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이 6강을 가기 위해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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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이 6강을 가기 위해선?
  • 김인수
  • 승인 2010.09.28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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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K리그에 6강 플레이오프 제도가 도입되었다. 정규리그를 치룬 뒤 상위 6개 팀끼리 토너먼트를 벌이는 6강 플레이오프. 시행 첫 해 리그 5위 포항이 우승을 하자 어떻게 5위 팀이 우승을 하느냐 란 반발도 있었다. 하지만 중위권 팀들도 우승이 가능해져서 6위 차지를 위한 치열한 순위 경쟁을 볼 수 있다는 점에 옹호론자도 많다.

이 6위를 차지하기 위한 싸움에 인천도 항상 빠지지 않았다. 6강 플레이오프 제도 시행 첫 해인 2007년 승점 1점 차이로 6강 진출에 아쉽게 실패했다. 2008년에도 승점 1점 차이로 6강 진출에 실패했고, 2009년에는 7위와 승점 2점 차이로 6강 진출에 성공했다. 하지만 2010년엔 2번의 5연패로 인해 6강 진출이 어려워진 상황이다. 그나마 다행히 대구와 전북 전 승리로 인천은 6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대한 희망을 살렸다. 그렇다면 인천의 6강 진출은 얼마나 어렵고, 가능성은 얼마일까.

1. 인천이 노릴 수 있는 6강 티켓은 몇 장?

당연하게도 6강행 티켓은 총 6장이다. 하지만 현재 인천이 가져갈 수 있는 티켓은 1~3장이다. 우선 현재 인천의 승점은 24점이다. 그리고 8경기를 더 해야 한다. 이를 종합해서 인천이 얻을 수 있는 최고 승점은 48점이다.

현재 1위 제주의 승점은 47점이고, 6위 전북의 승점은 37점이다. 만약 이 상위 6개 팀이 1승을 추가할수록 인천의 티켓은 하나 씩 줄어간다. 당장 제주가 1승만 추가하면 승점 50점이 되어 인천이 제주를 따라 잡을 수 없다.

현재 상위 6개 팀의 평균 승률은 57%이다.(제주 63%, 서울 66%, 경남 57%, 성남 54%, 울산 50%  전북 52% 소수점 이하 버림) 상위 6개 팀은 최소 남은 경기의 반을 이긴다는 뜻이다. 현재 상위 6개 팀의 잔여경기는 6~7경기. 즉 상위 팀들은 3~4승을 올린다는 것이다.

현재 상황에서 상위 6개 팀이 3~4승을 올리면 승점 9점~12점을 추가하게 된다. 우선 이들이 3승을 거둘 경우를 보면, 인천이 노릴 수 있는 티켓은 1장이다. 5위 울산이 3승 추가시, 승점 49점이 되어 인천이 최대 획득 가능한 승점 48점보다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위 6개 팀이 4승을 거두면 티켓은 없다. 4승 시에는 6위 전북이 승점 49점이 되기 때문이다. 단 1승 차이로 티켓 수의 유무가 결정된다.

2. 인천이 가지고 있는 작은 희망의 카드.

인천에게 어려움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작지만, 정말로 작지만 딱 하나 인천의 희망이 있다. 바로 잔여경기 수이다. 인천의 잔여 경기는 7경기이다. 현재  K리그 대팀들은 21~23경기를 치렀다. 그리고 현재 인천은 이들 중 가장 적은 경기수인 21경기를 치렀다. 이것이 인천이 가진 유일한 희망의 카드이다. 비유를 하면 총잡이 대결에서 인천이라는 총잡이가 다른 총잡이보다 총알을 하나 더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어떤 이는 고작 1경기 많은 게 뭐가 대수냐고 물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만약 인천이 26경기를 치르고, 6위 팀이 27경기를 치른 상황에서 승점 차가 2점 차이라면 1경기로 6위가 뒬 수 있다. 물론 1경기로 승부를 보려면 다른 7경기의 운용을 확실히 해야만 한다. 1경기의 영향력이 너무 작아서 다른 7경기가 받쳐주지 않으면 순위에 영향을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3. 7위를 위해 2승이 반드시 필요하다.

인천이 가진 유일한 무기가 경기수가 다른 팀보다 1경기 많은 것이라고 위에서 밝혔다. 이 무기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다른 7경기를 잘 해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남은 7경기에를 어떻게 운용을 해야 할까?

6위를 노리려면 당연히 7위를 해야 한다. 그리고 이 7위 팀은 현재 수원이다. 윤성효 감독 체제 아래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는 수원. 하지만 수원은 경기를 인천보다 2경기 많은 23경기를 치렀다. 그리고 승점 차이는 4점 차이다. 2경기를 더 치르고 인천보다 승점 4점을 앞서고 있는 상황, 이것이 수원이 가지고 있는 약점 중 하나다. 만약 인천이 2승을 올린다면 승점은 33점이 된다. 이 같은 상황이 되면 최소한 수원은 견제할 수 있다. 수원이 승점을 인천과 더 벌리지 못할 경우 같은 경기수를 채우는 날, 추월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골득실 차이에서도 2골 차이라서 7위를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인천은 2승만으로 7위를 노릴 수 있다. 반대로 말하면 인천은 7위를 하기 위해선, 인천은 2승을 반드시 확보해야만 한다. 이것이 인천에게 2승이 필요한 이유이다.

4. 그리고 필요한 또 다른 승리.

위에서 말한 2승 외에도 필요한 승리가 또 있다. 바로 울산 전 승리이다. 현재 상위 6개 팀 중 인천과 경기가 남아 있는 팀은 4팀이다. 서울, 경남, 울산, 제주가 그 상대이다. 이 4팀 중 인천이 노릴 수 있는 최대 순위인 5위 아래의 팀은 울산 뿐이다.

왜 하필 울산의 경기가 다른 상위 6팀 경기보다 중요할까? 위에서도 말했듯 상위 6개 팀이 3승을 하느냐? 4승을 하느냐에 따라서 인천의 노릴 수 있는 6강 티켓수가 달라진다. 즉 1승으로 인천의 운명이 왔다갔다 한다는 것이다. 인천은 상위 6팀들의 승률을 최대한 낮춰야 한다. 특히 상위팀 중에서 울산의 승률을 낮출 경우 그 대가가 바로 인천에게 돌아오게 된다.

전북과 울산으로 대표되는 5~6위 팀은 1승 결과에 큰 양향을 받는다. 5~6위 팀은 1승에 따라서 플레이오프 직행권을 딸 수도 있지만, 반대로 6강 추격팀에 사정권에 놓이기도 한다. 이는 6강 추격팀인 인천이 이들과의 맞대결에서 승리하면, 울산을 사정권에 남겨놓을 수 있다는 뜻이 된다.

울산은 현재 잔여경기가 6경기이다. 하지만 울산이 6강 티켓을 확정하려면 현재 최소 4승이 필요한 상황이다. 6경기 중에 4승, 물론 인천과 수원, 부산의 이후 결과에 따라서 필요 승수는 줄어들 수도 있다. 하지만 현 상황에서 울산에게 필요한 것은 엄연히 4승이다.

울산이 인천에게 1패를 당한다면 울산은 귀중한 총알 하나를 허비하게 된다. 특히 울산이 이전 경기에서 2패를 떠안은 채로 인천에게 진다면 울산은 6강 추격팀의 사정권이 아닌 바로 코앞에 놓이게 된다.

인천은 울산을 이겨야만 6강 전쟁에서 겨우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된다. 운만 따르면 코앞까지 추격함과 동시에 발도 묶을 수가 있다. 제주와 서울은 발을 묶어봤자 너무 멀리 있어 큰 영향이 없지만, 울산은 가까이에 있는 상대인 만큼 발목 잡기의 영향을 크게 받을 것이다.

5. 그럼 패배는 누구에게?

다시 어두운 이야기를 할 때가 되었다. 위에서도 말했다시피 인천이 남은 7경기를 모두 이기는 것은 어렵다. 만약 인천이 패배를 해야 한다면 과연 누구에게 패배를 해야 할까? 답은 너무나 간단하다. 상위 4위 이상 팀에게 져야 한다. 인천이 노릴 수 있는 티켓은 기껏해야 2장이다. 그렇기에 갖지 못하는 4장을 어떻게 활용할지를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그 활용방법 중 하나가 상위 4팀에게 지는 것을 말한다.

현재 K리그 상위 4팀은 제주, 서울, 경남, 성남이다. 4팀 중 3팀이 인천과의 경기가 예정되어 있다. 문제는 인천이 2패만 해도 6강 희망은 물거품이 된다는 것이다. 패배 수는 절대로 1패를 넘겨서는 안된다. 이 1패 역시 인천에게는 너무 큰 부담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경기를 내줘야 할 상대를 골라야 한다면 누가 좋겠는가? 인천이 1패를 할 수 밖에 없다면 그 상대는 경남이나 제주가 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왜 경남과 제주에게 패배를 맡겨야 하는가?

인천은 초반에는 순위 7위를 만드는 것에 주력하고, 후반에 6위 등극을 노려야 한다. 하지만 서울에게 진다면, 초반 7위 등극에 지장을 받게 되고, 곧 6위 등극에도 지장을 받게 된다. 또한 초반에 1패를 하면 “이미 1패를 했다. 더 이상 지면 안된다”라는 긴장감에서 경기를 치러야 한다. 가끔은 긴장감이 집중력을 높여주기도 하지만 서울 전 이후 6경기 내내 긴장감을 유지하면 선수들은 지치게 된다.

반대로 서울에게 패배를 허용하지 않고서 이후에 강팀을 맞게 된다면 그 긴장감은 덜할 것이다. 1번의 기회가 더 있는 쪽과 기회가 없는 쪽 어느 쪽이 더 긴장감을 많이 갖는지는 안 봐도 뻔하다.

또한 6강 진출 가능여부는 시간이 지날수록 명확해진다. 초반에 승리를 거두면 진출이 확실해지면서 팀 내 사기가 오르게 되지만, 초반에 패배를 하면 탈락이 확실해지면서 팀 내 사기가 떨어지게 된다.

현재 인천에게 남은 6강의 기회는 실낱같다. 때문에 인천이 동원할 수 있는 요소는 모두 동원해야 한다. 그 요소 중 하나가 바로 사기이다. 인천은 사기 및 컨디션 관리에 힘을 써야 하며, 그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초반에 패배를 하지 않는 것이다. 패배는 뒤로 미룰수록 좋다. 물론 가장 이상적인 결과는 전승이다.  

6. 인천은 7승을 해야 한다.

위의 다섯 조건을 채우더라도 인천이 7승을 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현재 전북과 인천의 승점 차이는 10점. 이를 따라잡으려면 최소 4승이 필요하고, 전북이 승률 52%로 승점을 쌓는 것을 염두하면 7승, 즉 전승을 해야 안정적이다. 

단, 전북과 울산과의 경기결과, 그리고 상위 6위 팀 간의 추후 경기결과에 따라서 이 숫자는 줄어들 수도 있다. 기적적으로 운만 따르면 인천은 4승만으로도 6위를 차지할 수 있다.(울산과 전북이 잔여경기에서 전패를 할 경우)

이상으로 인천의 6강 진출 가능성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았다. 인천이 6강을 가기 위해서 필요한 조건을 다시 말하면 아래와와 같다.

1. 상위 6팀의 승리가 3~4승을 넘지 말아야 한다.

2. 인천이 1경기를 다른 팀보다 더 많이 치르는 많큼 이를 잘 활용해야 한다.

3. 우선 7위를 해야 하며, 이를 위해 먼저 2승이 필요하다.

4. 울산의 경기는 무조건 승리해야 한다. 무승부도 안된다.

5. 패배를 할 수 밖에 없다면, 무조건 뒤로 미루라.

6. 7승을 해야만 안정적으로 6위를 노릴 수 있다. 단 이후의 리그 판도에 따라서 이 숫자는 4승까지 줄어들 수 있다.

이상으로 인천의 6강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았다. 종합해 보면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알 수가 있다. 하지만 쉽지 않다고 포기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세상에 쉽게 손에 넣을 수 있는 것은 없다. 하지만 손에 넣기 힘들기에 손에 넣었을 때에 더 가치가 있는 법이다. 올해 더 큰 가치 있는 결과를 인천이 손에 넣기를 기대해 보자.

글 = 김인수 UTD 기자(zkslqkf20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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