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시장 취임 100일 비전…'구호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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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시장 취임 100일 비전…'구호 수준'
  • 이병기
  • 승인 2010.10.11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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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 실행방안 부족하다"…'소통 부분'도 약해




취재: 김주희·이병기 기자

"정치가에서 행정가로 변화하고 적응하는 데 약간의 시간도 걸렸다. 그러나 이젠 소통의 문화가 확산돼 더 투명하고 합리적이고 역동적인 시정을 펼쳐나갈 수 있을 것이다." - 송영길 인천시장

송영길 인천시장이 취임 100일을 맞아 3대 핵심과제와 5대 시정목표를 발표하고 "정치가에서 행정가로 변화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비전과 실천전략 내용은 구호에만 그치는 '정치가'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7일 인천시청 영상회의실에서 열린 '2014 비전과 실천전략 발표' 기자회견에서 송 시장은 ▲아이 키우기 좋은 무상보육도시(Child-Care)', '공평한 기회와 경쟁력있는 교육도시(Edu-Care)', '청년 일자리 메카(Job-Care)'의 3-Care를 근간으로 하는 3대 핵심과제를 발표했다.

더불어 삼삼오오 사람과 물류가 모여드는 경제수도 '3355전략'을 수립하고, '빚을 빛으로' 지방재정 건전화 등 20대 중점과제 추진을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 비전 발표가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 채 기존에 해 왔던 말들을 되풀이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나타냈다. 또 6.2 지방선거 전부터 현재까지 강조하는 '소통'의 측면에서도 부족함이 있다는 지적이다.

장금석 평화와 참여로 가는 인천연대 사무처장은 "아직 송 시장이 취임한 지 100일밖에 되지 않았지만,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 인천발전연구원을 비롯해 각계의 이야기를 다 듣겠다고 해 신선함을 기대했다"면서 "그러나 기존 공약과 인수위원회에서 했던 이야기와 별반 차이가 없다"라고 꼬집었다.

장 사무처장은 "무상급식이나 보편적 복지와 관련된 문제 등에서 재정적인 이유로 개선에 대한 어려움만 나타낼 뿐 대안은 잘 보여주지 못했다"면서 "돈이 없어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것을 지적하는 게 아니라, 구도심 발전기금 3조원이나 교육재정 1조원 조성 등 공약으로 약속했던 부분에 대해 구체적인 추진계획이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인천시의회의 한 시의원도 "사업 추진을 위한 중장기 로드맵 등 구체적인 시기나 방법들이 제시됐어야 하는데, 전에 했던 것들을 '말만 바꾸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면서 "시의원들이 사업 추진에 대한 관련 법과 제도 검토, 예산 집행절차 등에 대해 세부 계획안을 요청했지만, '계획안이 있다'고만 할 뿐 보고는 없었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이런 희망적인 얘기는 누구나 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핵심방향을 구상하는 것도 시민적 공감대를 통한 '소통'의 과정을 거쳐야 함에도 일부 참모진들에 의해서만 진행되고 있다"면서 "야권 단일화로 당선된 시장이라면 시민사회와 다른 정당을 비롯해 시의원들과도 사전 의견 수렴을 거쳤어야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라고 덧붙였다.

일례로 송영길 시장이 제시한 '2014 비전과 실천전략에는 도화지구와 루원시티를 제외하고 인천지역에 200개가 넘는  곳에서 진행되는 재개발·재건축 사업에 대한 구체적 추진 방안은 물론, 구도심 활성화를 위해 공약으로 약속했던 3조원의 도시재창조기금에 대한 언급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또 행정부시장까지 나서 제2행정타운 건립, 청년벤처타운 조성 등을 제시한 도화지구의 경우 실질적인 사업 추진시기는 제시하지 않고, '구체적 마스터 플랜은 추후 확정'이라며 뭉뚱그려 발표했다.

송 시장은 기자회견장에서 취재진이 "도시재창조기금 3조원 조성에 대한 언급은 자료에 나와 있지 않다"고 물었지만 "실천을 위한 비전은 있는데, 세계 경제의 장기적 침체가 계속되면 세입이 감소될 수밖에 없어 변수가 있다"라고 말끝을 흐렸다. 

비전을 구상하는 과정에서도 "시민사회나 다른 정당과 얼마나 소통이 있었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에는 뚜렷한 대답을 하지 못했다.

송영길 시장은 "지난 100일을 되돌아 보면 취임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발생한 영종대교 사고나 물폭탄을 맞았던 일들이 어려움으로 남았다"면서 "지금은 긍정적인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시민들 역시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어 도전과 열정의 분위기로 세계의 흐름을 만드는 인천으로 나가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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