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 감독 트위터로 통(通)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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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무 감독 트위터로 통(通)해
  • 김인수
  • 승인 2010.09.15 16: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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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와 팬, 소통의 장이 아쉬었다"

허정무 감독이 트위터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지난 8월 25일을 기점으로 지금까지 계속 글을 올리고 있다. 아직 인터넷 사용이 익숙하지 않아서 자신이 글을 딸에게 적어주면 대필하는 형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런데 왜 인터넷을 잘 사용하지 않던 그가 갑자기 인터넷을 이용하게 되었을까? 가장 큰 이유로 2가지를 생각할 수 있다.

1. 소통의 장이 하나라도 더 아쉽다

허정무 감독이 인천에 와서 취한 조치 중 하나가 바로 식사 방식이다. 그 내용은 1군, 2군 선수 전원과 코칭스태프 전원이 함께 식사를 하는 것이다. 그 동안 식사를 따로따로 하다시피 했다면, 이제는 감독이 일어나자고 하기 전까지는 같이 식사시간을 공유하는 것이다.

허정무 감독이 이런 조치를 취한 이유는 바로 인천에게 소통의 공간이 적기 때문이었다. 인천에게는 클럽하우스가 없다. 아파트 형 숙소가 있으나 선수들은 데뷔한 지 2년이 지나면 여기서 퇴소해야 한다. 수용인원이 적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인천 선수들 간에 대화시간이 다른 보다 적을 수 밖에 없었다. 때문에 허정무 감독은 궁여지책으로 식사시간이라도 소통의 시간으로 삼은 것이다.

하지만 이것으로는 부족한 면이 있다. 없는 것보다야 낫겠지만 하루 30~40분 대화만으로 소통의 충분함을 느끼기에는 어렵기 때문이다. 많은 시간을 따로 지내는 현 상황에서 허정무 감독은 작은 소통의 창구라도 절실했을 것이다.

이럴 때에 가장 크게 도움이 되는 것이 바로 인터넷이다.이용자의 시간과 공간 제약이 적기 때문이다. 경기나 훈련이 끝나고 집에 와서 컴퓨터를 켤 수 있는 시간만 있다면, 10분의 시간만 있다면, 충분히 대화를 할 수 있는 것이 인터넷이다. 서로 시간과 약속장소를 따로 잡을 필요가 없다. 선수와 코칭스탭의 개인시간을 최대한 보장하면서 대화를 할 수 있는 매체로는 인터넷 만한 것이 없다. 허정무 감독은 소통의 기회가 적은 인천에서 인터넷이 소통의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특히 이런 소통은 젊은 선수들을 상대로 더 큰 힘을 발휘한다. 현재 인천에는 유병수, 안재준, 강수일, 송유걸, 정혁, 이재권 등 많은 젊은 선수들이 활약을 하고 있다. 이런 젊은 선수들은 인터넷 이용이 잦다. 이 때문에 인터넷으로 서로 대화하는 것에 대해서 거부감이 없다. 오히려 실제 생활 속에서 이야기하지 못하는 것을 더 쉽게 이야기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실제로 그의 트위터에서는 정혁, 강수일, 유병수 선수 등에 대한 글이 올라와 있다. 단순히 그가 올린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선수들 역시 허정무 감독의 글에 답변을 달고 있다. 허정무 감독이 강수일에게 유연성을 더 살리기 위해서 춤이나 에어로빅을 권하는 글이 있다. 이에 강수일은 “춤과 에어로빅은 한 번 생각해보겠습니다~ㅎㅎ”라는 답변을 달았다. 그가 시도하는 소통이 작지만 빛을 발하고 있다.

2. 팬들과 소통을 할 수 있다

팬들에게 선수단과 코칭스탭은 어려운 존재다. 팬들이 그들을 사랑하지만 가까이 다가가기에는 부담스러워 한다. 선수들이나 코칭스탭이 자신을 불편한 존재로 여기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이다. 팬들의 사랑을 먹고 자라는 프로스포츠가 도리어 그 팬들과 가까워지지 못하는 것이다.

하지만 인터넷은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인터넷은 상대 시간을 방해하는 요소가 적기 때문이다. 실생활에서 대화를 하려면 상대의 행동을 잠시 멈춘 다음에 대화를 하게 된다. 이것이 힘들면 상대가 잠시 행동을 멈출 수 있는 시기가 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하지만 인터넷에서는 글을 남겨 놓으면 상대는 자기 시간에 맞춰서 그 글을 읽을 수 있다. 절대 상호 간의 행동이나 시간에 방해를 받지 않으면서 대화를 할 수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인터넷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면 팬과 선수 그리고 코칭스탭들은 부담 없이 대화를 할 수가 있다. 현재 허정무 감독의 트위터에는 팬들과 관련된 글을 읽을 수 있다. 허정무 자신에게도 없는 사진에 대한 이야기와 팬에 대한 행복한 마음들이 적혀있다.

팬들은 저 멀리서나 지켜보던 자신의 우상들과 이야기를 하고, 코칭스탭 역시 자신이 알지 못하던 팬들과 가까워 진다. 팬과 선수단, 서로가 서로에게 필수적인 존재이지만 가까이 다가가지 못했던 현실에 징검다리가 되어 줄 수 있는 매체가 바로 인터넷이다. 허정무 감독은 이 인터넷을 통해 팬과 가까워지려 하고 있다.

 

위에서 허정무 감독이 트위터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이득 두 가지를 말했다. 물론 트위터 이용에도 극복해야 할 약점은 있다. 우선 트위터가 젊은 선수들 위주로 이용된다는 점이다. 베테랑 선수들 혹은 다른 코칭스탭들도 트위터로 끌고와야 한다. 팬들과의 대화도 다양한 팬층을 트위터로 끌고 와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트위터는 반쪽짜리 소통 매체로 전락하게 된다.

그렇다고 허정무 감독의 이러한 시도가 의미 없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시도에서 발전은 시작한다. 전북의 최강희 감독은 스타 크래프트 같은 게임을 한다고 했다. 선수들이 좋아하는 게임을 배워 같이 즐김으로써 선수들과의 친밀도를 높이려고 한 것이다. 최강희 감독이 선수들과 친밀도를 높이기 위해 선수들 사이에서 익숙한 게임을 했듯, 허정무 감독도 선수들 사이에서 익숙한 인터넷을 시도하고 있다. 허정무 감독이 베테랑 선수과 다양한 계층의 팬들을 트위터로 이끄는 노력을 한다면 이러한 약점은 사라질 것이다.

허정무의 트위터 주소 : http://twitter.com/huhjm

글 = 김인수 UTD 기자(zkslqkf20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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