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상파의 색과 선, 그리고 자유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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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파의 색과 선, 그리고 자유로움
  • 강영희 시민기자
  • 승인 2018.04.15 14: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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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란_기억의 시간> 잇다 스페이스 2018 두번째 초대전


@최수란 작가


인천 동구 배다리에서 중구 신포동을 잇는 경동 싸리잿길 어귀 옛 동양서적에 자리잡은 '잇다 스페이스'(이하 '잇다')에서 2018년 두번째 초대전 <최수란_기억의 시간>을 4월 14일 (토)부터 28일까지 진행된다.

 

최수란 작가는 지난 1월 20일 열린 '최소리' 작가의 '두드림_소리를 보다'전시에 왔다가 '잇다' 공간에 반해서 이영희 관장에게 전시를 하고 싶다고 제안했고, 이날 전시를 하게 되었다.




오래된 도시의 여백, 길


'오래된' '건물'에 끌린다는 최수란 작가는 유럽의 오래된 시간들을 여행하며 남긴 사진 중 인상 깊은 순간들을 당겨와 그림을 그렸다고 했다.


" 그 계단에 앉아 있었어요."

" 비가 오는 그 길을 노란 우산을 쓰고 걸었어요."

" 계단인데 낙엽이 두껍게 깔린 길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림을 보며 오히려 그가 끌린다는 건물보다는 그 도시와 건물을 둘러싼 길에 힘이 실려 있었다. 꽤 높고 긴 계단은 아주 단순하게 그려져 편안한 길로 그려져 있었다. 오래된 돌로 만들어진 옛 도시의 길이 떠올랐다.

 


 

시를 그리다

 

'그' 순간 느꼈던 감정이나 생각에 집중하기위해 오랜시간 세밀한 묘사에 집중하기보다는 나이프 작업으로 디테일한 부분을 과감하게 생략하고 전체적인 이미지를 담게 된다고 한다.


섬세한 묘사의 소설보다는 시가 좋다는 작가의 말처럼 그의 그림은 색 위에 선들이 툭툭 방점을 찍듯이 계단의 선이 되고, 건물의 기둥이 되고, 두 사람이 된다.

 

과감한 생략과 화려한 색감으로 그의 기억은 자유롭게 춤춘다.

 


인상주의 화풍이 떠오르는

 

고흐의 'Strry Night 별이 빛나는 밤에'와 'Cafe Terrace 카페 테라스'의 푸른 빛과 고갱의 색이 떠올랐다. 멀리서 보면 형체가 분명하지만 가까이 보면 거칠고 자유로운 선들은 '백색소음 ASMR'이 생각나는 편안함을 준다. 파란색을 좋아한다는 그의 그림은 깊은 푸른 색이 주조를 이루지만 왠지 밝고 명랑한 발걸음이 느껴진다.

 

언뜻 보기에는 다소 평범한 느낌이 들었다. 아마도 우리들에게 너무 익숙한 유럽, 유럽이라 여겨지는 도시의 풍경에 왠지 익숙한 화풍. 다소 평범한 소재들로 인해 작가의 개성이 덮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아쉬움을 표현 했더니 그렇지 않아도 제안을 받았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다양한 풍경들을 그려보는 것은 어떻겠냐는 .. ‘그러고보니..’ 하며 익숙한 자신의 둘레를 그려볼 생각을 못했다며 생각해보게 되었다고 한다.

 

한글 간판이 있는 두 작품이 전시장 입구에서 깊은 인상을 주었기에 그가 자신의 개성에 담아내려는 한국의 풍경은 어떤 선과 색으로 담길지 궁금하다.

 



인디언Indian

 

자유롭고 경쾌한 풍경화도 좋았지만 몇 점 없었던 인물화가 인상적이었다. 풍경화만 그리는 작가라는 편견에 불편하기도 했던 그는 자기 내면의 모습이라며 인물화를 소개했다. 누구도 그것이 자화상이라는 것을 모른다고 한다. 그 설명을 듣고 나니 가까이 있는 사람들의 내면에 다가갈 여유가 없는 우리들의 자화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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