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철도 공약의 기대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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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철도 공약의 기대와 우려
  • 최문영
  • 승인 2018.04.10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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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칼럼] 최문영 / 인천YMCA 사무처장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인천시장 예비후보들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철도 공약을 내놓고 있다. 철도 공약이 선거에 큰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전통적으로 철도를 포함한 교통 공약이 선거 때마다 제일순위가 되는 경우는 많았다. 유권자가 가장 쉽게 체감할 수 있는 공약이기 때문이다. 생활과 직결된 공약에 관심이 많을 수 밖에 없고 후보자들은 이를 최대한 활용하며 득표 활동을 펼쳐오곤 했다.

 

지난달 인천시는 서구 및 계양구, 경기도와 부천시 등과 함께 <수도권 서부지역 경인축 광역철도망 확충을 위한 공동업무 추진협약>을 맺고 홍대입구~부천 원종 노선에 인천까지 연장하는 신규노선을 발굴하기로 합의했다. 곧 서구와 계양구에서도 홍익대까지 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더불어 민주당 인천시장 예비후보들은 각종 철도공약을 추가로 내놓았다. 박남춘과 김교흥 예비후보는 서울 홍대에서 부천 원종을 잇는 서울지하철 2호선사업을 청라국제도시까지 연장하겠다고 공약했고, 홍미영 예비후보는 원도심 주민을 위한 인천지하철 3호선 건설을 공약했다.

 

인천시 발표에 민주당 두 시장예비후보들이 내세운 공약들은 당초 계획된 루원시티까지 잇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청라까지 구간을 연장하겠다는 방안이다. 거기다 신도림까지 직선으로 연결하여 교통 편익을 증대시키겠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홍미영 예비후보는 입장이 좀 다르다. 원도심 주민을 위한 인천지하철 3호선 건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인천에서 서울로 빠져나가는 교통망에만 예산을 쓰기보다 인천지역 원도심의 교통문제를 우선 해결하는 것이 맞다는 것이다. 인천도시철도 3호선 건설에 역점을 두겠다고 밝히고 있다.

 

신도시와 서울 간 교통에만 관심을 집중하게 되면 인천을 베드타운으로 고착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는 반면, 오히려 지금 필요한 것은 출퇴근과 통학, 가족간의 교류 등과 같이 인천 중심의 교통정책이라며 차별화를 내세웠다.

 

그러나 사실 홍대입구~원종 노선의 인천 연장이나 인천지하철 3호선 건설이 경제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어떠한 공약이든 실현되기 위해서는 사업비 확보가 관건이다. 그러면 현재 인천시 재정상 사업비 확보는 가능할까. 보통 정치인들은 비용 대비 효과를 따지기보다는 일단 돈이 많이 들더라도 보기 좋은 전시성 사업을 선거용으로 내세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모든 공약을 실현하기 위해 소요되는 사업비를 확보하는 것은 결코 쉬운 것이 아니다.

 

기존 부천 원종∼홍대입구 구간의 경우만 보더라도 차량을 중형으로 4량 편성했을 때에 겨우 예비타당성 1을 넘어선 상황이다. 예타를 통과 못하면 국가예산도 확보하기 어렵다. 더구나 이는 신정차량기지 사용을 전제로 한 것인데 현재 해당 기지 사용이 어려운 상황인데다 구간을 인천까지 늘려야 함에 따른 경제성 확보에 상당 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허나 이번 예비후보자들의 발표를 보면 인천에서 신도림까지 직접 연결의 전제조건이 신정차량기지 이전이라고 한다. 서울시민은 환영하는 분위기일지 모르나 청라에 최소 10만㎡규모의 차량기지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에 청라 주민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검토가 덜 돼 보인다. 이 부분까지 확실히 챙겨봐야 할 것이다,

 

인천지하철 3호선도 현재 시가 추진 중이나 경제성과 사업비 부족으로 인해 인천남부순환선(인천대공원∼서창∼논현∼남동공단∼송도국제도시∼용현·학익·주안 시민공원)을 우선 시행하는 쪽으로 선회하고 있는 상황이라서 원도심 교통을 우선하겠다는 예비후보자의 공약 또한 실현 가능성이 높다고만 볼 수는 없는 상황이다.

 

예비후보들이 내세우는 공약들이 같은 당 내에서도 차이가 있는 것은 의아한 점이다. 만약 확실한 당론이 서 있다면 후보자와 상관없이 당론대로 가면 될 것이다. 후보자별로 추진 방식에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철도 공약과 같은 엄중한 사안, 예산과 시간이 적지 않게 소요되는 대형 프로젝트인 경우에는 후보별로 공약을 남발하기보다 현실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당론으로 정책을 수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인천시는 인천을 철도교통의 메카로 부상시키겠다고 하고 선거를 앞둔 예비후보들은 저마다 장밋빛 철도교통 공약을 남발하고 있지만 시민에게 와 닿지 않는 이유는 이를 실현해 낼 수 있는 확실한 예산확보와 재정계획이 부재하기 때문일 것이다. 선거용 남발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미래 인천을 담보할 수 있는 건실한 계획들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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