뉴스테이 사업지구에 거주하는 주민들 세종시에서 뉴스테이 사업지구 철회를 요구하며 집회를 했다. _ 2017년 6월 28일 수요일


@지난 2월27일 주민들과의 약속을 어긴 동구청 앞에서 항의 집회 및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관이 무엇을 하겠다고 하면 민은 그것이 개인적으로 어떤 피해가 오던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던 그간의 경험이 있다. 주민을 위해 한다는 그들의 태도를 믿어왔는데 누군가의 사적인 이익이나 돈벌이에 희생되고 있다는 사실이 끝도 없이 밝혀지고 있다. 그런 과정 속에 주민은 관에 대한 믿음을 잃었고, 말하지 않으면 그런 일이 계속되리란 것을 깨달았다.

시민들이 깨어나니 대화할 줄 모르는 행정의 한계가 드러난다. 행정 안에서도 시민들의 각성을 환호하고 소통의 노력을 하는 공무원들이 있긴 하지만 기존 공무원 조직의 흐름을 거스르기엔 한계가 많다고 인정한다. 주민을 위한 일이라고 아무리 주장해도 더 이상 먹히지 않는다. 그렇다고 개인의 이익에 부응할 수 밖에 없는 주민들이 원하는 것이 항상 옳은 것도 아니다. 이런 민·관의 신뢰를 회복하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관계로 나아갈 수 있는 묘책이 있을까?



@배다리 헌책방 거리 입구의 모습. 조흥상회 건물도 인천양조장 건물처럼 귀한 지역유산이다. 인천의 책마을 배다리의 든든한 마중물로 다양한 강연과 강좌를 진행하고 있는 달이네, 요일가게가 자리잡고 있다.


길고 지루한 대화가 유일한 묘책이다

여전히 돈과 권력에 휘둘리는 행정, '최순실 박근혜 국정농단' 사태를 지나면서 허울뿐인 국가권력과 기업들의 허약한 바닥을 국민들은 확인했다. 이런 상황에서 관(행정)의 틀에 맞추려고 주민의 의견을 끼워 맞출게 아니라 주민의 요구와 사회의 요구를 적절히 조율해야 한다. 묘책은 없다. 길고 지루한 대화가 유일한 방법이다.

공무원들에게 돌아가는 월급이, 기업의 이익이 피같은 우리 국민의 세금과 소비에서 나온다는 걸 인식해야할 때다. 국민의 믿음을 다 잃은 정부와 기업이 다시 그 의미를 찾으려면 그 바탕이 주민이고 시민이라는 걸 여러모로 고민하길 바란다.



@골목길 어귀에서 누릴 수 있는 작은 여유들이 살아있는 배다리다. 민관이 함께 잘 가꿔간다면 어디에도 빠지지 않을 책마을, 역사문화지역이 될 수 있다.


@배다리 책방 '삼성서림'?안에서 진행된 가족 연주회,


@지난 5월 배다리로 이사 온 엘살바도르의 그녀-조은숙씨가 지난 월요일(6/26)부터 배다리 사랑방에서 구연동화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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