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으로 소통과 상생의 화음을 익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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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으로 소통과 상생의 화음을 익혀요"
  • 학오름
  • 승인 2017.11.14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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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이웃에 힐링을 전하는 '힐라리스'
         <힐라리스 단원들이 매주 목요일 저녁 평생학습관 연습실에서 연주 연습을 하고 있다>  

힐라리스(Hilaris)는 ‘경쾌한’ ‘쾌활한’ ‘즐거운’의 뜻을 지닌 라틴어다. 즐거운 음악으로 대중들과 소통하고 싶은 바람을 담고 있다. 회사원과 의사, 교수, 교사 등 33명의 단원들은 하는 일이 제각각이다. 직업이 다양한 단원들의 화음은 오케스트라 화음으로 수렴한다. 음악이 좋아 음악으로 뭉친 사회인 클래식 음악 동호회다. 그러면서 평생학습으로 틈틈이 다진 아름다운 선율로 어려운 이웃에게 희망을 전하는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힐라리스는 바이올린과 비올라, 첼로, 콘트라베이스 등 현악기로만 이루어진 스트링 쳄버 오케스트라다. 단원 수는 앙상블보다 많고, 심포니 오케스트라보다 적어 쳄버 오케스트라다. 힐라리스는 ‘커가는 과정’에 있다.

힐라리스는 매주 목요일 오후 7시30분부터 두 시간 동안 인천평생학습관에 모여 연주 연습을 한다. 지휘를 맡은 최정아씨를 통해 힐라리스의 '배우고 나눔' 철학을 알아봤다. 

“힐라리스는 2016년 3월에 결성됐어요. 바이올린 연주자는 21명이고, 비올라 1명, 첼로는 8명이에요. 콘트라베이스는 연주할 때 초빙해요. 순수 아마추어 오케스트라는 힐라리스가 인천에선 유일할 거에요”

다양한 직업을 가진 여러 사람들이 음악 하나를 붙들고 모였다. 다양한 악기가 모여 오케스트라를 이루듯이 힐라리스의 사람들도 무지개 색깔이다. 20대 초반부터 50대 후반까지 연령층도 다양하다. 힐라리스는 무지개빛 화음을 이루어 낸다.

“힐라리스가 결성되고 초반엔 힘들었어요. 각자의 소리를 내고 뭉칠 줄 몰랐어요. 서로 다른 선생님들을 통해 개인 레슨만 받았지, 지휘에 따라 화음을 이루기가 쉽지 않거든요. 6개월이 지나서는 지휘를 보고 연주할 만큼 기량이 늘었어요”

지휘를 맡고 있는 최정아씨를 비롯해 김원조씨가 회장을, 바이올린을 전공한 이상은씨가 전문강사를 맡고 있다. 이들 3명이 힐라리스를 이끌어가고 있다. 이들은 2016년 3월 결성을 위해 전단지를 만들어 카페나 커피 전문점을 일일이 찾아가면서 홍보했다고 한다.

“회장님은 회원관리를 너무 잘 해주셨어요, 저는 음악적인 부분을 맡았고, 강사 선생님은 행정적인 것을 도맡아 해주셨지요. 전단지를 만들어 여기저기 많이 부치고 다녔어요.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지인들에게 알리기도 했고요. 10명 정도만 왔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30명이 모였어요. 그만큼 음악을 하고 싶은 욕구가 강했다고 볼 수 있지요”

오케스트라는 악기마다 역할이 항상 정해져 있는 게 아니다. 어느 때는 이 파트를 하고, 다른 때는 다른 악기에 조금씩 양보한다. 퍼스트로 연주한 곡을 세컨드로 가서 할 수도 있다. 자기만을 내세우는 고집이 아니라 양보가 필요한 대목이다.

“오케스트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화음이 아니라 오히려 ‘마음’일 듯 싶어요. 화음을 이루기 위해서는 다른 악기들과 소통하는 열린 마음이 필요하거든요. 음악을 통해 삶을 공부하는 것 같아요”

음악공부에는 끝이 없다. 계속 배우고 실력을 키워 가는 것이다. 그래서 옛 선비들은 악기를 평생의 벗으로 손꼽았다. 좋은 벗은 좋은 스승이기도 하다.

“평생을 배워도 다 배울 수 없는 게 있어요. 바로 음악이에요. 기교만 가지고 악기를 연주할 수 있지만, 마음이 빠지면 자칫 화음이 아니라 소음이 될 수 있거든요. 더구나 오케스트라를 이룰 때는 더 그렇지요. 배움이 나눔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도 그렇습니다”

<힐라리스 화음뿐만 아니라 단원들의 마음을 조율하는 최정아 지휘자>


갈고 닦은 실력을 단원들만 즐기는게 아니라 이웃을 위해 봉사할 기회가 찾아왔다. 힐라리스는 지난 1일 인천 서구 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열린 ‘2017 together 음빛향연’에 초청연주를 했다. 정신지체장애인들을 앞에 두고 하는 연주라서 얼마만큼 공감할 수 있을지 걱정이었다.

하지만, 막상 연주에 들어가자 객석의 반응은 뜨거웠다. 음악이 연주되는 동안 장애인들은 음악에 대한 몰입감을 몸짓으로 표현했고, 연주가 끝나고서는 ‘연주가 훌륭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음악을 배우고 싶다’는 말도 쏟아졌다.

“반응이 좋아 기분이 좋았어요. 봉사하는 우리가 뿌듯했죠. 관객도 최고의 관객이었어요. 힐라리스를 만들면서 봉사활동을 하겠다고 먹었던 마음이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지 실감하는 순간이었어요. 음악으로 나눔을 더 많이 할 거에요. 불러주는 곳이면 어디든지 달려 갈 겁니다”

최정아씨를 비롯한 단원들이 평생교육을 통해 얻은 재능을 이웃에게 나누는 열정과 기쁨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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