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다리 텃밭에서 펼쳐진 멋진 책 잔치, 가을을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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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다리 텃밭에서 펼쳐진 멋진 책 잔치, 가을을 맞다
  • 강영희 시민기자
  • 승인 2017.10.16 19: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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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독립출판 &동네책방', 배다리서 마지막 만국시장 <별책부록> 열려


" '배다리',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날이 적당해서, 너와 함께 한 모든 날이 눈부셨다." 


지난 10월 14일(토) 동구 배다리 헌책방거리와 배다리 텃밭정원에서 '만국시장 별난마켓'의 <별책부록>으로 북마켓과 아트마켓이 함께 펼쳐졌다. 





 


또 마을로 가는 교실 - 일상이 축제인 프로그램의  하나인 '전통주 만들기' 오프닝으로 '주당선발대회'가 옛 인천양조장 건물 앞에서 펼쳐졌고, 제 1회 아코디언북 프로젝트 결과물도 함께 전시되었다. 


 

@아코디언북을 펼치면 7미터가 넘는다. 수상작 10편의 첫 부분이 담긴 현수막이 제작되어 걸렸다.


'아코디언북 짧은 소설 프로젝트'는 <마음만만 소설만만 연구소>에서 진행하고 <생활문화공간 달이네><만국시장>에서 후원하고 진행된 것으로 원고지 15-30매 분량의 소설을 공모했다. 여기에 67편의 응모작 중 10편이 선정되었고, 이들의 글을 엮어 아코디언북 수장작품집을 공개하고 전달하는 자리로 됐다. 




@텃밭정원에서는 북마켓이 진행되었다.



 
 
 
 
@배다리 책방 앞과 철다리 아래에서 아트마켓이 진행되었다.



배다리 텃밭정원 <북마켓>


'제 1회 인천 독립출판 '동네책방' 장터는 인천지역에 있는 동네책방과 독립출판, 1인출판사들이 함께 했다.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고, 사진을 찍고, 이야기를 만드는 멋진 작가들-디자이너, 소설가, 동화작가, 시인, 화가, 만화가, 여행가, 그냥 책을 좋아하는 청년모임(두시의 츄잉껌)도 책 소품을 제작해서 참여했다.

출간한 지 2주, 이틀, 한 두달 된 따끈따끈한 책들이 함께 가을볕과 바람을 만나는 자리엿다.

'서른에 쓰는 그림일기'(문인선_에세이)나 '아빠와 나'(김용호_에세이), '이해하는 지도'(송다혜_여행집), '천장에 야광별 하나씩을 붙혔다'(박지용_시) 같은 작가 스스로의 삶과 생, 관계와 소통에 관한 고민을 담은 이야기들이 여러가지 감정을 전해주었다. '회색의 체온'(고지현_화가)씨의 경우도 색을 다루는 그녀가 선택한 회색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내는 이야기에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했다. 

특히 그림을 그리는 한현주씨는 발간될 지 그냥 두어야할 지 결정하지 못한 '단원고 기억의 교실에 대한 8개월 여의 기록'을 담아낸 사진책을 그녀의 화집 '감정의 재료, 물의 정원, 장미화원'과 함께 가져왔다.

스페인을 사랑해 스페인을 여행하며 만든 사진집 001(앞으로 최소 100권은 낼 모양이라는 지인의 설명)과 사진엽서를 가져온 <살리다살리다>는 살리다가 스페인어 어감이 나서 짓게 되었다고한다.

영화의 유명한 이미지를 아주 미니멀한 방식으로 그려낸 작가는 홍예서림 친구를 따라왔다고 하며 이야기를 나눴다. 


   

  


특히 한현주씨는 8개월여 진행한 단원고 기억의 교실 작업 과정 이야기를 들으며 만든 사진집과 그녀의 화집 '감정의 재료, 물의 정원, 장미화원'을 함께 내 놓았다. 어지럽게 늘어놓은 책상위를 정리하고 작업하며 담아온 기억의 노력이 많은 기억들과 함께 세상과 넓게 만나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픔을 담는 일이 아직 감당이 안되는 필자로서는 그녀의 고민과 아픔을 조금 공유할 수 있을 뿐이어서 안타까웠다. 





 
 
 
 


개성있는 이야기를 다양한 방식으로 담아내는 다방면, 소규모 잡지사 세 곳도 인상적이었다. 시, 소설, 수필 등 글을 쓰고 그것을 세상과 나누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글을 모아 '세상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싶은' 계간 문예지 <영향력>도 인상 깊었고, 타로카드로 이야기를 나누며 측흥적인 아이디어-기획으로 다양한 세상 이야기를 담아 만드는 잡지 <즉흥in생사>도 깊은 고민과 이해가 느겨졌다. 인천의 친구들과의 인연으로 대전에서 올라온  '필릭-phlilc'은 덕질독립잡지로 무엇에 깊이 빠지는 것 뿐만 아니라 왠지 '... 좋아하는' 것이면 충분한 것이라며 '덕질' 라이프에 대한 이야기를 펼치며 두번째로 발간된 책을 갖고 나왔다.



 
강화도에서 온 동네책방<국자와 주걱>에서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옥선 할머니의 인생을 담은 장편만화 <풀>의 '김금숙' 작가를 직접 초대해 함께 자리를 나눴다.










이번 만국시장 별책부록의 책잔치는 배다리의 헌책방에 누를 끼치지 않기 위해 텃밭정원에서 자리을 폈다. 파란 가을 하늘과 바람에 흔들리는 코스모스까지 눈부신 그림을 만들었다. 이 책잔치를 위해 지역의 이웃지기들을 초대하는 등 적잖은 노력을 더해준 부평의 <북극서점>과 중구 <홍예서림>, 구월동 <말앤북스>와 계양의 <책방산책>, 연수구의 <세종문고>도 함께 자리해 책문화에 대한 지역민의 관심을 북돋기 위한 힘을 보탰다.


 












배다리 아벨서점 곽현숙 대표는 배다리에 청년들이 새로움들과 함께 넘치니 당신이 30-40년전 이 배다리에 자리잡을 즈음 활기찼던 책시장에 떠오른다고 했다. 파사드-겉모양은 달라졌지만 새로움과 역동성, 어떤 움틈의 힘을 느낀다면서, 이런 책방과 출판사들이 배다리와 더 많은 인연이 있었으면 좋겠다며 한아름 책을 안고 웃음을 지으시며 말씀하셨다.

" 1회라고 하니 2회도 있는거죠?" 하는 질문도 두어번 받았다. 비가 내린 후 다소 쌀쌀해진 날씨에도 많은 사람들이 작가들과 책방과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배다리에 다녀간 이들과 간간히 책을 핑게로 이야기를 나눠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가을이 깊어지고 있다. 낯선 책 한 권이 새로움과 함께 다가온다. 그 책 한 권에 또 수많은 삶이 함께 온다. 배다리의 오랜 시간과 더불어 새로운 책들과 그 책을 찾는 사람들이 북적이기를 기대해본다.

책은 읽지 않으면서 노벨문학상을 기다린다면 어이가 없을 것이다. 다시 책 읽는 문화가 융성할까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시원히 답할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 같다. 다만 다양한 문화가 숨쉬기 위한 흐름이 있기를 바래볼 뿐이다. 배다리라면 그 중에 책 문화를 이야기 해도 좋지 않겠나? 인천의 책마을로 단단히 서서 이런 문화를 만드는데 기둥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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